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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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성적 삶으로의 초대Ⅱ] (21) 계시에 대해서…(6)

하느님의 섭리와 계시는 ‘말씀’에 있다/ 성경을 현재 의미로 승화시키고 깨달은 바를 행동으로 실천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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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의 계시는 어떻게 접할 수가 있을까.

무엇보다 제일 중요한 것은 성경이다. 성경에는 4000년 전부터 하느님께서 섭리하신 내용이, 하느님의 뜻이 담겨 있다. 성경에는 그 장대한 세월동안 진행된 하느님의 섭리와 계시가 집약되어 있다.

계시의 또 다른 한 물줄기는 성전, 즉 거룩한 전통을 통해 내려오고 있다. 교부들과 교회의 가르침 그리고 교리 등을 말한다. 성경과 성전 모두 중요하지만 특히 성경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따라서 하느님의 계시를 이해하기 위해선 성경을 좀 더 깊이 있게 이해해야 한다. 주교님들과 신부님들이 성경공부를 강조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런데 많은 신앙인들이 성경을 어려워한다. 이유가 있다. 당연하다. 성경은 옛날 책이고 우리는 오늘을 산다. 소위 말하는 갭(gap)이 있다는 말이다.

4000년 전과 지금은 다를 수밖에 없다. 아브라함 시대는 청동기였다. IT시대에 청동기 시대의 이야기를 의미 있게 받아들인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그 갭을 줄여주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바로 ‘신학’이다. 아우구스티누스, 토마스 아퀴나스 등 이름만 들어도 쟁쟁한 분들이 신학자였다. 교회의 두 기둥이신 이분들을 비롯해 수많은 신학자들이 그동안 나타났고, 성경과 그 속에 담긴 계시들을 학문적으로 풀어냈다. 이들은 각각 그 시대에 가장 맞는 해석을 통해 인간들의 삶을 하느님께로 이끌었다. 여기서 신학은 성경을 해석하는 만큼 계속해서 변화되어야 한다. 교리도 계속 변화 적용되어야 한다. 그래야만 하느님께서 주신 계시가 뭔지를 오늘날의 차원으로 깨닫게 된다. 이 깨달음을 멈추면 계시는 닫히는 것이다.

그런데 이보다 더 중요한 문제는 이렇게 계시를 풀어내는 것이, 정신적 이해 차원에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정신적인 차원이든 마음의 차원이든 아무리 내면적으로 정리했다고 하더라도 마지막 실천은 몸으로 하는 수밖에 없다. 마음은 뛰어다닐 수 없다. 정신도 뛰어다닐 수 없다. 뛰어다니는 것은 몸이다. 마음이 눈을 통해서 뛰어다니고 정신이 입을 통해서 뛰어다니고 귀를 통해서 뛰어다니고 손을 통해서 뛰어다닌다. 정신과 마음은 내면에서 정리하는 것이고 마지막 적용은 몸으로 하는 거다. 몸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다시 한 번 알 수 있다.

신심 깊은 할머니들의 눈을 보면 그 안에 정신을 뛰어 넘는 마음의 차원에서의 겸손함이 가득 들어있음을 보게 된다. 신심 깊은 할머니들의 눈에는 하느님께 대한 희망의 눈빛이 담겨 있다. 하느님께 대한 사랑의 눈빛이 담겨 있다. 겸손과 순명의 눈빛도 담겨 있다. 좋은 게 다 담겨 있다. 육신 안에 말이다. 정신은 안 돌아다닌다. 영도 안 돌아다닌다. 육신을 통해서 행동화된다. 그래서 계시의 적용에서는 육신이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눈 한 번 어떻게 뜨느냐, 입 한 번 어떻게 여느냐를 보면 그 안에 정신이 담겨 있고 그 안에 마음이 담겨 있다. 내면으로 아무리 신심이 깊다고 하더라도 눈을 이상하게 뜨고, 말을 함부로 한다면 그 사람은 아직 계시를 이해하지 못한 사람이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계시의 적용은 몸으로 하는 것이다.

그리스도교는 계시 종교다. 하느님께서 열어 보이신 것을 받아서 나도 열어 보여야 한다. 열어 보이신 것은 받아들이지 않고, 설사 받아들였다 해도 나 자신이 열어 보이지 않는다면 계시를 살지 못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선 개인적 차원에서, 그리고 공동체적 차원에서 함께 노력해야 한다. 세상의 것을 받아들이면 보여줄 것이 세상의 것 밖에 없다. 하느님께서 열어 보여주신 것을 받아들이면 하느님의 것을 보여줄 수 있다.

우리는 성경을 오늘날의 의미로 승화시켜 깨달아야 하고, 그 깨달음을 통해 사회의 모든 분야를 이해하고, 몸으로 살아야 한다. 문제는 적용이다. 어떻게 적용하는가 하는 것이다. 다음 주에 구체적 이 적용의 문제에 대해 생각해 보자.


정영식 신부 (수원교구 군자본당 주임)



[기사원문보기]
가톨릭신문  2011-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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