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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창연 신부의 행복특강] 10. 예수님도 그러하셨듯 인간은 모두 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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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수님께서도 외로우셨다. 루카복음 9장을 보면 예수님께서 갈릴래아에서 예루살렘으로 가시는 길에 사마리아라는 마을에서 예수님을 맞아들이지 않는 사람들이 등장한다. 사마리아는 갈릴래아에서 예루살렘으로 가는 중간에 있는 지름길로, 이곳을 지나면 훨씬 빠르게 갈 수 있었다. 하지만 예수님께서는 다른 마을로 가시면서 "여우들도 굴이 있고 하늘의 새들도 보금자리가 있지만, 사람의 아들은 머리를 기댈 곳조차 없다"(요한 9,58)고 말씀하신다. 온 세상의 임금이신 예수님조차도 외로우셨다.

 우리는 언제 외로운가? 사랑하는 사람에게 버림받았을 때 인생의 외로움을 느낀다. 부모에게 버림받은 아이들 상처는 이루 말할 수 없다. 불가에서 말하는 `애별리고(愛別離苦)`, 사랑하는 사람들과 헤어지는 고통은 누구나 아프다. 예수님께서 붙잡히시던 마지막 날에, 제자들은 예수님을 버리고 떠나갔다. 홀로 남겨진 예수님은 외로우셨다.

 둘째, 아무에게도 도움을 받을 수 없을 때, 세상에 혼자 남겨진 기분을 느낀다. 급히 병원비를 구하거나 이웃의 도움이 절실한 상황에 가까운 형제, 친구들에게서 거절을 당할 때 누구나 외로움을 느낄 수밖에 없다.

 셋째, 나를 필요로 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을 때 외로움을 느낀다. 수십 통의 이력서를 넣어도 취업이 되지 않아 고통받는 사람들, 갈 곳 없이 무작정 보금자리에서 쫓겨나는 철거민들이 그러하다. 철학자 하이데거는 `인간은 세상에 내던져진 존재`라고 했다. 인간으로 살아가는 한 누구나 이러한 외로움은 느낄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넷째, 사람들과 말이 통하지 않을 때 외롭다. 특히 가족 간에 소통이 되지 않으면 더욱 그렇다. 식구들끼리 얼굴 보고 밥 한번 먹기가 어려워진 요즘 부모는 부모대로, 자식은 자식대로 외로움을 안고 살아가는 가정이 많다.

 다섯째, 늙어간다는 것을 느낄 때 외롭다. 젊음을 빼앗기는 상실감도 들고, 노안이나 기억력 감퇴와 같은 몸의 변화에서 서글픔을 느낀다.

 여섯째, 몸이 아플 때 외로움을 느낀다. 구약의 욥은 온몸에 종기가 나서 사람들이 자신을 무시할 때 이처럼 말한다. "내 형제들은 내게서 멀어지고 내 친구들은 남이 되어 버렸다네. 친척과 친지들은 떨어져 나가고 집안 식객들은 나를 잊었으며 계집종들은 나를 낯선 자로 여기니 저들 눈에 나는 이방인이 되었다네…"(욥 19,13-19). 살면서 가장 서러울 때가 아플 때고, 보호받고 싶은 나를 주변 사람들이 무심하게 대할 때 더욱 외롭다고 느끼게 된다.

 대한민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자살률이 1위다. 자살은 질병이다. 대한민국이 자살률이 높은 것은 종교인들이 잘못 살고 있어서 그렇다. 예수님께서는 세상의 위로자로 오셨지만, 자녀인 우리는 그렇게 살고 있지 못하다.

 모두가 외롭기에 외로운 사람들끼리 모여 서로 위로가 돼야 하는데, 현대인들은 사람을 만나지 않고 휴대전화, 컴퓨터 등 기계를 만나고 있어 안타깝다. 예수님께서 서로 사랑하라고 말씀하신 것은 서로의 외로움을 보듬어주고 극복하기 위해서일지도 모른다.

정리=박정연 기자 cecil@pbc.co.kr


※평화방송 TV 방송시간 : 금요일 오전 8시 (본방송), 토요일 저녁 8시(이하 재방송), 일요일 오후 6시, 월요일 오후 8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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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2-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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