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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석진 신부의 세상살이 신앙살이] (75) 권위와 힘

평소 지향하는 생각이 사람을 죽이고 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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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 어느 임금이 자신의 신하 두 명을 불러서 말했습니다.

“이웃 나라에서 ‘칼’이라는 것을 발명하여, 사신을 통해 그것을 선물로 가져다주었소. 자! 여기 두 자루의 ‘칼’을 그대들에게 줄 터이니, 이것을 한 달 동안 사용하고 난 후, 사용 용도를 나에게 말해 주시오.”

한 달 뒤 임금은 두 신하를 불러 ‘칼’이라는 것을 어떻게 사용했는지를 물었습니다.

“전하. 저는 그 ‘칼’이라는 것이 무척이나 날카롭고 예리하여 백성들을 위협하거나, 혹은 죽이는데 사용했습니다.”

다음으로 두 번째 신하가 대답했습니다.

“전하. 저는 그 ‘칼’이라는 것이 무척이나 날카롭고 예리하여 백성들을 먹이는 음식을 만들 때 재료를 썰거나, 다듬는데 사용했습니다.”

두 신하는 각자 나름대로 ‘칼’을 사용했다 말할 수 있지만, ‘칼’이라는 것을 받는 순간부터 그것을 타인을 돕는 무언가로 사용하려는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면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이는 비록 ‘날카롭고 예리한 것’을 선물 받았다 할지라도, 평소 타인을 돕고자하는 지향을 갖고 있다면, 그 어떤 것도 타인을 돕는 ‘건강한 도구’로 바뀌리라 생각해 봅니다.

가장 작은 집단으로서 가족, 그리고 크고 작건 간에 각자가 사회 안에서 몸담고 있는 여러 공동체, 혹은 어느 직장이나 단체 모임 안에는 그 집단을 이끌어 가는 책임자가 있고, 그에게는 보다 원활한 집단의 운용을 위해 ‘권위’와 ‘힘’이 부여됩니다. 하지만 책임자에게 ‘권위’와 ‘힘’을 주었을 때 평소 ‘사람과 삶에 대한 이해와 고유한 가치관’에 따라서 그것을 타인을 위협하거나 타인에게 상처를 주고 심지어 그 영혼을 죽이는 ‘폭력’으로 사용하는 사람이 있고, 혹은 동료들을 일치에로 이끌고, 든든한 위로와 도움이 되는 ‘버팀목’ 역할로 사용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특히 ‘권위’와 ‘힘’을 ‘폭력’으로 사용하는 사람들은 ‘집단의 안정을 위해서’라는 말을 지나치게 강조합니다. 이렇게 ‘집단의 안정’을 지나치게 강조하는 사람들은 달리 말해서, 자신의 ‘지위와 명예’만을 지키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데, 이들의 대표적인 특징은 늘 불안해하고, 초조해 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들의 불안정한 모습은 정작 본인만 모르고, 다른 사람들은 다 안다는 사실입니다. 안타깝게도 말입니다.

지금 ‘날카롭고 예리한 권위와 힘’을 선물 받는다면, 어떻게 쓰고 싶으십니까? 분명한 것은 자신이 느끼는 삶에 대한 이해와 가치관에 따라 달라질 것입니다. 평소에 자신의 마음을 안정감있게 두는 것, 결국 자신과 타인 모두를 안정감 있게 둘 수 있는 힘이 될 것입니다.


강석진 신부(한국순교복자성직수도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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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11-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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