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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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사 속 세계 공의회 2부] 14. 계시헌장

말씀이 사람이 되신 예수, 계시의 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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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시헌장은 기록된 하느님 말씀인 성경이 교회와 신자 생활에서 차지하는 중요성을 제시하고 있다.
사진은 우리말로 번역된 다양한 성경들.
 

 `하느님 계시에 관한 교의 헌장` 「하느님의 말씀(Dei Verbum)」(이하 계시헌장)은 하느님 계시에 관한 교의(敎義), 즉 교리를 담고 있는 헌장입니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전체 16개 문헌 가운데 `교의`라고 명시적으로 표현하고 있는 문헌은 계시헌장 외에는 지난호에 살펴본 교회헌장 곧 `교회에 관한 교의 헌장` 「인류의 빛(Lumen Gentium)」이 유일합니다. 이는 계시헌장이 차지하는 비중이 그만큼 크다는 것을 말해 줍니다. 공의회 제4회기 때인 1965년 11월 18일 제8차 공개회의에서 통과돼(찬성 2344, 반대 6) 공포된 계시헌장은 전체 6장 26항으로 이뤄져 있어 분량이 많지 않지만 하느님 계시에 관한 핵심 교리를 담고 있어 대단히 중요한 문헌입니다.
 
 `계시 그 자체`를 제목으로 하는 제1장은 말 그대로 계시 자체를 다루고 있습니다(2~6항). 하느님께서 당신 선과 지혜로 당신 자신을 드러내시고 당신 뜻의 신비를 알려주시는 것이 계시의 본질이라면, 사람들이 하느님의 본성에 참여하도록 하는 것이 계시의 목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하느님을 하느님께서 창조하신 만물을 통해, 특히 하느님 모상으로 창조된 우리 인간 이성의 빛으로도 인식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하느님께서는 구약 이스라엘 백성과 특별히 예언자들을 통해 당신 자신을 우리에게 드러내셨으며, 마지막에는 하느님 말씀이 사람이 되신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충만하게 드러냈습니다. 그래서 예수 그리스도는 계시의 충만이자 또한 계시의 완성입니다.
 우리 인간은 이렇게 당신 자신을 계시하시는 하느님께 `신앙의 복종`을 드러내야 합니다. 하지만 하느님 도움이 있어야 합니다. 성령께서 우리 마음을 움직이시고 우리를 하느님께 향하게 하며 우리 마음의 눈을 열어 주실 때, 우리는 하느님 계시를 온전히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성령의 이런 도움으로 신앙이 더 강화되면서 우리는 하느님 계시를 더욱 깊이 이해하게 됩니다.

 계시헌장 제2장은 하느님 계시가 성경과 성전을 통해 우리에게 전달되고 있음을 제시합니다(7~10항). 흔히 `기록되지 않은 하느님 말씀`으로 불리는 성전(聖傳)은 사도들이 계시의 완성이자 충만인 그리스도의 말씀과 행적에서 얻고 배운 것을 "설교와 모범과 제도로써"(7항) 그 후계자들에게 전달해 준 것입니다. "하느님 백성의 삶을 거룩하게 이끌고, 신앙을 키우는 데 기여하는 모든 것이 포함되는"(8항) 성전은 성령의 도우심으로 교회 안에서 계속 발전해 나갑니다. 사도들과 그 직제자들은 또한 성령의 감도로 구원의 소식을 기록했는데, 이것이 신약성경입니다. 신약성경은 구약 이스라엘 백성과 관계 속에서 드러난 하느님 계시를 기록한 구약성경과 함께 한 하느님 말씀을 이루고 있습니다.

 기록된 하느님 말씀인 성경과 전해지는 하느님 말씀인 성전, "이 둘은 동일한 신적 원천에서 솟아나와 어떤 방식으로든 하나를 이루며 같은 목적을 지향하고 있습니다"(9항). 개신교에서는 하느님 계시의 원천으로 성경만을 들며 성전을 배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가톨릭교회는 성경과 함께 성전도 계시의 원천으로 "똑같이 경건한 애정과 존경으로써 받아들이고 공경해야 한다"(9항)고 가르칩니다. 사실 교회가 성경을 정경으로 인정하게 된 것도 성전을 통해서입니다.

