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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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사 속 세계 공의회 2부] 17. 사목헌장 (3)

구원으로 이끄는 아름다운 세상 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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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목헌장은 교회가 인류 가족과 깊이 결합돼 있으며 인류 가족이 역사의 시작이요 완성인 주님을 향해 나아가도록 도와준다고 밝힌다.
사진은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코르코바두 산 정상에서 시가지를 내려다보고 있는 대형 예수상.
 
 
 `인간의 소명과 교회 임무`를 다루는 사목헌장 제1부는 3장에서 인간 활동의 의미와 가치에 대해 이야기한 후, 4장에서 현대 세계 안에서의 교회 임무에 관해 밝힙니다.

제3장 전 세계의 인간 활동(33~39항)

 인간 활동에 관한 제3장은 인간의 삶을 풍요롭게 하고자 노력해온 인간의 개인적 또는 집단적 활동들이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에 대한 물음으로 출발합니다. 답변은 명확합니다. 인간 생활 조건을 개선하려는 노력 자체가 하느님 계획에 부합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인간의 재능과 능력으로 만들어낸 작품들을 하느님 권능에 배치되는 것으로 여기지 말아야 합니다. 또 이성적 피조물을 창조주의 경쟁자로 여겨서도 안 됩니다. 오히려 "인류의 승리는 하느님의 위대하심을 드러내는 징표이며 하느님의 헤아릴 수 없는 계획의 결실"(34항)입니다. 하지만 여기에 따르는 것이 있습니다. 책임입니다. "인간의 능력이 커질수록 개인이든 공동체이든 인간의 책임도 더욱 확대된다"(34항).

 이로부터 인간 활동 규범에 대해 고찰할 필요가 있습니다. 인간 활동은 그 자체가 아니라 인간을 지향해야 합니다. 인간은 어떤 활동으로 얼마나 많은 것을 소유하느냐가 아니라 어떤 인간이냐에 따라 가치를 지닙니다. 기술 발전 혹은 그 발전으로 이룩한 성과가 인간의 자기 계발과 완성에 일정한 도움을 줄 수는 있겠지만, 그 자체가 인간 완성을 이룰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35항).

 헌장은 이어 현세 사물의 정당한 자율성에 대해 언급합니다. 학문과 기술을 비롯한 사회 모든 분야의 그 방법론적 탐구가 참으로 과학적인 방법으로 도덕 규범에 따라 이뤄진다면, 결코 신앙과 대립하지 않습니다. 달리 말해 과학과 종교는 상충하거나 대립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세속 사물이나 신앙의 실재는 다 똑같은 하느님에게 기원을 두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현세 사물의 자율성`이란 말이 인간이 창조주의 뜻과 무관하게 자기 멋대로 사용할 수 있다는 식으로 이해된다면, 이런 생각은 그릇된 것입니다(36항).

 실제로 인간 활동은 창조주의 뜻에 부합하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 뜻에 정면으로 배치되기도 한다는 것을 인류 역사는 보여주고 있습니다. 죄로 인해 인간 활동이 타락한 결과입니다. 그래서 인간 활동이 본래의 고유한 목적을 이루려면 죄의 유혹을 거슬러 암흑의 세력과 힘든 투쟁을 해야 합니다. 이 힘든 투쟁은 마지막 날까지 계속될 것입니다. 하지만 그리스도 십자가와 부활 능력에 힘입어 인간은 죄의 유혹을 극복할 수 있습니다. 그리스도 십자가와 부활의 신비 곧 파스카 신비는 사랑의 위대함을 일깨워 주고 있습니다. 이 사랑의 새 계명은 "인간 완성과 세계 개혁의 근본 법칙"으로, "중대한 일만이 아니라 먼저 일상의 생활 환경에서 힘써 실천해야"(37~38항) 합니다.

