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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 속 상징] 25. 입맞춤 : 친밀감과 헌신, 존경의 표시

허영엽 신부(서울대교구 문화홍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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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적 스토리와 멋진 음악의 영화 `시네마 천국` (Cinema Paradiso, 1988)의 마지막 장면은 많은 사람에게 감동을 준다. 제2차 세계대전 직후 이탈리아 작은 마을 극장에서 상영하는 영화의 키스 장면은 사전 검열로 모두 삭제됐다. 이후 로마에서 유명 감독이 된 중년의 토토는 아버지와도 같았던 고향 마을 영사기사 알프레도의 사망 소식을 듣고 다시 고향으로 돌아가 옛 시절을 추억한다.
 토토는 알프레도가 그에게 남긴 마지막 필름 한 통을 받아 자신의 현대식 극장에서 상영해 보는데 거기에는 커트된 수많은 영화 속 키스 장면이 이어져 나온다. `시네마 천국`의 마지막 장면인 키스 장면은 관객으로 하여금 추억과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명장면 중 하나로 꼽힌다.
 입맞춤은 보통 선의의 징표이며 신뢰와 우호, 화해와 애정을 나타낸다. 따라서 입맞춤은 평화와 계약의 조인에도 사용된다. 또한 상대방의 손이나 발에 하는 입맞춤은 자신을 낮추는 것이나 보호 요청을 의미하기도 한다. 고대 그리스 로마에서는 신전 입구 문지방과 제단과 신상에 종교 의식으로 입맞춤을 했다. 이집트에서는 신과 동일시되는 지배자의 양 발에 입맞춤하는 관습이 있었다.
 또한 입맞춤은 동지적 결속에 대한 표시로서 같은 조직에 가담해 있는 사람들 사이에도 교환했다.
 성경에 나오는 입맞춤은 일종의 친밀함에 대한 외적 표현이다. 또한 화해나 친밀감 회복의 상징으로 나타난다. "요셉은 형들과도 하나하나 입을 맞추고 그들을 붙잡고 울었다. 그제야 형들은 그와 이야기하였다"(창세 45,15). 이처럼 다양한 친밀함과 서로에 대한 헌신, 존경과 숭배의 표시로 성경에 나타난다.
 포옹을 수반하는 입맞춤은 동등한 자들끼리 나누는 인사이다. 야곱과 에사오가 화해할 때도 에사오는 달려가서 야곱을 맞아 안고 입맞추고 울었다(창세 33,4). 사무엘이 사울에게 입맞춤하는 것은 새로 선택된 왕에게 순명의 뜻을 표한 것이다. "사무엘은 기름병을 가져다가, 사울의 머리에 붓고 입을 맞춘 다음 이렇게 말하였다. `주님께서 당신에게 기름을 부으시어, 그분의 소유인 이스라엘의 영도자로 세우셨소"(1사무 10,1).
 입맞춤은 본래 애정과 헌신의 표시였지만 주님을 배반한 유다에 의해 악용돼 배반의 표시로 변했다(마태 26,48-49). 이처럼 유다의 입맞춤은 다른 이를 철저하게 속이는 행위였다.
 사도 바오로는 그리스도교 공동체를 향해 신자들이 서로 인사할 때 입맞춤을 언급한다. "거룩한 입맞춤으로 서로 인사하십시오. 그리스도의 모든 교회가 여러분에게 안부를 전합니다"(로마 16,16). 사도 베드로도 역시 같은 요구를 한 점으로 봐서 초대교회의 일반적 인사였음을 알 수 있다. "여러분도 사랑의 입맞춤으로 서로 인사하십시오. 그리스도 안에 있는 여러분 모두에게 평화가 있기를 빕니다"(1베드 5,14).
 가톨릭에서 미사 시작과 끝에 주례자가 제단에 입맞춤하는 관습은 4세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런 관습을 장려한 것은 제단을 그리스도의 상징으로 보았기 때문이다. 또한 제단에의 입맞춤은 제단 아래에 안치해 있는 순교자의 유해와도 관련이 있다.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08-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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