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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 속 상징]18 - 머리카락

머리카락을 미는 것은 슬픔의 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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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영엽 신부(서울대교구 문화홍보국장)

옛 사람들은 종종 점치는 데에 머리카락을 사용했다. 아랍인들은 머리를 둥글게 미는 관습이 있었다. 그런데 그들이 바쿠스 신을 기리는 뜻으로 머리털 한 술을 정수리에 남겨 두었다.
 우상 숭배자들은 수염도 둥글고 고르게 다듬었다. 그러나 유다인에게는 이것이 금기였다. 오늘날까지도 유다인은 수염 끝을 자연스럽게 자라도록 내버려 두지만 이슬람 교도들은 수염을 다듬는다. 친구가 죽었을 때 자기 머리카락를 잘라서 무덤 속에 던져 넣는 것도 오래된 미신이었다. 때로는 머리카락을 지옥 신들에게 바치는 제물로서 시신의 얼굴과 가슴에 올려놓는 관습도 있었다.
 머리털은 성경에서 아주 중요한 상징이다. 머리털은 그 사람의 건강 상태를 보여준다. 레위기 13장에는 공동체의 건강을 진단하는 사람으로서 제사장의 역할이 소개된다. 여기에는 히브리인들의 생활에서 부정한 것과 질병을 머리털을 통해 어떻게 진단하는가를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근심과 낭패의 표시나 혹은 개인적인 다툼에서 다른 사람의 머리털을 뽑는 행위는 고대 관습의 부정적인 면을 보여준다. 지나치게 머리가 많고 긴 것은 야만적인 것으로 간주했다. 구약성경 사무엘기는 당대 이스라엘에서 압살롬만큼 잘 생긴 사람은 없었다고 전한다. 그는 아마도 뭇 여성들에게 인기가 많았을 것이다. 그런데 그가 미남으로 칭찬받는 이유 중에 하나는 풍성한 머리카락 때문이었다(2사무 14,25-27).
 반면에 머리카락이 없는 것은 부끄러움이었다. 엘리사는 베텔로 가는 도중 어린 아이들에게 대머리라고 놀림을 당한다(2열왕 2,23).
 대체로 머리털은 긍정적 이미지를 지니고 있다. 적당히 긴 머리는 검은 머리와 마찬가지로 아름다움의 기준이었다. 머리털이 많은 것이 건강과 힘과 아름다움의 기준이라는 전제하에 우리는 머리털이 없는 불명예의 주제를 찾아볼 수 있다.
 성경에서 머리카락을 민다는 것은 슬픔의 표시와 하느님의 백성에 대한 심판으로 생각했다(아모 8,10). 미가는 포로로 잡혀가는 유다의 자손들을 머리털 없는 독수리의 이미지에 비유한다(미카 1,16). 머리를 깎지 않고 자라게 두는 것은 나지르인이 지켜야 할 서약 중의 하나였다(민수 6,5). 그같은 머리 모양은 하느님께 대한 헌신으로 생각됐다(민수 6,9). 서원의 기간이 끝나거나 부정한 일이 일어났을 때 긴 머리카락을 잘랐다. 거룩함을 위해 구별됐다는 상징으로 육체적인 매력에 끌리지 않고 철저히 금욕 적으로 절제하겠다는 표지였다(민수 6,18). 성경에서 가장 유명한 나지르인이라 할 수 있는 삼손의 그 힘은 그의 머리털의 길이와 관련이 있었다(판관 16,17-22).
 신약을 보면 바오로는 긴 머리카락이 여인에게는 표준이나 남자에게는 부끄러운 것이라고 했다(1코린 1,14-15). 화려하게 장식한다든지 해서 머리에 지나친 관심을 갖는 것은 외모에 치우친 세속적 마음을 나타내는 것으로 간주되기도 했다(1베드 3,3). 노인을 상징하는 백발은 완숙함이나 명예와 아름다움의 표시임을 보여준다(잠언 20,29). 백발은 초월적 차원에서 희고 빛나는 머리털을 가지신 하느님에 대한 성화에도 적용이 된다.
 복음서에는 철저한 헌신의 표현으로 예수님 발에 기름을 붓고 머리털로 씻은 마리아의 모습이 소개된다(루카 7,36-50). 성경에서 머리털의 중요성은 가시적 현상으로 중요하고 동시에 그 머리털을 도덕적이고 영적인 문제들을 다룬다는 점에서 중요하고 또한 상징으로도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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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08-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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