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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제의 해-성경의 땅을 가다] (7) 사도 바르나바의 고향 키프로스

허영엽 신부(서울대교구 문화홍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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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스 여신 아프로디테가 태어났다는 키프로스의 해변.
 

   우리는 지중해를 건너고 있다. 바오로 사도는 파선한 배의 잔해를 붙들고 이 바다에서 견뎌냈다. 목숨을 건 선교여행, 그 옛날 바오로 사도가 지중해를 건넜다고 하니 숙연해진다.
 우리는 오랜 항해 끝에 드디어 키프로스에 도착했다. 키프로스는 제주도 다섯 배 정도 크기의 독립 공화국으로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지닌 섬이다. 현재 키프로스 3분의 2는 그리스 계통 사람들이 살며, 나머지 지역에는 터키계 사람들이 산다. 두 지역 가운데에 UN이 지키는 지역이 있다고 한다. 키프로스 섬은 아름다운 자연, 그림 같은 마을, 매력적인 해변 그리고 화창한 기후가 특색이다.
 우리는 버스로 바닷가를 달리다가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사랑의 여신 아프로디테가 태어났다는 아름다운 해변에 잠시 내렸다. 피그말리온 효과라 불리는 심리학 용어가 키프로스와 관계있다는 것도 흥미롭다. 피그말리온은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인물이다. 키프로스의 왕이자 뛰어난 조각가인 피그말리온은 추한 외모에 대한 콤플렉스로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보다 자신 속에 스스로 갇혀 살기를 더 좋아했다. 그리고 자신만이 사랑할 수 있는 아름다운 여인 갈라티아를 조각했다. 그러다 조각상 여인을 정말 사랑하게 됐고, 조각상 여인이 진짜 사람이 됐으면 하는 소원을 갖게 된다.
 그러던 중 아프로디테 축제 날이 됐는데, 그는 이러한 자신의 소원을 마음 속으로 간절히 빌었다. 집에 돌아온 그를 맞이한 것은 진짜 사람으로 변한 여인이었다고 한다. 그 후 피그말리온은 갈라티아와 결혼해 딸 파포스를 낳고 행복하게 산다. 오늘날 심리학에서 피그말리온 효과는 일종의 자기암시로 무언가에 대한 믿음, 기대, 예측이 실제로 일어나는 경향을 말한다.
 키프로스는 위대한 사도인 바르나바의 고향으로 유명하다. 키프로스 태생의 레위 사람 바르나바는 열두 사도와 아주 가까웠던 인물이다. 그는 사도들에게서 `위로의 아들`이라는 뜻인 바르나바라고 불리웠다. 바르나바는 자기 밭을 팔아 그 돈을 사도들 앞에 가져다 바쳤다(사도 4,32-37). 그는 바오로 사도를 베드로와 다른 사도들에게 소개했다. 안티오키아 그리스도교 공동체가가 발전하자 바오로 사도와 바르나바는 예루살렘 모교회의 공식 대표로 파견됐다. 이방인들에게 복음을 전하려는 그들의 노력은 엄청난 성공을 가져왔다.
 바오로 사도와 바르나바는 제1차 전교여행 때 키프로스에서 전교했다(사도 11,19 이하). 스테파노 사건을 계기로 일어났던 첫 번째 박해 때 그리스도인들이 피해온 곳이 키프로스였다. 그런데 바닷길의 위험과 어려움을 포함해 그들의 전도 여정은 정말 참혹하고 처절했으며 목숨을 건 고난의 길이었다.
 그들은 배를 타고 키프로스로 건너갔다. 온 섬을 가로질러 파포스에 다다랐을 때 마술사 한 사람을 만났는데, 유다인으로 바르예수라고 하는 거짓 예언자가 있었다. 그는 세르기우스 바오로 총독의 수행원 가운데 하나였다. 바오로 사도의 말씀과 기적을 체험한 총독은 세례를 받았다(사도 13,4-12).
 우리는 서기 300년께 세워진 바오로 사도 기념교회인 일명 채찍교회를 둘러보았다. 그런데 그 교회 뜰 왼쪽에 박혀있는 큰 대리석 돌기둥이 우리 눈을 붙잡았다. 그 돌기둥이 바오로가 채찍을 맞아 살이 찢기고 피를 흘린 바로 그 현장이라고 생각하니 깊은 감동이 밀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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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0-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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