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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성으로 읽는 성인성녀전] (29) 성 아우구스티누스 ②

청빈한 삶 살며 학문적으로 빛나는 업적 남겨, 과거의 죄 반성하며 열성을 다해 신앙 생활 매진, 저서 「고백록」 수많은 죄인들 회개의 길로 인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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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달라졌다. 이제 아우구스티누스는 과거의 그가 아니었다. 그는 성스러움 그 자체였다. 늘 기도했고, 오직 하늘만 바라보고 살았다. 갈망하고 살았다.

성덕은 숨겨도 드러나는 법이다. 신자들은 아우구스티누스를 성직자로 추대한다. 이에 당시 히포의 주교 발레리오는 그 간청에 못이겨 아우구스티누스를 사제직에 올리고, 후에는 부주교로 임명했다.

서기 396년 발레리오 주교가 서거하자 아우구스티누스는 신자와 성직자들의 절대적 지지를 받으며 후임 주교로 임명됐다. 이후 아우구스티누스는 중책을 34년간 수행한다. 지난 세월의 죄와 잘못을 보상하기 위한 듯 아우구스티누스는 열정적으로 기도하고, 또 일했다. 우선 동료 사제들과 공동생활을 했다. 이 때 정해진 규칙은 훗날 아우구스티누스 수도회의 규율이 된다. 그는 청빈을 사랑했으며, 학문 연구에 온 열정을 불태웠다. 또 신자들을 대할 때는 아버지와 같은 온정으로 인도했다.

무엇보다도 아우구스티누스의 빛나는 업적은 그가 세운 신학체계와 영성 신학, 철학과 관련한 수많은 저서로 드러난다. 실제로 그의 학문과 사상의 깊이는 초대 교회의 어느 학자보다도 단연 돋보였다. 그노시스, 도나투스, 마니, 펠라지오 등과 같은 이단과 싸워 교회를 보호했다. 위정자에서부터 농부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이들에게 서한을 보내 교리를 가르치고 진정한 성덕의 길로 인도했다. 그는 또 개인 생활비까지 절약해 가며, 과부나 고아들을 구제했다.

그 자신이 육(肉)과 영(靈)의 심각한 투쟁 후 주님의 은총으로 결국 영의 승리를 얻게 된 사실을 기록한 「고백록」은 수많은 죄인들에게 하나의 빛이었다. 「고백록」은 수많은 죄인들을 절망의 구렁에서 건졌으며 회개의 길로 인도했다. 하느님은 그렇게 그를 쓰셨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다. 429년 반달독이 로마에 침략 약탈한 후, 아우구스티누스 성인이 주교로 있던 북아프리카 지방으로 밀려들었을 때 아우구스티누스는 병상에 누워 있었다. 그는 자신이 다시 일어서지 못할 것이라는 것을 알았다. 그는 자신의 고통을 하느님께 바치며, 속죄의 시편 7장을 외운 후 그렇게 하늘로 올랐다. 430년 8월 28일, 76세의 나이였다.

하느님께서는 아우구스티누스를 왜 이 세상에 태어날 수 있도록 허락하셨을까. 하느님께서는 아우구스티누스가 세상에서 어떤 사람이 되기를 원하셨을까.

천천히 그의 삶을 처음부터 되짚어 보자.

아우구스티누스를 이야기할 때 어머니와 아버지의 영향을 말하지 않을 수 없다. 아버지는 이교인이었다. 욕심, 특히 재물에 대한 욕심이 많았다. 어머니는 연민과 자비로움을 몸에 안고 사는 분이었지만 아버지는 완전히 달랐다. 아우구스티누스는 아버지를 빼어 닮는다. 욕심많았던 그는 방탕한 삶을 살았다. 친구들과 어울려 다니며 나쁜 짓만 일삼았다. 엉터리 삶을 살던 아우구스티누스는 심지어 16살때는 사생아까지 낳는다. 정식 혼인을 하지 않고 아이를 낳은 것이다. 이런 상황을 볼때 아우구스티누스는 한 여인만 만난 것이 아니었을 것이다. 혹시 자녀가 속썩인다면 그리 큰 걱정 하지 않아도 된다. 불쑥 아이를 안고 집으로 들어오지 않는다면 웬만한 것은 그냥 넘어가도 된다. 아우구스티누스 같은 대 성인도 한때 방탕한 삶을 살았으니 말이다.

그런 아들을 어머니 모니카는 늘 걱정 속에서 바라봤다. 그리고 늘 기도했다. 그런데 여기서 눈여겨볼 것이 있다. 아우구스티누스는 방탕한 삶을 사는 가운데서도 마니교라는 이단에 깊이 빠졌다. 이 기간동안 아우구스티누스는 나름대로 기도도 열심히 하고 학문에도 매진했다. 하지만 진리는 공부를 많이 한다고 해서 깨닫게 되는 것이 아니다. 진리는 바른 공부 속에서 찾아온다. 그렇게 9년이 지났지만 아우구스티누스는 오히려 갈등과 번민과 번뇌에 쌓이게 된다. 방탕한 생활도 그에게 더 이상 재미를 주지 못했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다. 29~32세 경으로 추정된다. 절친했던 친구가 죽었다. 이후 아우구스티누스는 삶이 무엇인가에 대해 고민하게 된다. 사람은 감당할 수 없는 일이 생기면 훌훌 털고 떠나고 싶어 한다. 이러한 고민이 아우구스티누스를 로마로 향하게 한다.


정영식 신부(수원 영통성령본당 주임)
최인자(엘리사벳·선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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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10-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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