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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성적 삶으로의 초대Ⅱ] (5) 영성이란 무엇인가 (5)

‘근본적 영성’은 영성생활의 기본/ 가장 완전하고 안락한 평화·행복감 느낄 수 있어/ 특수영성에 대한 집착과 영적인 혼란 사라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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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 희망, 사랑, 기도, 은총, 청빈, 정결, 순명, 휴식, 침묵, 성실함….

근본적 영성은 영성생활의 기본 중의 기본이라고 말했다. 그런데 이 근본적 영성은 기본이자 근본이면서 동시에 가장 포괄적인 영성이다.

모든 가톨릭 영성을 쓸어 담는다. 근본적 영성 안에서 모든 가톨릭 영성이 나오며, 동시에 그 영성들을 분별하는 기준이다. 말하자면 처음이자 끝이다.

근본적 영성만이 원천 샘물이다. 스승이고, 기준이다. 근본적 영성을 제시하신 하느님만이 우리의 대장이다. 그래서 거역할 수 없는 명령이다. 군대 훈련병이 사격장에서 명령, 지시를 따르지 않고 개인행동하면 큰 사건이 발생될 수 있다. 이 절대 명령을 들어야 한다. 근본적 영성 품안에서 우리는 가장 완전하고 안락한 평화와 행복을 만끽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근본적 영성을 제대로 알면 우리는 분열을 극복할 수 있다. 일선 본당을 예로 들어보자. 부정하고 싶지만 몇몇 본당에는 신자들 간 반목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바오로 사도도 코린토 교회의 분열 때문에 골치를 앓았다.

“마치 여러분이 저마다 ‘나는 바오로 편이다’ ‘나는 아폴로 편이다’ ‘나는 케파 편이다’ ‘나는 그리스도 편이다’하고 말한다는 것입니다. 그리스도께서 갈라지셨다는 말입니까?”(1코린 1,12-13)

주변의 본당에도 ‘파’가 많다. 먹는 파가 아니라 ‘레지오파’ ‘꾸르실료파’ ‘성령기도회파’ ‘ME파’ ‘나눔의 묵상회파’등이다. 근본적 영성을 모르면 각 파들이 세력 다툼을 할 수 있다. 근본적 영성을 제대로 알면, 모든 특수 영성은 저절로 그 안에 녹아들게 된다. 그리고 영적인 혼란도 사라진다. 특수 영성에 대해 집착하지 않게 된다.

또 근본적 영성을 모르면 특수 영성의 좁은 틀에만 빠져 사는 오류를 범할 수 있다. 예를 들면 프란치스코 재속회 회원들은 자칫 더 큰 것을 보지 못하고 재속회 회헌에 함몰될 수 있다. 각 수도회, 신심 단체, 신심 운동 등 특수 영성은 모두 근본적 영성에 뿌리를 두고 있다. 믿음 희망 사랑을 고백하고 기도하며, 순명과 청빈, 정결을 각 삶의 자리에서 지켜 나가야 한다. 그럴 때 특수 영성도 더욱 빛을 발하게 된다.

레지오 마리애에 몰입하던 신자가 어느 날 단원들의 행동에 실망하면, 바로 냉담에 빠지는 경우가 많다. 소공동체 모임을 열성적으로 주도하던 신자가 마음의 상처를 받아 신앙을 잃는 경우도 봤다. 이렇게 우리는 성당 각 단체에서 활동하면서 실망하고 상처받을 수 있다. 누구 때문에? 사람 때문이다. 예수님은 실수하지 않고, 우리에게 상처 주지 않는다. 사람이 실수하고 상처 준다. 근본적 영성이 있다면 이런 위기를 잘 극복할 수 있다. 하지만 특수 영성 그 자체에만 매달린 사람은 이런 위기를 겪으면 쉽게 흔들린다.

레지오든 성령 기도회든 그 각각의 공동체 안에는 근본적 영성이 있다. 특수 영성 속에서 근본적 영성을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수도자의 경우는 예외지만 평신도는 어떤 특별한 신심행위를 하더라도 그 중 70 이상은 근본적 영성에 뿌리를 두고 있어야 한다. 영성생활의 30는 특수 영성에서 좋은 영양분을 공급받는 것이고, 나머지 70는 근본적 영성이 되어야 한다. 이렇게 근본적 영성에 뿌리를 두게 되면 본당 내 단체 간 반목은 사라질 것이다.

이처럼 근본적 영성이 중요하다고 해서 우리 각자의 개인 영성의 중요성이 간과되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하느님께서 우리 각자에게 변하는 상황에 따라 어떤 역량을 주실지 모른다. 이 점에서 개인 영성이 중요하다. 그런데 개인 영성은 근본적 영성에 바탕해, 특수 영성에서 영양을 섭취할 때 진정한 완성을 이룰 수 있다.

모든 영성을 통합하는 근본적 영성에는 오류가 없다. 특수 영성과 개인 영성은 오류가 있을 수 있다. 따라서 우리는 늘 근본적 영성에 비추어 나 자신을 쇄신해야 한다.

일선 본당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신자들에게 근본적 영성의 가치를 제대로 심어주는 것이 아닐까 싶다. 특히 신망애 삼덕과 기도생활, 은총의 생활, 이 5가지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청빈 정결 순명의 덕은 나중에 별도로 정진하더라도, 앞서서 5가지만이라도 몸에 배게 할 필요가 있다. 그러면 웬만한 영적 위기는 쉽게 극복할 수 있다.

지금까지 근본적 영성에 대해 살펴봤다. 이제 특수 영성에 대해 보다 구체적으로 알아보기로 하자.


정영식 신부 (효명고등학교 교장)



[기사원문보기]
가톨릭신문  2011-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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