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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석진 신부의 세상살이 신앙살이] (58) 애 늙은이!

어린이답게 커야 건강한 어른으로 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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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어른스러운 행동들을 할 때, 어른들은 이구동성으로 말합니다. ‘야, 저 녀석 참으로 어른스럽네, 대견하네…’

그런데 문제는 그런 말을 듣는 아이가 ‘어른스러운 행동을 진정으로 하고 싶어서 했을까?’입니다. 왜냐하면 어린이는 어린이다운 특유의 천성과 행동이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보면 지나친 호기심, 행동한 후에 생각하기, 자신 소유의 장난감이나 인형이 세상의 전부라 생각하기, 현실과 가상을 구분 못하기, 신기한 것에 대해서 소리 지르기, 토라지고 잘 삐지기, 떼 쓰기(아이들이 떼를 쓸 때에는 반드시 이유가 있음), 자랑하기, 자기 것이라 소리 지르기, 먹는 유혹에 약함… 등이 있습니다. 이러한 어린이다운 특유의 행동을 하면서, 어린이들은 서서히 어린이답게 성장하고, 그런 행동들에 대한 가치를 스스로 부여하게 됩니다. 그리고 자신의 행동 결과에 대해서 부끄러움과 수치심을 가짐으로써 사회생활 안에서 할 수 있는 행동과 하지 말아야 할 행동을 깨닫게 되면서, 서서히 책임감과 이타심을 가진 어른이 되어가는 것입니다.

그런데 어린이가 어른스러운 행동을 미리 배우게 될 때, 이런 어린이들은 결국 어릴 때 하지 못한 행동을 커서, 어른이 되어 하려 한다는 것입니다. 한마디로 어린이가 어릴 때 ‘애 늙은이’가 된다면, 많은 경우 그 ‘애 늙은이 어린이’가 커서 ‘아이 어른’이 된다는 사실입니다. 거쳐야 할 과정을 충분히, 올바른 보호 아래 건강하게 거치는 것은 성장 발달에 중요한 의미를 가집니다. 그렇지 않은 경우 어른이 되어 그런 어린이처럼 행동한다는 것입니다. 은사 신부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신 적이 있습니다.

“제발 어린이가 까분다고 때리지 마라. 어릴 때 안 까불고 언제 까부나. 하지만 애가 어른처럼 행동하면 말려야 한다. 아이가 아이로 살 수 있게 해야 한다. 어릴 때 너무 어른처럼 커버린 아이들이 어른이 되면, ‘상담료’ 무지 많이 든다.”

저 역시도 예전에 정신과 병원에 근무할 때나 혹은 일선 상담 현장에서 만나는 어른들 중에 많은 ‘성인 아이’들을 보았습니다. 무분별한 관대함으로 이기적인 아이로 만드는 것도 문제고, 지나친 통제로 아이를 잡는 것도 안타까운 일이겠습니다만, 먼저 우리 자신의 현재를 보았으면 합니다. 지금 ‘성인’이 된 ‘나’ 자신! 건강한 어른이 되었는지, 혹은 ‘성인 아이’와 같은 행동을 하고 싶어 하는지를 보았으면 합니다. 자신을 제일 잘 아는 사람은 자기 자신이기 때문입니다.


강석진 신부 (한국순교복자성직수도회)



[기사원문보기]
가톨릭신문  2010-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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