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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석진 신부의 세상살이 신앙살이] (78) 철이 든다는 것!

인정받고 싶은 마음의 짐 내려놓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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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어진 자기 일과 자기 직분에 맞는 삶을 조용히 살아가시는 분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분 역시, 주변 사람들에게 시기와 질투를 받고는 했답니다. 그래서 하루는 그분에게 “사람들이 그렇게 뒤에서 험담하거나, 질투하는 것을 알면서도 아무렇지도 않으세요?”하고 물었습니다.

이 말 속에는 그분이 좀 세상에 대해서 화도 내고, 시기 질투하는 이들에게 똑같이 삿대질도 하면서 옳고 그름을 따져 본때를 보여주기를 바라는 마음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분 대답은 이러했습니다.

“사람들이 나를 바보라 놀릴 때, 내가 정말 바보 같은 짓을 하는 것을 사람들이 보고 하는 말이라면 그 사람들이 나를 제대로 보고 하는 말이겠지요. 하지만 내가 바보 같은 짓을 하지도 않았는데, 사람들이 나를 ‘바보 같은 놈’이라고 말한다면 그것은 그 사람들의 잘못이겠지요. 사람에 대해서 스스로 잘못을 저지르는 그런 사람들의 그릇된 감정까지 내가 얽매일 필요는 없다고 봐요!”

좋은 말씀. 하지만 지금 내가 그렇게 살지 못한다는 생각에 부러움에 화를 내면서, “아니, 그러면 선생님처럼 살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하고 물었습니다.

“나도 이간질하는 사람과 관계를 이용하여 자기 잘난 척 하는 사람이 싫어요. 또한 모든 사람에게 인정받고 싶어서 ‘내가 한 거 어때요?’라고 물어보는 사람에게는 ‘정신 좀 차리라!’고 말해주고 싶지요. 사실 나도 젊었을 때 사람에 대한 호기심 때문에 이간질도 해봤고, 나를 드러내고 싶어 거짓말도 했고, 인정받고 싶어 가족들을 볶았고, 싫은 사람은 인상 쓰며 대했지요. 그런데 결국은 ‘시간’인 것 같아요. 시간이 사람을 좀 빨리 철들게 하거나 혹은 좀 더디게 철들게 하는 그 차이인 것 같아요. 나는 남들보다 좀 빨리 철든 것이 은총이에요. 그래서 내가 철들 동안 기다려 준 가족들과 주변 사람들에게 늘 감사할 따름이에요.”

사실 상담 오는 분, 대부분은 자신이 철들고 싶거나 혹은 가족 중의 누군가를 철들게 만들고 싶어 그 시간을 좀 앞당기고 싶어 오는 분들이 많습니다. 이에 상담자들이란 ‘철 들것 같지 않은 이들과 그들 주변의 사람’들에게 ‘당신은 아직 철들 수 있는 희망과 가능성’이 있고, ‘당신 삶, 다시 행복하게 시작할 수 있다’는 말을 공식적으로, 권위를 가지고 해 주는 사람인 듯합니다.

그렇다면 ‘철든다’는 것이 무슨 의미일까요? 그것은 그 선생님의 경험처럼 지나치게 타인에게 호기심을 갖거나 과장되게 자신을 인정받고 싶은 욕구의 무거운 짐을 이제 좀 속 편하게 내려놓는 것을 뜻하고, 자신을 편안하게 돌아보는 마음의 시간을 가지겠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망령’날 때까지 철들지 않을까 걱정하기보다 ‘철이 드는 것’, 시간도 필요하지만 스스로 마음의 짐을 내려놓는 결심부터 시작해 봅시다.


강석진 신부(한국순교복자성직수도회)



[기사원문보기]
가톨릭신문  2011-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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