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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 속 궁금증] (15) 성경에 왜 포도가 자주 등장할까

하느님께 선택된 백성 상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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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영엽 신부(서울대교구 문화홍보국장)


 
▲ 포도는 이스라엘에서 풍요로움을 상징하는 대표적 과실이다.
그림은 `참된 포도나무의 그리스도`(16세기 이콘).
 


 포도는 성경에 자주 등장하는 식물이다. 포도가 성경에 자주 등장하는 이유는 그만큼 포도가 당시 사람들 생활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팔레스티나 지역의 여름은 고온 건조하고 비가 적게 내려 포도를 재배하기에 알맞다. 그래서 포도는 이 지역 가장 중요한 생산물의 하나였으며, 이곳에서는 이스라엘 민족이 가나안 땅에 들어가기 훨씬 전부터 포도를 재배하고 있었다(민수 13 참조).
 또 이스라엘 민족 역시 노아시대부터 포도밭을 일궈왔다. "농부인 노아는 포도밭을 가꾸는 첫 사람이 되었다"(창세 9,20). 그만큼 이스라엘 민족과 오랜 역사를 함께해온 포도는 땅의 풍요로움을 드러내는 대표적 산물(신명 8,8; 호세 10,1)이었으며, 평화와 행복의 상징이기도 했다(1열왕 5,5).
 성경에서 포도만큼 다양한 의미를 갖는 과실도 드물다. 포도나무는 하느님에게 선택된 백성의 상징이며(호세 10,1), 모세가 이집트에서 끌고 나온 이스라엘 민족을 비유한다. 또 포도나무와 포도밭은 이스라엘을 상징하는 비유로 사용됐다(시편 80,8-13). 구약성경에서는 젖과 꿀이 흐르는 축복의 땅을 포도에 비유하기도 했다.
 이처럼 약속의 땅을 대표하는 것들 가운데 하나인 포도는 실제로 이스라엘 민족 경제에 중요한 요소가 됐다(신명 8,8). 당시 포도나무는 신선한 과실을 제공하는 것은 물론 그것으로 포도주를 만들 수 있는 유용한 자원이었고, 사람들에게는 철분과 필수 무기질을 제공하는 중요한 음식이었다. 이러한 이유로 포도나무는 세대를 거듭하면서 가꿔왔고, 재산으로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했다.
 성경시대 사람들에게 포도는 밀과 보리, 무화과, 석류, 올리브, 대추야자와 더불어 축복받은 일곱 가지 식물 중 하나였다(신명 8,7-10). 또 이집트를 탈출해 유목생활을 해야 했던 이스라엘 민족은 그들이 꿈꾸는 이상적 정착생활을 `모든 사람이 포도나무와 무화과나무 아래 앉아 있는 것`으로 묘사하기도 했다.
 이들은 수확한 포도의 일부를 지붕 위에 널어놓고 뜨거운 태영 아래 건조시켜 건포도를 만들곤 했는데, 이는 오래전부터 팔레스타인 지역 필수 양식 가운데 하나였다(민수 6,3). 건포도는 질 좋은 포도당의 보고로 가난한 이들에게 환영받는 양식이었고(1사무 30,12), 먼 길을 떠날 때 편하게 가지고 다닐 수 있었으며, 쉽게 주고받을 수 있는 선물로도 환영받았다(1사무 25,18).
 풍요로운 포도 수확은 하느님께서 내리는 복이라 여겼다(아모 9,13). 그래서 포도 농사의 실패는 그 땅에 임할 재앙과 심판의 예고로 생각했다. 심판에 관한 구약성경 말씀에는 불순종한 사람들이 즐거움과 함께 포도의 결실을 잃게 될 것이라는 예언이 종종 포함돼 있다(미카 6,15).
 예수님께서는 죄인들 손에 넘어가 돌아가시기 전날 밤 "나는 참포도나무요 나의 아버지는 농부이시다"(요한 15,1)라고 하신다. 그리고 또 제자들을 향해 "나는 포도나무요 너희는 가지다"(요한 15,5)라고 하셨다. 이는 성경에서 포도밭의 상징적 의의를 가장 잘 나타내고 있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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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1-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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