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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석진 신부의 세상살이 신앙살이] (77) 성직자·수도자 가족으로 산다는 것

‘신앙적·사회적 모범’부담 갖지말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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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부부로서 도저히 함께 사는 것이 불가능했지만, 그렇다고 ‘이혼’을 생각하기에는 무척 어려움을 겪고 있었던 몇몇 부부를 상담한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들이 어려움을 겪는 이유로 가족 중에 ‘성직자, 수도자’가 있었던 분들이 많았습니다. ‘성직자, 수도자’의 가족으로 ‘종교적’인 이유가 크게 자리를 잡고 있어, 다른 사람들보다 이중, 삼중으로 마음의 몸살을 안고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이혼’뿐 아니라 ‘정신과 문제’, ‘자살’ 혹은 ‘낙태’ 등 여러 가지 사회적 문제 안에서도 ‘성직자, 수도자’의 가족이기에 쉽게 다른 사람들에게 그 문제를 말하지 못하고, 가족 내에서만 끙끙거리며 힘들게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는 이들을 상담 현장에서 종종 보게 됩니다.

그렇습니다. 성직자, 수도자들의 가족은 본의 아니게 여러 가지 어려움을 남몰래 안고 살아갑니다. 특히 신앙생활을 하면서는 ‘성직자, 수도자’의 가족이기에 특별한 모범은 보이지 못한다 할지라도 타인의 눈을 의식하면서 몸가짐과 마음가짐을 조신하게 해야 할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성직자, 수도자’들은 자신의 가족들에게 그런 것에 구애받지 않고, 편안하게 신앙생활하시라고 말은 하지만, 정작 ‘성직자, 수도자’의 가족들은 그게 말처럼 쉽지 않습니다. 특히 가족 안에 ‘성직자, 수도자’를 지향을 두면서 희생, 봉사를 하는 행동들을 볼 경우에는 무척 안쓰럽습니다.

‘성직자, 수도자’로 살아가는 이들은 자신이 선택한 삶이지만, 그 삶이 때론 힘들기도 하기에 어디 가서 그 힘든 것을 하소연하지 못하고, 가끔 휴가 때나 외출 때 집에 가 가족들에게 자신의 힘겨움과 하소연을 괜한 짜증과 신경질로 풀 경우가 있습니다. 그것까지도 온전히 감내하면서, ‘성직자의 길, 수도자의 길’을 선택한 자신의 가족이 그 길을 잘 가기만을 기도하며 살아갈 때, 그냥 머리가 숙여집니다.

한국교회의 현재 ‘성직자, 수도자’의 숫자로 볼 때 그 가족의 숫자는 짐작건대 10만 명 이상일 수 있습니다. 가까운 친족까지 계산할 경우, 더 많은 숫자가 ‘성직자 혹은 수도자’의 가족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들이 ‘성직자, 수도자’의 가족으로서 느끼는 기쁨만큼 고통을 동반하며 살아가기에, 그 모든 것들을 기도 안에서 극복하는 그 마음에 박수를 보냅니다.

그러면서 마음의 큰 부담 없이 매일을 살기를 바라봅니다. ‘성직자, 수도자’의 이웃, 혹은 동료 신자 분들에게는 ‘성직자, 수도자’의 가족들이 기도 안에서 행복할 수 있도록, 부담스러운 시선으로 그들을 바라보지 않았으면 합니다. 이것 또한 쉽지 않겠지만 말입니다.


강석진 신부(한국순교복자성직수도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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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11-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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