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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 속 상징] 11 - 새 : 하늘과 땅을 중재하는 존재

허영엽 신부(서울대교구 문화홍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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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는 전통적으로 지혜, 지성, 빠른 속도로 이동하는 힘의 상징이었다.
강원도 철원 비무장지대에서 날고 있는 철새 떼. 평화신문 자료사진
 


기러기는 무리지어 이동하는 습관이 있다. 그런데 기러기가 날아가는 모습을 보면 맨 앞에서 무리를 이끄는 기러기를 중심으로 V자형을 이루며 비행을 한다. 왜일까?
 그 이유는 앞선 새의 날개에서 생기는 상승기류를 이용하기 위해서다. 기러기의 날개는 날면서 바람을 일게 한다. 그래서 기러기들은 앞의 새가 남긴 공기 흐름에 의해 부력을 얻도록 V자 대형으로 자기 위치를 잡는다. 따라서 V자대형의 선두에 나는 새 덕분에 모든 새가 쉽게 비행을 할 수 있다.
 그런데 맨 선두의 기러기는 바람을 온몸으로 받기에 쉽게 지친다. 따라서 힘이 좋은 기러기가 수시로 자리를 바꾸면서 난다고 한다. V자로 무리가 비행을 하면 혼자 나는 새보다 날개짓 횟수가 적어 심장박동수가 낮고 에너지 소비가 적다고 한다. 머리가 나쁜 사람을 새 머리에 비유하는 비아냥은 틀린말이 아닐까싶다.
 새를 의인화하여 해석하는 전 세계적 경향으로 새에 관한 이미지가 상당히 많이 있다. 사람들은 새들이 나는 능력과 날마다 먹이를 구해서 먹는 것에 대한 부러움을 지니고 있었다. 그래서 오랫동안 새들을 목가적이고 걱정 근심이 없는 존재로 생각해 왔다.
 새는 예로부터 죽은자의 영, 신과의 교류를 의미하는 존재의 상징이었다. 선사시대와 고대 이집트에서는 새머리를 한 인간의 그림을 자주 볼 수 있다. 인간 본성의 영적 측면과 불멸성의 약속을 함축한다.
 새는 하늘과 땅을 중재하는 거룩한 존재다. 전통적으로 새를 지혜, 지성, 빠른 속도로 이동하는 힘의 상징으로 보았다. 고대 세계 사람들의 새에 대한 생각은 신화, 민간 전승, 미신 등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
 특히 밤에 움직이는 새들은 어둠 속에 있는 악령의 심부름꾼이나 사악한 세력과 결탁한 무리들이라 생각했다. 성경에서도 저주받은 장소라고 생각했던 황폐한 곳에 자주 드나드는 새들은 그들이 초월적 어둠의 세력과 연관이 있음을 드러내는 것이었다(이사 13,19-23).
 어떤 새들이 시체를 먹는 습성은 그들을 부정한 새로 규정짓게 할 뿐만 아니라, 상징적으로 그것들을 죽음의 영역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생각하게 했다. 그래서 어떤 사람이 새의 먹이가 됐다는 것은 신이나 동료에 의해 버림을 받았다는 의미가 됐다(예레 7,33).
 실제로 전쟁 직후의 전장에는 죽은 시체들의 주변을 새들이 배회한다. 수치스러운 죽음을 인생의 죄와 연관시키기도 했다. "아버지를 비웃고 어머니에게 순종하기를 하찮게 여기는 눈은 개울의 까마귀들이 쪼아 내고 독수리 새끼들이 쪼아 먹는다"(잠언 30,17).
 새들은 산채로 잡기가 쉬워 신선함을 유지할 수 있으므로 음식으로 사용했다. 희생 제물로서 새의 이미지도 있다. 어떤 새들은 잘 속는 특징이 있어 무모하고 경솔하게 서두르는 단순한 사람을 새가 빨리 그물로 들어가는 것으로 비유하기도 했다(잠언 7,23).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새들이 도망하는 재주는 그들의 비행을 언급하는 대목이나 또한 종교적 상징 가운데도 많이 나타난다.
 신약성경에서 성령을 비둘기에 비유하는데서 새의 영적인 면이 잘 드러난다. "예수님께서는 세례를 받으시고 곧 물에서 올라오셨다. 그때 그분께 하늘이 열렸다. 그분께서는 하느님의 영이 비둘기처럼 당신 위로 내려오시는 것을 보셨다"(마태 3,16).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08-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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