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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성적 삶으로의 초대Ⅱ] (29) 마음의 성향들 (1)

합치·연민·융화 있어야 참된 인간 역량 발휘/ 인간의 네가지 성향은 하느님께서 주신 ‘선물’/ 주님 뜻 맞는 삶 위해 계속해서 묻고 추구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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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본격적으로 우리 자신을 영적으로 들여다 볼 시간이 됐다. 인간마음의 형성(Formation of the human heart)에 대해 진지한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그동안 계시에 대해 많은 설명을 한 것은 지금부터 시작하는 글의 주춧돌을 놓기 위함이었다. 그동안의 일반적 영성 신학들은 주로 밖에서부터 안으로의 연구방향을 지녀왔다. 이는 하느님에 중심을 두고, 인간을 관람객으로 전락시킬 위험성이 있다. 이래서는 몇몇 특수하고 뛰어난 영성가들의 증언을 감탄하고 바라보는 것만으로 영성 신학이 그칠 위험이 있다. 나는 미국의 현대 영성가인 아드리안 반 카암 신부의 접근법을 제기해 보고자 한다. 바로 인간으로부터 출발해 하느님께 다가가는 방법이 그것이다.

이를 위해선 먼저 하느님께서 인간 안에 미리 형성시켜 놓으신 마음의 성향들에 대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

마음의 성향은 많으나 가장 중요한 중심성향으로 4가지 요소가 있다.

‘합치’(congeniality)‘연민’(co mpassion)‘융화’(compa tibility)‘역량’(co mpetence)이 바로 그것이다.

‘합치’란 하느님 안에 있는 원천, 기원(genesis) 대해서 신실하게 존재하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는 하느님과 닮은꼴로 지어졌다(창세 1,27 참조). 즉 내 안에 있는 하느님 존재를 찾아서 그 안에서 머무는 것이다. 하지만 여기서 또 의문이 생긴다. 하느님 안에서 머문다는 것은 과연 무엇인가. 쉽게 말하면 합치란 ‘계속해서 찾는 것’을 의미한다. 그분의 뜻이 무엇인가를 계속해서 추구하는 것이다. 하느님과의 합치를 위해선 먼저 ‘Who am I’(나는 누구인가)를 물어야 한다. 내가 누구인지, 또 내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알아야 한다. 쉽게 말하면 합치란 ‘계속해서 찾는 것’을 의미한다. 그분의 뜻이 무엇인가를 계속해서 추구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하느님과 계속해서 대화해야 한다. 그렇게 해서 현재 실행해야 할 소명이 무엇인지, 나의 삶의 궁극적 소임이 무엇인지 깨달아야 한다. 묻지 않고, 추구하지 않으면 깨닫지 못한다. 알지 못하면 행동할 수 없다. 나 자신이 지닌 목적과 소임을 알지 못하면 방향을 잃고 아무렇게나 살게 된다. 행동하지 않으면 일치할 수 없다.

또한 우리는 ‘연민’성향을 가지고 있다. 우리는 근본적으로 나약하고 부족하며 한계가 있는 존재이기에 상처가 많다. 따라서 치료를 받아야 한다. 깨어진 항아리의 상처는 보듬어져야 한다. 우리는 이해하고 용서해야 한다. 우리는 이해받고 용서받아야 한다. 용서를 청하고 용서를 받고, 용서를 받고 용서해야 한다. 나 자신의 육신과 정신에만 갇혀 생활한다면 우리는 영적 성장에로 나아갈 수 없다.

그래야 비로소 ‘융화’가 일어난다. 융화란 우리가 구축할 삶의 형태와 합치된 상태를 견지하면서 우리가 구체적으로 여기서 그리고 지금 처해 있는 상황 속에서 다른 이들과 편안하게 있을 수 있는 능력이다. 거꾸로 말하면 이웃들과 편안하게 지내지 못하고 비판하고, 판단하고, 불평하는 이들은 하느님과 합치할 마음이 없는 것이다. 내 마음대로 한다는 것은 하느님을 생각하지 않는 것이다. 적어도 하느님과 합치할 수 없는 사람들이다. 하느님의 뜻을 헤아릴 수 없기 때문이다. 이 합치, 융화, 연민은 이제 역량에 가 닿는다. 마음으로부터 합치, 융화, 연민이 있어야 세상을 향한 참된 인간 역량을 발휘하게 된다.

이 네 가지 인간 마음의 성향, 합치, 연민, 융화, 역량은 우리의 전 존재가 통합을 지향하도록 이끌어 간다. 공명(조화로움, Consonance)을 향해 움직여 나가게 한다. 동양적으로는 조화, 조화로운 삶이라고도 할 수 있다. 공명은 조화보다도 더 생동감 넘치는 용어이기 때문에 내가 사용하고 있는 용어다. 오케스트라가 정적이지 않고 아주 생동감 넘치게 균형 잡힌 멜로디를 내듯 하는 것이 바로 공명의 상태다.

합치, 융화, 연민, 역량 등 4가지 인간 마음의 성향은 주어진 선물이다. 은사다. 이 선물은 세속의 108번뇌를 녹일 뿐만 아니라, 나아가 108번뇌 안에서도 108가지 이상의 깨달음을 얻을 수 있게 하는 영적 은총이다. 우리는 이렇게 우리 매일의 일상생활 한가운데서 하느님의 놀라운 은총을 필요로 하는 창조물들이다.

우리는 하느님이 내안에 처음부터 심어주신 합치, 연민, 융화, 역량의 능력을 계속 성장시켜야 한다. 하느님은 이런 바탕 속에서 우리를 계속적인 성장(지속적 형성 on-going form ation)에로 초대하신다.


정영식 신부(수원교구 군자본당 주임)



[기사원문보기]
가톨릭신문  2012-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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