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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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사 속 세계 공의회 2부] 16. 사목헌장 (2)

인간 존엄성 수호 위한 공동선 증진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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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목헌장은 태초부터 남자와 여자로 창조된 인간은 본성상 사회적 존재이기에 인간 존엄을 바탕으로 공동선 증진을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사진은 생명 운동 행사에 참가해 춤을 추고 있는 미국 젊은이들. [CNS]
 

 사목헌장은 머리말과 서론에 이어 제1부에서 인간의 소명과 교회의 임무에 관해 고찰합니다. 이번 호에서는 전체 4장으로 이뤄진 제1부의 1장과 2장에 대해 살펴봅니다.

 사목헌장은 인간에 대한 이야기를 "세상 만물은 인간을 그 중심과 정점으로 삼아야 한다"(12항)는 데서 시작합니다. 신앙인이든 비신앙인이든 이 점에 있어서는 이견이 없기 때문입니다. 만물의 중심이요 정점인 인간은 창조주이신 `하느님 모습`으로 창조된 존재입니다. 인간이 존엄한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이 인간은 태초부터 남자와 여자로, 곧 다른 사람과 관계를 맺지 않고서는 살아갈 수 없는 사회적 존재로 창조됐습니다. 나아가 이 인간은 육체와 영혼의 단일체로 이뤄진 존재입니다. 물질세계는 인간을 통해 그 정점에 이르며 창조주께 소리 높여 찬미를 드리기에, 인간은 육체적 생활을 천시해서는 안 되며 오히려 "자기 육체를 좋게 여기고 존중하여야 할 의무가 있다"(14항)고 헌장은 말합니다.

 하느님 모상대로 창조된 존엄한 인간의 기본 특징을 사목헌장은 크게 두 가지로 제시합니다. 하나는 인간 양심입니다. "양심은 인간의 가장 은밀한 핵심이며 지성소이다. 거기에서 인간은 홀로 하느님과 함께 있고 그 깊은 곳에서 하느님의 소리를 듣는다"(16항). 물론, 무지의 양심, 오류의 양심이 있을 수 있지만, 양심은 기본적으로 인간 존엄의 특성을 이룹니다. 다른 하나는 자유입니다. 그러나 방종이 아니라 참자유입니다. "참자유는 인간 안에 있는 하느님 모습의 탁월한 표징이다"(17항).

 하지만 인간은 현실적으로 자신 안에서 분열돼 있습니다. 인간이 악의 유혹에 넘어가 제 자유를 남용해 하느님을 거스르는 죄를 지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사목헌장은 "인간이 제 마음을 살펴볼 때, 선하신 자기 창조주에게서는 올 수 없는 악에 기울어져 있고 수많은 죄악에 빠져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13항)고 고백합니다.

 이렇게 죄로 손상된 인간의 자유는 하느님 은총의 도움을 받지 않고서는 하느님께 나아가고자 하는 뜻을 완전히 실현할 수 없습니다. 또 인간은 죄의 결과인 죽음을 체험할 수밖에 없는 존재입니다. 그렇지만 신앙인은 죽음을 거슬러 희망합니다. "인간이 자신 안에 지니고 있는 영원의 씨앗은 한갓 물질로 환원될 수 없는 것"(18항)이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사목헌장은 무신론에 대해 이야기합니다(19~21항). 주목할 것은 신앙인들 또한 무신론 발생에 적지 않은 책임이 있다는 지적입니다. "신앙인들이 신앙 교육을 소홀히 하거나 교리를 잘못 제시하거나, 종교, 윤리, 사회 생활에서 결점을 드러내어 하느님과 종교의 참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가려 버린다면, 신앙인들은 이 무신론 발생에 적지 않은 역할을 할 수도 있다"(19항).

