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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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석진 신부의 세상살이 신앙살이] (63) 큰 일 하려면 자기 내면부터 다듬어야

서로를 건강하게 인정해 주는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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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갔다 온 꼬마가 엄마 품에 안겨, 울면서 소리칩니다.

“엄마, 나 학교 안 갈래. 선생님이 너무 미워 죽겠어. … 선생님은 내가 인사를 잘 하는데도 제대로 받지도 않아. 수업 시간에 다른 친구들에만 질문을 하고, 가끔 나에게 질문할 때는 내가 모르는 것만 어떻게 알고서 그것만 물어 봐. 수업 끝나고 집에 가는데 다른 친구들에게는 두 손으로 머리를 쓰다듬어 주시는데, 나는 한 손으로만 머리를 쓰다듬어 주셔.”

그런데 그 날저녁, 꼬마는 숙제를 하는데 온갖 색연필을 다 가지고 숙제를 합니다. 그래서 엄마는 다시 묻습니다.

“무슨 숙제인데 이렇게 예쁘게 하니?”

“응, 아무 것도 아냐. 그냥 내일 선생님이 내 숙제 잘 볼 것 같아서, 예쁘게 색칠하는 거야.”

그냥 웃음이 나오는 대화입니다. 하지만 그 꼬마의 모습이 어른이 되어서도, 타인에게 인정받고 싶어서 똑같이 생각하고, 똑같이 행동한다면 어떨까요! 그리고 그러한 인정의 욕구를 채우기 위해, 무모한 집착적인 모습을 보인다면 어떻게 될까요!

예전에 어느 정신과 병원에서 30대 중반의 아가씨를 치료적 협력 차원에서 몇 번을 만났습니다. 그런데 만날 때마다 1시간 이상을 계속 그곳 병원 의사 및 간호사 욕만 하였습니다. 그리고 그 병원의 모든 의료 체계부터 시작해서 환자들의 위생 및 급식 시설 등을 말하면서, 이 다음에 퇴원하면 그 병원 사람들을 다 사법 조치를 취하게 할것 이라고 말하였습니다. 그 후 그분의 생활을 의료진에게 물어 봤더니 하루 종일 치장을 하고, 씻고, 가꾸고…. 회진이 늦어지면 병실의 다른 환자들에게 화풀이를 하고, 그래도 분이 안 풀리면, 병원 전 직원이 긴장할 정도의 섬뜩한 일도 아무런 거리낌 없이 하곤 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아무렇지도 않는 듯 얼굴 치장을 하며 다음 회진 때 만날 의사와 간호사를 생각하면서 밤새 고민을 한다고 합니다.

‘인정받고 싶은 지나친 욕구’. 인정받고 싶은 마음! 대부분 사람들이 다 가지고 있는 욕구입니다. 하지만 그 욕구가 건강할 때에는 삶을 윤택하게 이끌어 주시지만, 그 욕구가 건강하지 못할 때에는 삶을 파괴합니다. 무슨 일이든 인정받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는 삶을 사는 것은 중요합니다. 하지만 주변 사람들이 인정받는 모습도 본인 스스로 겸허하게 인정해 주는 모습도 더더욱 중요하겠습니다. 서로가 건강하게 인정해 주는 삶, 서로가 건강하게 성장하는 삶이 되겠습니다.


강석진 신부 (한국순교복자성직수도회)



[기사원문보기]
가톨릭신문  2010-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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