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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석진 신부의 세상살이 신앙살이] (131) 자유, 그 놀라운 몸짓이여 (1)

현대무용 배우며 내면의 군더더기 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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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우리 수도회에서 운영하는 대월 아카데미센터에서 현대무용을 열심히 배우고 있습니다. 그 춤을 배우는 즐거움 때문에 일주일을 사는 즐거움이 쏠쏠합니다. 처음 현대무용을 배우고자 했을 때는 사실 살을 빼려는 목적이 있었지만, 이제 두 달 정도 배우고 난 후에는 살 빼는 목적을 넘어 나의 내면의 군더더기를 빼고 싶은 마음이 더 크게 생겼습니다.

하지만 막상 춤을 배우는 시간이 되면 처음 시작부터 40분 동안 스트레칭을 하는데 그 시간이 너무나도 고역의 시간이긴 합니다. 그동안 한 번도 사용하지 않은 굳은 근육과 신경세포들을 하나씩, 하나씩 자극하는데 그 고통은 잠깐씩, 지옥을 다녀온 듯한 기분이 들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스트레칭이 끝나면 곧이어 몸이 날아갈 듯 가벼워지는 것을 느끼면서 육체적 긴장과 함께 정신적 긴장마저 풀리고 비로소 나와 내 몸이 솔직히 만나는 그 순간을 체험하게 됩니다.

20분 정도 기본적인 현대무용 동작을 선생님을 따라 배우는데 깊은 숨소리와 함께 연결되어 이어지는 춤 동작은 가히 아름답기까지 했습니다. 한 동작은 다음 동작을 위한 배경이 되고, 몸이 몸에게 주는 뛰고 뻗고 도는 동작의 탄성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것을 선명하게 볼 수 있었습니다. 기본 스텝과 함께 상체의 몸과 하체의 몸이 자연스럽게 따라가는 것을 보면서, 몸을 자연스럽게 놓아두면 몸은 몸짓대로 그렇게 움직여진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평상시 현대무용 춤꾼들의 멋진 동작을 볼 때마다 환성을 지르곤 했는데, 그러한 동작들이 이렇게 오랜 시간 몸 풀기 작업을 통해 얻어진 결과라는 것을 생각해 볼 때, 세상 모든 것들 가운데 어느 것 하나 철저한 기본기를 필요로 하지 않는 것이 없다는 것을 또다시 깨닫게 됩니다.

춤을 배우는 시간이면 현대무용 선생님은 수강생들에게 늘 강조합니다. ‘지금 자신이 할 수 있는 만큼, 그만큼 최선을 다하면서 몸짓을 하시라.’ 그래도 선생님은 은연중에 우리가 좋은 춤을 추기 위한 몸의 표현을 위해 평소 조금씩 다리를 찢거나 팔과 몸들을 유연하게 하는 운동을 꾸준히 하기를 강조하십니다.

춤 배우는 시간이 끝나갈 무렵, 선생님이 그날 영감을 받은 작품의 몸짓 한 부분을 10분 정도 가르쳐주시며 그 동작 그대로를 따라 춥니다. ‘예수님의 부활과 그것을 지켜보는 베드로의 마음’ ‘화가 뭉크의 외침과 배반하여 도망가는 유다의 절규’ 등의 주제가 있는데, 현대무용 안에 영감과 동작이 호흡하는 것이 신기했습니다.

비록 지금은 따라하는 수준이지만 ‘언젠가는 나의 몸이 나의 내면 언어를 표현할 수도 있겠구나’하는 그러한 설렘의 희망 또한 가져봅니다. 그러던 어느 날, 평소와 같이 몸 풀기를 한 후 선생님은 수강생들에게 지금 이곳 강당 전체를 사용하여 마음껏 편안하게 걸어보라고 요청하셨습니다. 자연스럽게, 편안하게 말입니다. 그런데 그 말을 듣는 순간, 앗! (다음 호에 계속)


강석진 신부 (한국순교복자성직수도회)



[기사원문보기]
가톨릭신문  2012-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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