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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석진 신부의 세상살이 신앙살이] (38) 혼자 좀 있어 봅시다

혼자 있는 시간 통해 진정한 자아 깨달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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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들어 내적 성장을 위해 노력하는 이들이 가져야 할 마음 자세들 중에 ‘혼자 있을 수 있는 것’도 중요한 요소라는 생각을 해 봅니다. 오늘날 세상이 워낙 정보 통신이 발달한 시기다 보니 호기심 많은 존재로서의 우리 자신은 혼자 가만히 있게끔 내버려 두지 않습니다. 그 틈을 이용해 인터넷과 핸드폰이 늘 우리 바로 곁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때로는 사람에게 ‘혼자 있는 시간’에는 무엇을 하느냐 물어보면 대부분 인터넷을 통해서 정보도 얻고, 자료들을 공유한다 합니다. “그럼 그 다음에는 뭐 하세요?” 물어보면, 혼자 있는 시간이 없다고 합니다. 왜냐 물었더니, 혼자 있는 시간이란 ‘잠깐 짬이 나는 시간, 혹은 남은 시간’ 그런 것 아니냐고 합니다. 그럴 시간에는 핸드폰으로 문자를 보내거나 전화 통화를 통해서 사람들과 유대 관계를 맺어야 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다시 물었습니다. “그런 것들 다 하고 나서 그래도 혼자 있는 시간에는 무엇을 하느냐?” 그러자 이구동성으로 “요즈음 같은 세상에 ‘혼자 있는 시간’ 그거 자체가 좀 이상한 것 아니냐고, 또 사람은 더불어 살아야지, 혼자 있는 시간, 그런 거 좋아하는 사람은 이기적이거나, 혹은 내성적인 사람들이 아니냐”고 오히려 반문을 합니다.

교회 역사 안에서도 알 수 있듯이 영적인 성장은 수많은 이들이 스스로 혼자 있는 시간을 선택함으로써 이룰 수 있었습니다. 그러기에 신앙인이라면 혼자 있는 시간은 그 자체로 중요한 시간입니다. 하지만 요즘은 다들 바쁘기에, 그런 여유가 없다 합니다. 네, 충분히 이해는 됩니다. 하지만 오늘날 교회 밖에서 많은 명상 프로그램이나 혹은 여러 가지 자아 성장 프로그램을 보면 혼자 있는 시간들을 강조하는 것을 자주 봅니다. 그런데 그런 프로그램을 보면 왠지 우리 교회의 오랜 전통을 빼앗긴 것 같은 느낌이 들곤 합니다.

혼자 있는 시간은 ‘내적 치유의 힘’이 발생하는 시간입니다. 하느님의 모상으로 창조된 우리들의 참 모습과 진정한 자아를 혼자 있는 시간을 통해서 알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러기에 ‘스스로 혼자 잘 있을 수 있는 사람’이야말로 참으로 주변 사람들과 ‘더불어 함께 잘 있을 수 있는 사람’입니다. 왜냐하면 그들은 자신의 내면을 잘 알고 있기에, 인간 존재에 대한 깊은 이해를 스스로 할 수 있고, 이를 통해 자신을 닮은 타인을 보다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주변 사람들과 함께 잘 지내고 싶은 마음이 드신다면, 지금부터 자기 자신을 혼자 좀 고요히 두면 좋을 것 같습니다.


강석진 신부 (한국순교복자성직수도회)



[기사원문보기]
가톨릭신문  2010-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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