제4장 현대 세계 안의 교회 임무(40~45항)

 요컨대 "현세 진보는 그리스도 왕국의 발전과 신중하게 구별돼야 하지만 그 진보가 인간 사회의 더 나은 개선에 이바지할 수 있는 그만큼, 하느님 나라에 커다란 중요성을 지닌다"(39항)고 사목헌장은 천명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리스도인이 더욱 인간다운 세상 건설에 힘을 쏟아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인간 존엄, 인간 공동체, 인간 활동에 관해 지금까지 언급한 내용을 토대로 교부들은 세상 안에 있는 교회 임무와 교회가 인류 사회에 줄 수 있는 도움에 대해 언급합니다.

 우선 사목헌장이 언급하는 교회관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교회는 가시적 집단인 동시에 영적 공동체로서 온 인류와 함께 걸어가 세계와 함께 동일한 지상 운명을 체험하고 있다. 교회는 또한 그리스도 안에서 쇄신되고 하느님의 가족으로 변화돼야 할 인류 사회의 누룩으로서 또 마치 그 혼처럼 존재한다"(40항). 그러므로 교회는 그 구성원 각자와 온 공동체를 통해 인류와 그 역사를 더욱 인간답게 만드는 데 기여할 수 있는 것입니다.

 교회가 개인에게 줄 수 있는 도움과 관련, "교회는 인간에게 그 고유한 실존의 의미, 곧 인간에 대한 깊은 진리를 밝혀준다"고 헌장은 밝힙니다. "인간의 궁극 목적이신 하느님의 신비를 밝혀주는 것이 교회에 맡겨진 사명"이며, 하느님 홀로 인간의 모든 문제에 완전한 해답을 주시기 때문입니다. 반면에 인간은 온갖 그릇된 자율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하느님 법의 규범에서 벗어날 때 비로소 인간 권리가 완전히 보장된다고 생각한다면, "인간의 존엄성이 보존되기는 커녕 오히려 소멸되고 말 것"입니다(41항).

 인류 사회에 줄 수 있는 도움과 관련, 헌장은 "인류 가족의 일치는… 하느님 자녀들의 가족 일치로 더욱 튼튼해지고 완성된다"며 교회가 인류 가족의 일치 증진에 기여할 수 있다고 밝힙니다. 이 일치는 성령 안에서 이뤄지는 믿음과 사랑에서 나옵니다. 교회는 특정 정치ㆍ경제ㆍ사회 체제에 얽매이지 않는 보편성을 지니기에, 인류 가족들에게 가장 긴밀한 유대의 끈이 될 수 있습니다(42항).
 헌장은 이어 교회가 그리스도인들을 통해 인간 활동에 주고자 하는 도움을 언급합니다. 그리스도인들은 천상 국가의 시민이지만 동시에 지상 국가의 시민이기에 현세의 자기 의무를 충실히 이행하고자 노력해야 합니다. 천국을 위한답시고 현세 의무를 소홀히 하거나 현세 활동을 종교 생활과 전혀 무관하게 여기는 그리스도인들은 잘못을 저지르는 것입니다. 이는 신앙과 생활의 괴리로서, "중대한 오류"가 아닐 수 없습니다. 그뿐 아니라 그리스도인은 직업적 사회적 활동과 종교 생활을 서로 부당하게 대립시켜서도 안 됩니다. 특히 세속 직무와 활동이 고유의 영역인 평신도들은 "각 분야의 고유한 법칙을 지켜야 할 뿐 아니라 그 분야에서 진정한 전문가가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헌장은 강조합니다(43항).

 교회는 이처럼 세상에 도움을 줄뿐 아니라 인류 역사와 발전에서 많은 도움을 받기도 합니다. 교회는 영적 조직이지만 동시에 가시적 사회 구조를 갖고 있으므로 인간 사회 생활의 발전으로 교회 역시 부요해질 수 있습니다. 인간 공동체를 향상시키는 사람은 누구나 교회 공동체에 도움을 줍니다. 교회 공동체가 인간 공동체와 결부돼 있기 때문입니다. 나아가 교회는 반대하거나 박해하는 이들의 반대 그 자체에서도 많은 이익을 얻었고 또 얻을 수 있다고 공언합니다(44항). <



가톨릭평화신문  2012-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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