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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제의 해-성경의 땅을 가다] (9) 하느님의 구원 역사 묵상

허영엽 신부(서울대교구 문화홍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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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례자 요한 탄생 동굴에서 경배하는 순례객
 


드디어 그리스도교 최고 성지 이스라엘이 우리 눈앞에 펼쳐진다. 그러나 정작 이스라엘 땅을 밟는 데는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무슨 문제가 생긴 것인지 이스라엘 아슈도드항에 정박한 크리스탈호는 예정된 하선시각을 훌쩍 넘겨 우리를 마냥 기다리게 했다. 이스라엘 입국 절차는 까다롭다. 테러 위험이 늘 따르는 지역이기에 이해도 된다.
 기다림에 지칠만하지만 지도신부인 조정래 시몬 신부가 늘 레크리에이션으로 우리를 즐겁게 해준다. 웃음을 멈출 수 없게 하는 입담과 전체 순례객을 휘어잡는 조 신부의 카리스마는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다. 조 신부의 말과 몸짓 하나하나에 우리는 웃으며 즐거워한다. 누군가에게 즐거움을 주는 사람처럼 행복한 사람이 또 있을까.
 드디어 이스라엘 첫 순례지, `포도밭의 샘`을 의미하는 아인 카렘에 도착했다. 예루살렘에서 서쪽으로 약 8km 떨어진 한적한 마을이다. 성모님께서 엘리사벳을 방문해 석 달 가량 머무신 곳(루카 1,39-40)이며 세례자 요한이 태어난 곳(루카 1,57-58)이다. 그러나 복음서에서는 이곳 지명이 분명히 언급되지는 않는다. 다만 `유다 산악 지방에 있는 한 고을`이라고만 돼 있을 뿐이다. 고고학 자료와 전해 내려오는 기록을 바탕으로 아인 카렘이 엘리사벳과 즈카르야가 살았던 곳이라고 확인됐다고 한다.
 산기슭에 위치한 `마리아 엘리사벳 방문 기념 성당` 마당에는 성모님과 엘리사벳이 만나는 장면이 동상으로 재현돼 있다. 동상 뒤 담벽에는 세계 각국 언어로 성모찬가(루카 1,46-55) 즉 마니피캇이 적혀 있다. 성모찬가는 마리아와 엘리사벳뿐만 아니라 아기 예수님과 아기 요한이 서로 만난 기쁨이 가득한 찬미가 중 최고 찬미가로 매일 성무일도 저녁기도 때 노래되고 있다. 우리 일행은 성당에서 아기 예수님과 아기 요한의 첫 번째 만남을 떠올리며 하느님의 구원 역사를 묵상했다.
 다시 언덕을 내려가 `세례자 요한 탄생 기념 성당`을 방문했다. 마리아 엘리사벳 방문 기념 성당에서 2km정도 떨어져 있다. "나는 그분의 신발 끈을 풀어 드리기에도 합당하지 않다"(요한 1,27)며 한없이 자신을 낮춘 사람이 있었으니 그가 세례자 요한이다. 그는 당대 이스라엘 사람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다. 예수님께서는 "여자에게서 태어난 이들 가운데 세례자 요한보다 더 큰 인물은 나오지 않았다"(마태 11,11)고 극찬하셨다.
 17세기경 건축된 세례자 요한 탄생 기념 성당의 지금 모습은 1885년 보수를 거친 것이다. 1945년 고고학자들이 이곳 성전 주위에서 비잔틴 시대와 십자군 시대 성전 유물들을 발굴하기에 이른다. 앞서 말한 것처럼 막연하게 전해져오던 세례자 요한의 기념 성당 터를 재확인하게 된 것이다. 성당 앞마당 벽에는 즈카르야의 노래(루카 1,68-79)가 각국 언어로 써 있다. 한글로 쓰인 기도문 앞에서 모두의 마음을 모아 함께 기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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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0-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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