 성경과 성전의 관계를 이렇게 제시한 다음 헌장은 성경과 성전을 올바로 해석하는 직무가 "교회의 살아 있는 교도권에만 맡겨져 있다"고 밝힙니다. 그렇지만 교도권이 성경이나 성전 위에 있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하느님 말씀에 종속되어 봉사한다"는 점을 분명히 합니다(10항).

 제3장은 성경의 영감과 해석에 관한 내용입니다(11~13항). 성경은 성령의 감도로 기록됐기에 원저자는 하느님이시지만, 하느님께서는 당신 말씀을 전달하시기 위해 구체적 시간과 장소에서 살아가던 인간을 성경 저자로 택하셨습니다. 따라서 성경을 읽으면서 성경 저자들의 의도를 올바로 파악하려면 그 시대의 문학 유형과 사고 방식, 언어 표현 방식과 설명 방식 등은 물론 "전체 교회의 살아 있는 전통과 신앙의 유비뿐만 아니라 나아가 성경 전체 내용과 일체성까지 세심하게 고려해야 한다"(12항)고 헌장은 강조합니다. 그러려면 교회 지도를 따라야 합니다.

 제4장제5장은 구약성경과 신약성경 그리고 양자의 관계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구약성경은 불완전하거나 일시적인 것들을 포함하고 있기는 하지만 하느님의 참된 교육 방법을 보여줄 뿐 아니라 신약성경과 일관성을 이룹니다. 그래서 "구약성경은 복음 선포에 온전히 수용되고 신약 안에서 그 완전한 의미를 얻고 드러내며, 다른 한 편으로 신약을 밝히고 설명해 준다"(16항)고 헌장은 밝힙니다. 신약성경은 구약의 완성이라는 점에서 탁월합니다. 신약성경 가운데서도 예수 그리스도의 삶과 가르침을 증언하고 있는 복음서가 가장 뛰어납니다.

 헌장은 마태오, 마르코, 루카, 요한 네 복음서가 역사성을 지닌다는 점을 특별히 강조합니다. 복음서 저자들이 역사적 사실을 있는 그대로 기술한 것은 아니지만 "자신들의 기억과 회상이나 또는 처음부터 직접 눈으로보고 말씀을 전파한 사람들의 증언을 바탕으로"(19항) 기록했기에 복음서들은 역사성을 지니는 것입니다.

 계시헌장의 마지막 6장은 교회 생활에서 성경이 차지하는 비중을 제시하면서 성경 공부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21~26항). 성경은 미사 전례에서 말씀의 식탁을 이룹니다. 성찬의 식탁에서 그리스도의 몸과 피를 나눠 먹고 마시듯이 신자들은 `말씀의 식탁`에서 하느님 말씀을 영적 양식으로 섭취합니다. 나아가 하느님은 성경 안에서 당신 자녀들을 만나시며 말씀을 나누십니다. 그래서 성경은 "교회에게는 버팀과 활력이 되고 교회의 자녀들에게는 신앙의 힘, 영혼의 양식, 그리고 영성 생활의 순수하고도 영구적인 원천이 되는 힘과 능력이 있다"(21항)고 강조합니다.

 헌장은 따라서 신자들이 성경을 가까이 할 수 있도록 그 나라 말로 성경을 번역할 것을 주문하면서 필요하다면 갈라져 나간 형제들과 공동으로 성경을 번역해서 함께 사용할 수도 있다고 밝힙니다. 한국 교회에서 1977년에 발행된 「공동번역 성서」가 바로 이런 취지에서 개신교와 공동으로 번역한 성경입니다.

 헌장은 나아가 "성경 연구는 신학의 생명과도 같은 것이어야 한다"며 성경 연구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성경 연구 활성화를 통해 가능한 많은 말씀 봉사자들이 하느님 백성을 위해 봉사하기를 권고합니다. 또 사목자나 수도자들 뿐 아니라 모든 신자들도 전례에서나 영적 독서 등을 통해 하느님 말씀을 가까이할 것을 권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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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2-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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