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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석진 신부의 세상살이 신앙살이] (72) 자기 몸에 대한 소중함 (1)

‘만남과 이별’명확한 선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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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진 남자가 계속 자신을 힘들게 한다고 하소연하는 외모가 무척이나 탁월한 20대 중반의 아가씨를 20회 정도 상담을 한 적이 있습니다. 친구 소개로 찾아 왔을 때에는 그리 오래 상담할 것 같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20대 남녀의 ‘사랑’ 문제는 충분히 그러려니 하는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만나고’ ‘좋아지다’, ‘뭐든 할 수 있을 것 같다’가 ‘성격의 차이를 알고’, ‘헤어지고’, ‘울고’, 그러다 ‘시간 속에 잊어지고’, 시간이 지나 ‘다시 누군가를 만나고’! 사랑을 주제로 한 영화나 유행하는 노래 가사, 혹은 그 밖의 예술 작품 대부분이, 그런 ‘사랑’의 모든 감정들을 적절히 묘사하고, 표현을 해 왔기에, 그런 일반적인 감정을 경험해본 사람들은 예술을 통해 자신의 모습을 돌아보는 또 다른 공감 과정을 느끼게 됩니다.

‘만남과 이별’이 추억 안에 가득 담겨있는 인생의 20대의 시간은 비록 자기 자신들은 잘 모를 수 있을 정도로, 가끔 그 시절을 돌아보면 아팠지만, 분명한 것은 그 아픔만큼 성장했다는 것입니다. 아무튼 그 아가씨 역시, ‘비록 문제가 많았던’ 그 헤어진 남자 때문에 ‘죽을 만큼 아픈’ 감정 때문에 힘들어한다 생각했고, 몇 번 만나 그 아픈 이야기를 가만히 들어주다 보면 결국 자기 자리를 찾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가볍게 상담할 내용이라 생각했던 것이 점점 무거운 내용으로 넘어가기 시작했습니다. 그 아가씨는 ‘이별’이라는 감정을 올바로 분별하기를 어려워했고, 그래서 헤어졌다고 말은 했지만, 헤어진 후에도 계속 남자 친구와 아무렇지도 않게 만나왔던 것입니다. “조금 이해하기가 어렵네요. 분명 남자 친구가 문제가 많아서, 헤어졌다고 말하셨는데, 어떻게 헤어지고 난 후에도 계속해서 아무렇지도 않게 만날 수 있나요?”

그러자 오히려 그 아가씨는 눈을 둥그렇게 뜨며 말했습니다.

“헤어졌다고 하지만, 그렇다고 어떻게 헤어진 사람이라고 해서 안 만나고 살 수 있어요!”

비록 헤어짐은 아픈 것이지만, 헤어지고 난 후, 서로 헤어짐의 감정을 깔끔하게 잘 정리해야 ‘감정’에 끌려 다니지 않을 수 있고, ‘헤어짐’의 감정이 결국 ‘성숙’이라는 과정으로 이끌어 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아가씨는 그 후에도 ‘헤어짐’의 감정을 잘 정리하지 못하다 보니, 그 남자 친구는 ‘헤어지지 않았구나! 여자 친구가 모든 것을 다 이해했구나!’라는 생각을 갖게 되어, 계속해서 ‘연인’의 감정으로 힘든 사랑을 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아무튼 그 아가씨는 ‘자기 몸에 대한 존중감’이 거의 없다보니, ‘자기 존중감’이 무척이나 약해있었습니다. <다음 주에 계속>


강석진 신부 (한국순교복자성직수도회)



[기사원문보기]
가톨릭신문  2010-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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