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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 속 궁금증] (8) 결혼식에서 예복을 입지 않은 사람은 왜 겨났을까

인간 세상 예복과 질적으로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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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수님은 혼인잔치의 비유에서 혼인 예복은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는데 필요한 회개라고 하셨다.
그림은 `카나의 혼인잔치`
(제라드 데이비드 작, 1500년).
 
  임금이 아들 혼인잔치에 사람들을 초대했다. 그런데 초대받은 사람들은 이런저런 이유를 대며 혼인잔치에 오지 않았다. 그러자 임금은 종들에게 고을 어귀로 가서 아무나 만나는 대로 잔치에 불러오라고 명령했다. 종들은 거리에 나가 만나는 사람들을 데려왔고, 혼인잔치는 손님들로 가득 찼다. 임금이 손님들을 둘러보려고 들어왔다가 혼인 예복을 입지 않은 사람 하나를 발견했다. 임금은 하인들에게 그의 손과 발을 묶어 바깥 어둠 속으로 내던져 버리게 했다. 예수님께서 하느님 나라를, 임금이 아들을 위해 베푸는 혼인잔치에 비유하신 대목이다(마태 22,1-14).

 결혼식에서 예복을 입지 않은 사람은 왜 쫓겨났을까. 우리는 결혼식 혹은 장례식에 갈 때, 그에 어울리는 예복을 차려 입는다. 하느님 나라 잔치에 참여하기 위해서도 그에 걸맞은 예복이 필요하다. 유다인들은 혼인잔치가 치러지는 동안 새 신랑과 신부는 물론 가족, 그리고 잔치에 참여한 모든 사람들까지 혼인 예복을 입는 것을 매우 중요시하는 풍습이 있었다(마태 22,12 참조).

 유다인들 혼인잔치는 가족과 친인척, 마을 사람들, 지인들, 심지어 행인들도 참여할 수 있는 큰 축제와 같았다. 혼인잔치는 일주일이나 치러졌으며, 잔치 내내 연회, 노래, 춤 등이 이어졌다.

 혼인을 치르는 신부는 아름다운 여왕처럼 몸치장을 했다. 신부는 목욕을 하고, 가족이나 이웃에게 보석을 빌려 머리를 장식했다. 신부는 베일로 얼굴을 가렸는데, 이 베일은 혼인을 치르는 장내에 들어갈 때까지 벗을 수 없었다. 새 신랑과 신부가 혼인서약을 한 후, 남편과 아내가 됐음을 선언 받은 뒤에야 비로소 베일을 걷을 수 있었다. 이때 혼인잔치에 참여한 손님들은 결혼이 성립하는데 중요한 증인 역할을 했다(창세 29,22).

 아우구스티노 성인은 이 `혼인잔치의 비유`에서 혼인 예복은 깨끗한 마음에서 나오는 자애로, 혼인 예복은 세례 자체라기보다는 깨끗한 마음과 흠 없는 양심, 진실한 믿음에서 나오는 사랑이라고 했다.

 그리고 대 그레고리오 성인은 혼인 예복은 믿음의 세례라고 했다. 거룩한 교회에 속한 사람이지만 혼인 예복을 입지 않고 혼인잔치에 온 사람은 사랑이 없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또 혼인 예복은 결국 사랑이라고 했다. 이는 창조주께서 교회를 당신과 결합시키기 위해 혼인잔치에 오셨을 때 그분께서 지니셨던 것이 바로 사랑이기 때문이다.

 예수님께서는 `혼인잔치의 비유`에서 혼인 예복을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는데 필요한 회개라고 하셨다. 예수님께서는 세례를 받았다고 무조건 하느님 나라에 들어갈 수 없으며,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그에 합당한 삶을 살아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신 것이다. 예수님이 언급한 결혼 예복은 인간 세상의 예복과는 질적
으로 다르다. 그렇기에 예복을 갖추지 않으면 바깥 어둠 속으로 쫓겨나는 것이다.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11-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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