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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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사 속 세계 공의회 2부] 18. 사목헌장 (4)

문화 발전 발맞춘 전인교육 필요성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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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목헌장은 사목헌장은 신앙과 문화를 긍정적으로 바라본다.
사진은 지난 2009년 3월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카메룬을 사목 방문했을 때 교황 앞에서 전통 춤을 추고 있는 피그미 족. [CNS]
 

 사목헌장은 제1부에서 인간과 세상, 역사에 관한 가톨릭 교회의 기본 입장을 다룬 데 이어 2부에서는 특별히 현대의 몇 가지 긴급한 과제를 취급합니다. 사목헌장은 그 과제를 혼인과 가정, 인간 문화, 경제 사회 정치 생활, 민족간 유대와 평화라는 네 가지 측면에서 고찰합니다. 이번 호에서는 혼인과 가정, 인간 문화에 대해 살펴봅니다.

제1장 혼인과 가정의 존엄성(47~52항)

 공의회 교부들은 혼인과 가정 생활의 행복한 상태가 개개인의 행복은 물론 일반 사회와 그리스도교 사회의 안녕과도 직결됨을 직시합니다. 그래서 사목헌장은 혼인과 가정에 대한 교회 전통적 가르침을 재확인하면서 하느님 뜻에 맞는 올바른 혼인과 가정 생활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우선 혼인 유대는 인간이 임의로 맺는 것이 아닙니다. 하느님께서 바로 "혼인의 제정자"(48항)이시기 때문입니다. 이는 혼인 유대가 그만큼 견고하고 결코 함부로 끊을 수 없는 것임을 가리킵니다. 그래서 혼인 계약으로 인한 부부의 "깊은 결합은 두 인격의 상호 증여로서 자녀의 행복과 더불어 부부의 완전한 신의를 요구하며, 그들의 풀릴 수 없는 일치를 촉구"(48항)합니다. 이는 그리스도교 혼인의 특징인 단일성(한 남자와 한 여자의 결합)과 불가해소성(혼인의 인연은 사람이 함부로 끊을 수 없음)을 말합니다.

 혼인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물론 부부 사랑입니다. 이 사랑은 가장 인간적인 사랑이며 인간 전체의 행복을 다 포괄하는 사랑으로서 단순한 성적 사랑〔性愛〕의 경향을 훨씬 뛰어넘습니다. 특히 그리스도인 부부의 사랑은 성사로 거룩하게 된 사랑입니다(49항). 성사로 거룩하게 된 사랑이라는 것은 부부 사랑이 부부 서로에게 그리스도의 사랑을 드러내는 표지가 돼야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혼인으로 맺어진 이 "부부 사랑은 본질상 자녀 출산과 교육을 지향"합니다. 인간 생명을 전달하고 교육하는 의무는 부부의 고유한 사명으로 여겨야 하고, 부부는 자신들의 행복과 함께 이미 태어났거나 앞으로 태어날 자녀들의 행복을 위해서도 힘써야 합니다. 하지만 혼인은 출산만을 위해 세워진 것은 아닙니다. 그렇기에 "간절히 바라는 자녀가 없더라도 혼인은 온 생애의 공동생활과 친교로 지속되며, 그 가치와 불가해소성도 보존된다"고 사목헌장은 강조합니다(50항).

 사목헌장은 여기서 인간 생명의 존엄에 대해 다시 한 번 강조합니다. "생명의 주인이신 하느님께서는 생명 보존이라는 숭고한 직무를 인간에게 맡기시어 인간 품위에 알맞은 방법으로 이 직무를 수행하게 하셨다. 그러므로 생명은 임신 순간부터 최대의 배려로 보호받아야 한다"(51항).

 공의회 교부들은 이렇듯이 중요한 혼인과 가정의 행복을 도모해야 할 모든 사람의 의무에 대해서도 언급합니다. 부모와 보호자, 가정 단체들과 사목자들 뿐 아니라 공동체와 사회 단체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모든 이들이 혼인과 가정 생활의 증진에 기여해야 합니다. 특히 국가권력은 혼인과 가정의 진정한 특성을 인정하고 보호해야 하며 자녀를 낳고 가정의 품 안에서 교육하는 부모의 권리를 보장하며 가정의 행복을 잃은 어린이들을 보호하고 불행을 덜어줘야 합니다(52항).

