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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석진 신부의 세상살이 신앙살이] (50)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

죄책감 버리고 주님께 다가가는 봉사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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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자신의 삶을 충실히 살고,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는 성실한 형제님 한 분을 만난 일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분은 대화 중에 이런 말을 했습니다. “큰 죄인이기에 속죄하는 마음으로 늘 다른 사람들을 도와주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과거 이야기 하나를 들려주었습니다.

학창 시절 친구들과 함께 나이 많은 대학생들에게 시비를 걸어 싸움을 했는데, 자신이 안경을 낀 사람의 눈을 때렸답니다. 그런데 그 눈에서 피가 나는 걸 보고 도망쳤다고 합니다.

이후 오랜 시간이 흘러 신앙생활을 하던 중에 그때의 기억이 떠오르면서, 몇 달을 누군가에게 무섭게 쫓기는 꿈을 꾸었답니다. 그러면서 본인 스스로 내린 결론은 그 죄의 값을 갚기 위해, 평생 ‘희생, 극기, 봉사’를 하기로 했답니다. 그래서 제가 물었습니다. “그 삶 언제까지 사실 거예요?” 그러자 그분이 말했습니다. “언제까지가 있나요! 평생 해야죠.”

물론 사회가 점점 개인주의로 치닫는 이 시대에, ‘희생, 극기, 봉사’라는 말이 좋은 말이기는 합니다. 그리고 그 좋은 말이 좋은 행동이 되어, 함께 사는 사람들에게도 좋은 모범이 되면 더 좋을 수 있고요. 하지만 ‘희생, 극기, 봉사’가 단지 내면에 있는 ‘두려움과 죄책감, 속죄 의식’에 대한 ‘집착적 희생, 극기, 봉사’라면 이는 자신도 모르게 스스로가 만든 일그러진 하느님 상에 빠지는 것입니다. 이는 스스로를 망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지나친 두려움과 죄책감과 속죄 의식에서 오는 ‘희생, 극기, 봉사’는 시간이 지나면, 결국은 주변 사람들을 무척 불안하게 만들거나, 함께 있으면 왠지 불편하게 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렇게 사시는 분들 역시, ‘희생, 극기, 봉사’만이 가치의 전부라 생각하여, 그렇게 살지 않는 사람들에게 엄격한 잣대로 ‘희생, 극기, 봉사’의 삶을 강요할 수 있습니다.

과거 자신의 죄책감에서 오는 ‘희생, 극기, 봉사’는 물론 하느님과 화해할 수 있는 회심의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또한 참회의 성사를 통해서 하느님 사랑에 대해 체험할 수 있는 계기가 됩니다.

하지만 이는 진정한 나눔의 가치와 영적인 행복의 길로 승화되어야 합니다. 내면의 무거운 짐을 하느님께 내어 드릴 수 있는 용기를 가져야 합니다. 하느님 사랑에 대한 확신을 통해 건강한 영적 성장을 해야 합니다.

그래서 예수님 친히, 오늘도 우리에게 말씀하십니다. 무거운 짐을 지고 허덕인다면 나에게 오라고! ‘죄책감’ 그만 갖고, 제발 좀 주님께 다가가는 그런 삶을 좀 살았으면 합니다.


강석진 신부 (한국순교복자성직수도회)



[기사원문보기]
가톨릭신문  2010-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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