 사목헌장은 오늘날 사람들 삶에 깊숙이 파고든 이 무신론에 대한 대응을 두 가지로 제시합니다. "무신론의 치유는 한편으로는 교리의 올바른 제시에서, 다른 한 편으로는 교회와 그 구성원들의 완전한 삶에서 기대해야 한다"(21항). 말하자면 무신론에 맞서 하느님 존재의 교리적 근거를 확실하게 제시하는 일도 필요하지만, 또한 교회가 자신의 삶을 쇄신하고 정화해 나가는 가운데 "성숙한 신앙의 증거"를 통해 사람들에게 하느님 현존을 드러내도록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사목헌장은 나아가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 건설을 위해 무신론자들과 대화하고 협력하는 것과 무신론 자체를 배격하는 것을 구별합니다. 세상을 올바로 건설하는 일에는 무신론자들과 대화하고 협력해야 하며 신앙인과 비신앙인간의 차별이 있어서도 안 될 것입니다. 이런 대화와 협력은 무신론자들에게 복음을 정중히 권유하는 것이 될 수도 있습니다(21항).

 하느님 모상으로 창조된 존엄한 인간, 그러나 죄로 인해 자신 안에서 분열돼 있는 인간, 죽음 앞에서 궁극적 물음을 던지는 인간의 신비는 새 인간 그리스도에 의해 밝혀집니다. 그분의 강생과 수난과 부활의 신비 안에서 인간의 삶과 죽음 전체가 새로운 의미를 지니게 됩니다(22항).

 인간은 사회적 존재이며, 따라서 공동체적 특성을 지닙니다. 그것은 하느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라는 계명에서 잘 드러납니다. 개인 발전과 사회 발전이 서로 의존하고 사람들과 세상이 갈수록 서로 긴밀하게 결합되는 현대 삶에서 무엇보다 절실한 것은 공동선 증진입니다. 따라서 "어떠한 집단이든 다른 집단의 요구와 정당한 열망, 더욱이 온 인류 가족의 공동선을 고려하여야 한다"(26항)고 사목헌장은 강조합니다.

 공동선의 증진은 인간 존중을 전제로 합니다. "모든 사람은 저마다 이웃을 어떠한 예외도 없이 또 하나의 자신으로 여겨야 하고, 무엇보다도 이웃의 생활을 고려하여 그 생활을 품위 있게 영위하는 데에 필요한 수단들을 보살펴야 한다"(27항)는 공의회 지적은 깊이 되새길 필요가 있습니다. 그렇다면 버림받은 이들, 외국인 노동자, 장애인, 노약자 등 도움을 필요로 하는 이들에게 이웃이 되어주는 것이 마땅합니다. 반대로 살인, 학살, 낙태, 안락사, 고의적 자살은 물론 지체 상해, 고문, 심리적 억압, 인신매매, 노동 착취 등은 인간 존엄성을 해치고 창조주의 영예를 극도로 모욕하는 것입니다(27항).

 사목헌장은 사회ㆍ정치ㆍ종교 문제와 관련, 반대자들에게도 존경과 사랑을 보일 것을 당부합니다. 여기에서 특별히 유념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첫째, 다른 사람들에 대한 존경과 호의가 진리와 선에 대한 무관심을 낳게 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둘째, 오류와 오류를 저지르는 사람을 구별하는 것입니다. 오류는 배격하지만, 오류를 저지르는 사람의 존엄성은 존중해야 합니다(28항).

 인간의 공동체적 특성은 모든 사람의 본질적 평등과 사회정의를 요구합니다. 사람마다 육체적 능력이 다르고 지성적ㆍ도덕적 역량이 다르지만 기본적 평등권은 보장돼야 합니다. 사회적으로나 문화적 또는 성별ㆍ인종ㆍ피부색ㆍ사회적 신분ㆍ언어ㆍ종교가 다르다고 해서 차별을 받아서는 안 됩니다.

 사목헌장은 급속한 사태 변화에 무관한 채 개인주의 윤리관에 빠져 공동선을 해치는 행위들을 경고하면서 사회적 연대 책임이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음을 강조합니다. 아울러 모든 인간이 책임과 참여 의식을 지닐 수 있도록 그에 부응하는 생활 조건을 마련하고 의욕을 북돋아 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합니다(30~31항).

 인간이 지닌 이 모든 "공동체적 특성은 예수 그리스도의 활동으로 성취되고 완성되었다"(32항)고 밝히면서 예수 그리스도의 삶과 가르침을 인간 공동체의 모범으로 제시



가톨릭평화신문  2012-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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