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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석진 신부의 세상살이 신앙살이] (105) 인내 속에 싹튼 깊은 신뢰(2)

성장기 자녀에게 부모는 ‘닮고 싶은 롤모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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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기 자녀들에게 성(性) 역할 모델로서 부모 존재는 ‘앞으로 어떤 사람이 되고 싶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내적 가치관과 ‘이런 상황에서는 어떤 말을 하고 저런 상황에서는 어떤 행동을 하거나 처신하는지’에 대한 외적 행동을 하는데 중요한 영향을 미칩니다.

특히 중학생 정도의 남자에게 ‘아버지’ 존재는 성인으로 성장해 나가는데 있어 자기 형성을 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할 때가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기대감이 큰 만큼 부모, 특히 아버지의 존재가 자신의 이상형이 되지 못한다 생각할 때 오는 절망감은 오히려 더 견고히 마음의 문을 닫아 버리게 합니다.

요즘 부모들은 중학생 자녀의 성장 발육이나 생각하는 것이 예전과는 너무 확연히 달라 ‘중학생 자녀를 어른으로 보기에는 어린 것 같고, 그렇다고 어리게 보기에는 다 커버린 것 같은 어른’으로 느껴져 양육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호소합니다. 그래도 아직 희망이 있는 것은 고등학교를 졸업한 많은 젊은이들이 사춘기 시절 이해하지 못했던 ‘아버지’를 다시금 이해하는 경우들이 생겨 대화 중 ‘그때 우리 아빠가 그래서 그렇게 했었구나’라는 말을 종종 하곤 합니다.

이번 가족의 경우에서도 중학생 아들은 자신은 다 커서, 아빠와 동격의 존재를 이루고 있기에 ‘늘 명령만 하는 아빠’와는 상종도 하기 싫어했습니다. 그래서 여행을 하면서 대화를 통해 서로를 이해하고 ‘명령’식의 아빠 성격이 어쩌면 가정을 유지시켜 오는 아빠 나름의 중요한 역할임을 알게 되기를 바랐습니다.

여행이 끝난 보름 후 그 아빠와 단둘이 만났습니다. 얼굴 표정은 밝았고, 만나자마자 먼저 ‘좋은 여행이었고 감사합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안도의 한숨을 쉰 나는 ‘여행이 너무 좋아서 너무 쉽게 아빠와 아들이 좋아진 것 아니냐’고 물었습니다. 그러자 ‘사실 여행 처음에는 답답해서 죽고 싶을 정도로 힘들었지만, 마지막에 서로를 알게 되었다’고 말해주었습니다. 그리고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해주었습니다.

“사실 제 성격상 중3 아들에게 여행계획 전부를 맡긴다는 것 자체가 힘든 결정이었지요. 그래도 아들이 짠 여행 계획을 따라줄 생각이었는데 막상 도착해 보니 계획 자체가 아예 없었어요. 순간 ‘이 휴가를 얼마나 어렵게 냈는데’하면서 울화통이 터지더라고요. 여행 동안 아들은 나와 하루 세끼 밥을 같이 먹어주는 것 외에는 하루에 단 한 시간, 서로 얼굴을 맞대며 대화 나누는 시간 자체를 지겨워했어요. 아니, 나와 함께 있는 것 자체가 싫은 것처럼 앉으면 시계만 쳐다보더군요. 정말 아들놈을 실컷 때려주고 싶은 마음뿐이었어요.”

(다음 호에 계속)


강석진 신부 (한국순교복자성직수도회)



[기사원문보기]
가톨릭신문  2011-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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