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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 속 상징] 123. 동물 : 하느님은 사자나 표범에 비유

허영엽 신부(서울대교구 문화홍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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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담과 하와가 선악과를 따먹으라는 뱀의 유혹을 받는 `뱀의 유혹`
(미켈란젤로 작, 1510년)
 

동물은 인간과 매우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다. 고대시대부터 동물은 인간의 사냥 대상이 되기도 하고, 때로는 우상숭배 대상이 되기도 했다. 이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세계 곳곳에 역사 흔적으로 남아 있다.
 우리나라 단군신화에는 곰과 호랑이가 등장하는데, 이는 곰을 숭배한 부족과 호랑이를 숭배한 부족을 의미한다. 이집트에서도 고양이 얼굴에 여인의 몸을 하고 있는 바스트(bast)를 사랑과 자비, 다산과 풍요의 여신으로 숭배했다.
 이처럼 특정 동물에 영적 힘이 들어 있다고 생각하면서 그것을 숭배하는 것을 토테미즘(totemism)이라 하는데, 이러한 형태의 원시종교들은 인간 이상의 어떤 힘에 의지하려는 인간 본능에서 나온 것으로 신앙심(信仰心)과는 다르다.
 성경에도 많은 동물이 등장한다. 말, 낙타, 늑대, 메추라기 같이 실제 존재하는 동물뿐 아니라 용(龍), 불말(火馬) 같은 상상의 동물도 존재한다. "그들이 이야기를 하면서 계속 걸어가는데, 갑자기 불 병거와 불 말이 나타나서 그 두 사람을 갈라놓았다. 그러자 엘리야가 회오리바람에 실려 하늘로 올라갔다"(2열왕 2,11).
 특정 동물은 하느님과도 밀접한 관계를 갖는다. 어떤 동물은 하느님 대리자로 악마들과 투쟁하는가 하면 아담과 하와에게 선악과를 따서 먹으라고 유혹하는 뱀 같이 악마 앞잡이로 활동하기도 한다. 때로는 악마 모습이 동물로 묘사되기도 한다. "그때에 나는 용의 입과 짐승의 입과 거짓 예언자의 입에서 개구리같이 생긴 더러운 영 셋이 나오는 것을 보았습니다"(묵시 16,13). 또한 성경에서는 정결한 짐승과 부정한 짐승에 대한 언급을 아주 중요하게 다루고 있다(레위 11장 참조).
 창세기는 인간과 동물의 관계를 인간과 하느님과의 관계와 병행해 제시한다. 따라서 인간과 짐승의 관계에 윤리적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하느님께서는 인간에게 동물들을 다스리도록 위임하셨다(창세 1-2). 따라서 동물은 성경 여러 곳에서 믿음과 충성, 헌신의 상징으로 표현됐다.
 또 성경에는 동물을 인생에 비유하고 상징하는 경우도 많다. 죽은 개는 천한 인생을 상징했다. "그때 츠루야의 아들 아비사이가 임금에게 말하였다. `이 죽은 개가 어찌 감히 저의 주군이신 임금님을 저주합니까? 가서 그의 머리를 베어 버리게 해 주십시오.`"(2사무 16,9).
 일반적으로 개는 경멸과 부정적 이미지를 갖고 있다. 바오로 사도는 이단 교리를 주장함으로써 신자들을 유혹하는 가짜 사목자를 개들이라 칭하며 경고한다. "개들을 조심하십시오. 나쁜 일꾼들을 조심하십시오. 거짓된 할례를 주장하는 자들을 조심하십시오"(필리 3,2).
 성경은 종종 인간에게 지혜를 가르칠 때 동물 이미지를 사용한다. "너 게으름뱅이야, 개미에게 가서 그 사는 모습을 보고 지혜로워져라"(잠언 6,6). 예수님께서는 동물을 하느님 나라를 비유하는 데 사용하기도 했다(마태 13,47).
 성경은 동물을 하느님을 은유적으로 비유하고 상징하는 데 사용한다. 하느님은 사자나 표범에 비유되고(호세 13,7), 새끼를 날개 아래 모으는 암탉에도 비유됐다. "예루살렘아, 예루살렘아! 예언자들을 죽이고 자기에게 파견된 이들에게 돌을 던져 죽이기까지 하는 너! 암탉이 제 병아리들을 날개 밑으로 모으듯, 내가 몇 번이나 너의 자녀들을 모으려고 하였던가? 그러나 너희는 마다하였다"(마태 23,37). 성경의 동물은 그 종류만큼이나 아주 다양하고 재미있는 싱징으로 그려진다.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11-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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