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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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석진 신부의 세상살이 신앙살이] (6) 이 땅의 참 좋으신 아빠이며, 남편인 분들께

사랑 안에서 ‘빛’과 ‘소금’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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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정년퇴직을 한 후 몇 달 동안 하루 종일 함께 지냈던 어느 부인의 이야기입니다.

처음 며칠 동안은 남편과 지내는 것이 좋았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갈수록 서서히 불편해지더랍니다. 그러던 어느 날 아내는 친구들 모임에서 하루 여행을 다녀오려는데, 혼자 집에 남아 있을 남편 생각을 하니 많은 것이 걸리면서, 남편이 은근히 ‘골칫덩어리’가 되더랍니다. 그래서 아들 집에 보내려 했더니, 왠지 며느리의 ‘눈칫덩어리’가 될 것 같더랍니다. 그래서 할 수 없이 혼자 여행을 다녀왔더니, 남편은 하지 않아도 될 일들을 하면서 집안을 다 뒤집어 놓았더랍니다. 남편은 ‘사고덩어리’였습니다. 할 수 없이 그 후에는 남편과 함께 모임에 갔더니, 글쎄 남편이 그 날 하루 종일 ‘짐덩어리’가 되더랍니다.

남자들은 평생동안 어떻게 먹고 살아야 할 것인지만 생각하다 보니, 퇴직 후 배우자에게 나의 어떤 모습에 편안해 할지, 자녀들에게는 또 어떠한 모습이 품위가 있을지에 대한, 즉 자신의 인격 성장에 대한 고민이나, 영적 성장을 위한 준비를 하기 쉽지 않습니다.

상담 현장에서 정년퇴직을 하신 분들의 하소연을 듣고 있으면, 대부분이 가족들로부터 홀대를 당한다는 것입니다. 가족들을 위해서 내가 어떻게 살아왔는데, 마누라와 자식 놈들이 내게 그럴 수 있냐는 억울함의 호소로 들리기도 합니다. 충분히 이해되는 말씀이기는 하지만, 반대편 입장에서 생각해 볼 때 언제나 더 좋은 멋진 아빠가 되어 주기를, 더 자상한 남편으로 살아주기를 바라고, 바라왔던 그 가족들의 눈물 어린 염원은 알게 모르게 외면하지 않았는지 생각해 보면 어떨까요?

이 땅의 참 좋은 아빠이며 남편들이 꾸준히 인격적으로 성장하고, 보다 더 자상하면서, 가족 그 누구와도 함께 있을 수 있는 여유 있고, 품위 있는 존재로 살아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그럴 때, 여러분들은 가족 안에서 ‘사랑덩어리’요, 사회 안에서도 ‘좋은 표양덩어리’가 될 것 같습니다.

오늘 한 번 남편이자 아빠들께서는, 아내나 자녀들에게 물어 보시죠! 외적으로 성공만 한 남자가 좋은지, 아니면 가족 안에서 정녕 함께 있어 편안한 남자가 좋은지! 이 땅의 참 좋은 아빠이자 남편들이 사랑 안에서 빛과 소금의 역할을 하는, 참 좋은 ‘사랑덩어리’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강석진 신부(한국순교복자성직수도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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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09-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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