제2장 문화 발전의 촉진(53~62항)

 공의회 교부들이 문화를 긴급 과제에 포함시킨 것은 문화가 인간 삶 및 인간성 함양과 밀접히 관련되는 데다 과학 기술 및 정보 통신의 발달, 산업화와 도시화 등으로 생활 조건이 급변하면서 새로운 형태의 문화가 창출되고 이는 또한 개인 삶과 공동체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문화 교류가 빈번해지면서 공동체 생활이 침해를 받거나 고유한 민족성이 위태롭게 될 수 있습니다. 또 전통 문화에 충실하면서 새로운 문화의 활력을 확장시켜야 하는 과제가 대두됩니다. 소수가 아니라 모든 사람이 골고루 문화적 혜택을 받도록 하는 것도 쉽지 않은 과제입니다. 게다가 문화가 현세에 치우친 나머지 영적이고 종교적 측면을 도외시하는 문제는 결코 간과할 수 없습니다(56항).

 이런 상황에서 사목헌장은 올바른 문화 발전을 위한 원리, 혹은 원칙을 제시합니다(57~59항). 헌장은 우선 신앙과 문화의 관계를 긍정적으로 바라봅니다. 그리스도인들은 지상의 순례자로서 천상의 것을 찾아 맛들여야 하지만, 이것이 인간다운 세상을 건설하려는 노력을 도외시하거나 이런 노력의 의미를 감소시키지 않고 오히려 증대시킨다는 것입니다. 물론 현대의 발전된 과학 기술은 그 자체만을 진리 발견의 최고 척도로 여기는 위험이 없지 않지만, 그렇다고 해서 현대 문화가 지닌 긍정적 가치를 부정하려고 해서는 안 된다고 사목헌장은 지적합니다(57항).

 헌장은 나아가 그리스도 복음과 인간 문화가 복합적 관계를 이루고 있음을 인식합니다. 교회는 모든 시대 모든 지역의 모든 백성에게 파견됐기에 특정 풍속이나 관습에 배타적으로 얽매이지 않습니다. 동시에 교회는 여러 형태의 문화와 교류하면서 이를 통해 교회 자체도 더욱 풍요로워집니다. 말하자면 교회가 선포하는 구원 메시지는 보편적이지만 이 메시지는 또한 구체적 상황에 적용되면서 더욱 다양하고 풍요롭게 표현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58항).

 이와 관련, 사목헌장은 신앙과 이성이라는 구별되는 두 가지 인식 영역이 있으며, 교회는 인간 예술과 학문의 문화가 그 고유한 원리와 방법을 사용하는 것을 반대하지 않음을 분명히 합니다. 나아가 "문화는 마땅히 존중 받아야 하며, 공동선의 한계 안에서…공동체와 개인의 권리가 보장되는 한, 어떤 불가침성을 누린다"(59항)고 천명합니다.

 헌장은 문화에 대한 교회의 기본 입장을 이같이 밝힌 다음, 문화에 관한 그리스도인의 몇 가지 긴박한 임무에 대해 언급합니다(60~62항). 우선, 모든 사람이 문화적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그뿐 아니라 "모든 사람이 문화에 대한 권리를 자각하고 자기를 계발하고 다른 사람들을 도와주어야 할 의무도 지니고 있음을 깨닫도록 힘껏 노력해야 한다"(60항)고 강조합니다.

 다음으로, 문화를 이루는 요소들이 갈수록 다양해지고 세분화되면서 이를 제대로 파악하고 유기적으로 통합할 필요성이 더욱 절실해집니다. 여기서 요청되는 것이 전인 교육입니다. 헌장은 모든 사람이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지성, 의지, 양심, 형제애의 고상한 가치를 지닌 전인격의 균형을 유지할 의무"(61항)가 있음을 강조하고, 이를 위한 전인교육이 필요하다고 밝힙니다.

 사목헌장은 또한 문화와 그리스도교 교육의 조화를 강조하면서 이를 위해 신자들은 문화를 통해 표현되는



가톨릭평화신문  2012-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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