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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석진 신부의 세상살이 신앙살이] (115) 채워지지 않는 욕망의 자국들

시기·질투심 생길 때 기도·묵상으로 극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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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끼는 친한 동생이 있습니다. 부모님을 포함해 그 집 식구들 모두가 법 없어도 살 수 있는 착한 분들입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지 그들의 표정이 밝지 않았습니다. 무슨 일이 있는지 궁금했지만 말을 해주지 않아 모른 척하며 지냈습니다.

그러다 하루는 그 동생이랑 만날 기회가 있어 이리저리 달래며 물었더니 그때서야 ‘식구들이 부지런히 해오던 일을 동네사람 몇 명이 고발을 해서 가족들이 마음의 고통을 겪고 있다’는 말과 결국 법적조치의 결과만을 기다리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이후 몇 시간 동안 사건의 전말을 들어보니 원인은 그 집 식구들이 하는 일이 더 잘 되는 것처럼 보이자 ‘사촌이 논을 사면 배가 아프듯’ 동네사람 몇 명이 그 식구들을 고발한 것이었습니다. 몇 달이 지난 지금, 그 일은 계속해서 불미스러운 일들로 번지고 있었습니다.

사람이면 누구나 젊은 날에 꿈과 희망을 가지고 험난한 인생길을 헤쳐 나갑니다. 하지만 그 꿈과 희망이 주변여건과 환경으로 인해 원하는 대로 되지 않을 경우, 체념을 통해 자신의 한계에 봉착하다가 중년을 넘기면서 현재 먹고 살 수 있는 자기 일에 만족하며 살아갑니다.

그런데 그렇게 중년을 보내다가 누군가 과거의 꿈과 희망을 인내와 끈기를 통해 이루어 가는 것을 볼 때면 차츰 혼란스러워 집니다. 더군다나 그 사람이 자신과 어린 시절을 함께 보낸 친구거나, 자신의 가까운 이웃이거나 혹은 젊을 때 겉으로는 친하게는 지냈지만 마음속으로는 자신과 비교해서 능력이 별로라 생각했던 사람이라면 문제가 다릅니다.

그 사람을 보고 있자니 속은 뒤틀려지고 괜히 분노하고 주변사람에게 짜증과 화를 내고, 자신과 비슷한 처지의 사람을 만나게 될 경우 그 사람에 대해 뒷담화를 풀어냅니다. 예를 들어 기억조차 나지 않는 어릴 적 흠을 들추어내거나, 학창시절 좋지 않았던 표양 혹은 불과 몇 달 전 이유 없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 그 모든 것에 대해서 흥분하며 떠듭니다.

그렇게 험담하다가 현재 잘 되고 있는 그 일을 트집 잡기 시작하면서 ‘아마도 이러저러한 잘못된 일이 있을 거야’하는 생각을 하고, 그 안에 미움과 증오의 감정 군더더기를 붙이게 됩니다. 결국 서로 간에 감정의 생채기를 내고, 시비가 붙고, 괜한 행패를 부리거나 직간접 폭력을 휘두르면서 양쪽 모두가 해결되지 않을 감정의 찌꺼기를 뒤집어 쓴 채 며칠이고 몇 달이고 분노의 진창에서 헤어나지 못하게 됩니다.

그렇습니다. ‘시기와 질투’를 통한 채워지지 않는 욕망의 감정을 마음속에 오래 담아두면 돌처럼 굳어져 타인에게 던질 경우 큰 해를 끼치는 ‘무서운 무기’가 됩니다. 특히 성실하게 노력하는 사람에게까지 이유 없는 분노를 쏟거나 시비를 걸게 합니다. 지금 혹시 ‘시기와 질투’의 감정이 들끓고 있다면 기도나 묵상을 통해 채워지지 않은 욕망의 굴레를 잘 살펴 걷으셔야 할 것입니다. 그래야 자신도, 가족도, 모두가 함께 살 수 있습니다.


강석진 신부 (한국순교복자성직수도회)



[기사원문보기]
가톨릭신문  2011-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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