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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석진 신부의 세상살이 신앙살이] (86) 변덕 속에 담긴 이야기에 귀 기울이기

‘변덕쟁이’긍정적 시선으로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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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정이 또 바뀌었어! 도대체 왜 그래!”, “아무리 마음에 안 들어도 그렇지, 같이 하기로 했잖아! 약속을 했으면 책임을 져야지. 신뢰가 안 가!”

살면서 소위 ‘변덕이 죽 끓듯 하는 사람’을 만난 적이 있을 것입니다. 아니, 지금도 그런 사람 때문에 힘겨워하거나 혹은, 앞으로도 그런 사람을 계속해서 만날 수 있을 것입니다. 사실 ‘변덕스러운 사람’들은 어떤 결정이나 일상의 감정이나 혹은 마음들이 수시로 바뀌기에 그들의 생각이나 행동을 종잡을 수 없습니다.

하지만 그들의 입장에서 볼때 그들 역시 나름대로 좀 더 잘 해보고자 하는 마음이 있기 때문에 자주 바뀌어 버리는 것일지도 모릅니다.그래서 ‘변덕(變德)’이라는 단어의 한자에 ‘덕(德)’이라는 말을 쓰는 것도 그 이유인 듯합니다.

때로는 여성들이 남성들보다 더 ‘변덕’이 심하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하지만 여성을 폄하하는 풍조 때문에 만들어진 말 같습니다. 남자는 변덕스럽지 않은가? 남자도 얼마나 변덕스러운지 경험해 본 사람들은 다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변덕’은 성별에 따라 다르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아무튼 ‘변덕스러운 사람’ 때문에 힘들다면, ‘변덕’의 외적 행위만 볼 것이 아니라, ‘왜 그렇게 하루에 수십 번씩 마음이 변할까’를 긍정적으로 생각해보면 어떨까 합니다.

예를 들어, 뭘 그리 좀 더 잘 해 보려고 자신의 마음을 이랬다, 저랬다 바꾸는지, ‘변덕스러운 감정’을 통해 무슨 말을 진심으로 하고 싶어 하는지, 무슨 생각을 지나치게 골몰히 하고 있기에 어제 내린 결정을 오늘 바꾸고, 오늘 바뀐 결정을 내일 또 번복하는지를 생각해 보면 어떨까요?

‘보이는 행동’만이 아니라 ‘그 행동 안에 담겨있는 마음’에 초점을 맞춰 자연스럽게, 조심스럽게 그들을 바라봐 주고, 충분히 자기 생각을 표현할 수 있도록 변덕 속에 담긴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 준다면, 변덕 속에 늘 주저하고 있는 자기 자신, 변덕 속에 갇힌 내적 상처, 변덕 속에 담겨있는 불안감들을 스스로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럴 때 ‘변덕’의 횟수가 점차 낮아질 것이고, 좀 더 자신을 솔직히 바라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지게 될 것입니다.

‘변덕스러운 사람’ 때문에 힘들어하시는 분! 좀 힘들더라도, 관계 안에서 좋은 신뢰감을 쌓아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주변에서 그러한 노력을 기울여줄 때, 그들은 더 이상 ‘변덕’을 심리적 도구로 쓰지 않을 것이고, 더욱이 자신과 주변에 대한 건강한 신뢰가 생겨나게 될 것입니다. 그럴 때 변덕은 좋은 덕으로 바뀔 수 있을 것입니다.


강석진 신부 (한국순교복자성직수도회)



[기사원문보기]
가톨릭신문  2011-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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