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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성적 삶으로의 초대Ⅱ] (32) 마음의 성향들 (4)

‘참 인간’되기 위해 외경·경외심 중요/ 외경 … 인간에 대한 한없는 사랑·존경/ 경외 … 높으신 분을 향한 공경·두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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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는 식당에 가면 옆 사람은 아랑곳하지 않고 큰소리로 떠드는 사람이 많다. 특히 10명 20명씩 모여 회식을 하는 사람들은 마치 식당을 전세 낸 것처럼 떠들어 댄다. 목소리 큰 사람들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내 목소리 들어달라’는 사람들이 많아서 그렇다.

인터넷에서 큰 목소리로 다른 사람의 조용한 논리를 누르려는 사람, 자동차 접촉 사고가 나면 차에서 내리면서부터 소리를 지르는 사람, 아이가 잘못할 때 큰소리 지르는 엄마, 회사에서 부하 직원의 행동이 맘에 들지 않는다고 소리 지르는 상사, 거래처와 전화 통화하면서 소리부터 질러 상대방의 기를 꺾으려는 사람 등이 그런 사람들이다. 이들은 세상을 온통 싸움판으로 인식한다. 조용한 대화를 통해 문제 해결을 하려 하지 않고 내 목소리만 들리게 하려 한다. 물론 개인적인 능력의 문제, 과거의 상처 등 여러 콤플렉스 때문에 그럴 수도 있다. 어쨌든 불쌍한 사람들이다. 이런 사람들은 인간 마음의 형성이 제대로 되어 있지 않다. 이런 사람들이 많다 보니 사회 전체가 온통 싸움판이다. 그 싸움도 룰이나 규칙이 있는 싸움이 아니라 마구잡이식 싸움이다. 어떻게 해야 이 싸움판이 잠잠해질까. 어떻게 해야 이 시끄러운 사회가 조용해질까. 이를 위해선 사회 구성원 각자가 스스로의 마음을 어떻게 형성시켜 나갈지 고민해야 한다.

인간이 참 인간이 되는, 인간이 하느님이 원하시는 그런 인간이 되는 그 중심에 경외(敬畏)와 외경(畏敬)이 있다.

외경은 리스펙트(respect), 존경이다. 인간에 대한 존경이다. 외경에는 인간에 대한 한없는 사랑과 존경이 들어 있다. 반면 경외(Awe)는 저 높은 곳을 향한 공경하고 두려워하는 마음이다. ‘오!’라며 자연을 바라볼 때 터져 나오는 것은 경외다. 이는 인간만이 가지고 있다. 강아지에게는 경외심과 외경심이 없다. 하늘을 두려워하지도 않고, 다른 강아지에 대한 외경도 없다, 강아지들끼리 서로 존경하는 것을 본 일이 있는가. 옆집 마을 강아지가 방문했는데 우리집 강아지가 존경해서 잘 모시고 자신의 밥그릇까지 내어주는 일을 봤는가. 개에게는 상호간에 대한 존경이 없다. 힘센 개와 약한 개, 밥을 주는 주인과 밥을 주지 않는 이방인만 있을 뿐이다.

인간만이 경외심과 외경심을 가지고 있다. 인간만 가지고 있기에 참 인간으로 형성되기 위해선 경외와 외경을 지키고 키워나가야 한다.

경외…. 인간 삶 살이 전체가 모두 경외스럽다. 하늘의 해를 올려 봐도 경외스럽고, 땅을 밟는다는 것 자체가 경외스럽다. 자동차 운전을 하면서도 경외스럽고, 길가며 옆에 서 있는 작은 건물 하나를 봐도 경외스럽다. 모든 것이 경외스럽지 않은 것이 없다.

외경…. 눈에 보이는 사람들마다 모두 존경스럽다. 물론 존경스럽지 않은 사람들이 있다. 외경의 덕을 잊고 살아가는 사람들도 많다. 자기만 잘났다는 사람들, 그리고 지극히 오만한 사람들, 스스로 똑똑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독선적인 사람들, 다른 사람에게 피해가 가건 말건 나와 가족만 잘되겠다는 사람들, 툭하면 소리 지르는 사람들(목소리 큰 사람들), 다른 사람의 능력에 빌붙어 살아가면서 스스로 능력있다 착각하는 사람들…. 이런 사람들은 존경 대열에 들어오지 못한다. 이들은 고쳐야 한다. 하지만 이런 사람들은 극소수다. 어쩌면 이 치열한 사회의 경쟁을 뚫고 윗자리에 선 사람들이 대부분 이런 사람들일지도 모른다. 이런 사람들은 다른 사람을 존경하지 않는다. 하느님께서 심어주신 외경심을 버리고 살아간다. 나 혼자 잘났기에, 나 혼자 잘되고 싶기에, 다른 사람이 어찌되건 내가 잘살아야 하기에 다른 사람에 대한 외경심이 없다. 이런 사람들은 구원을 위해 더 큰 노력을 해야 한다.

그 출발점은 인간에 대한 외경과 하늘에 대한 경외다. 하느님이 인간 안에 심어주신 외경과 경외를 버리고 살아가면서 어찌 다른 사람으로부터 외경을 바라고 하늘과 자연으로부터 충만한 은혜를 받을 수 있겠는가. 이런 사람들은 진정 하느님이 원하시는 그런 인간다운 삶을 살지 못한다. 인간이 인간이 되는 그런 삶을 살지 못한다. 하느님께서 나를 창조하신 그 섭리를 구현해 내지 못한다.

그렇다면 경외심과 외경심을 어떻게 하면 잘 키워 나갈 수 있을까.


정영식 신부 (수원교구 군자본당 주임)



[기사원문보기]
가톨릭신문  2011-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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