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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성적 삶으로의 초대Ⅱ] (36) 마음의 성향들 (8)

생동감 넘치는 조화로운 삶 구현하자/ 인간, 우주 조화 중심에 서있는 아름다운 창조물/ 육체·정신·마음 함께 움직여 공명의 신비 깨달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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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명(Consonance, 共鳴, 하느님 뜻과의 조화)의 삶이 중요하다고 했다. 그런데 이 공명은 단순히 손에 잡히지 않는 신기루 혹은 관념이 아니다. 이론적인 개념이 아니다. 자기만족 혹은 자기 환상적인 것도 아니다. 공명은 구체적이고 생기 있는, 생동하고 살아 있는 그 무엇이다.

공명은 하느님의 기운을 생생히 느끼면서 경탄하는 것이다. 즐겁거나 괴로울 때도, 웃거나 울 때도 오직 하느님의 신비스런 섭리에 대해서 경탄하는 것, 그것이 공명이다. 이 공명은 인간만이 느낄 수 있다.

해와 달의 조화, 사계절의 조화, 웅장한 바다 안에서 일어나는 신비스런 조화 등 세상에는 모두 조화로 가득하다. 인간은 대자연과 법칙의 그 조화 안에서 살아간다. 그런데 그 조화는 죽어 있는 물리적 수학적 박제가 아니다. 생동감이 가득하다. 물론 인간은 이러한 조화의 주인이 아니다. 그 아름다운 생동감을 만들어 낼 수 없다. 인간 스스로의 조화도 구현해 내지 못한다. 하지만 하느님의 창조물인 만큼 그 조화의 중심에 서있다.

하느님께서 창조하신 본래 인간의 모습도 조화 그 자체다. 눈으로 본 것이, 손으로 만지고 입으로 맛본 것이 뇌로 연결돼 구현해내는 수많은 파생 작용들을 보라. 얼마나 신비롭고 조화로운가.

이러한 조화가 이제 이웃, 주어진 상황, 세계 내 관계에 있어서 생동적인 조화로 승화돼야 한다. 이것이 공명이다. 세상이 고통스럽고, 구정물로 가득한 것은 공명의 신비를 깨닫지 못해서 그렇다.

그렇다면 이러한 문제를 어디에서부터 바로잡을 수 있을까.

경제문제를 조금 해결한다고 해서 바로잡힐까. 대가족, 핵가족 등 가족 구조를 바꾼다고 해서, 사회 문화를 조금 바꾼다고 해서 문제 해결이 가능할까. 아니다. 세상 모든 사람들이 노동의 굴레에서 벗어나 최소한의 노동을 하고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휴가를 받아 즐기며 보낸다면 문제가 해결될까. 자본주의가 무너지고 순수한 의미의 공산주의가 구현되면 문제가 해결될까. 아니다.

세상 모든 문제의 출발점은 인간 개개인이 참인간의 모습을 구현해 내는 것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 참인간의 모습은 공명의 인간이다. 하느님의 모든 계획과 조화를 이루는 삶, 하느님의 섭리와 조화를 이루는 삶의 모습이 참인간의 모습이다.

세상의 모든 문제를 조목조목 따져보라. 세상에서 일어나는 대부분의 문제는 인간 스스로의 문제로 귀결된다. 그런데 이 문제들을 경제, 정치, 사회적으로 풀려고 해서는 안된다.

모든 것이 인간으로 통한다. 인간이 깨달으면 모든 문제가 해결된다. 우리들이 생동감 넘치는 조화로운 삶을 구현해 내겠다는 깨달음이 있으면 모든 문제가 한꺼번에 풀릴 수 있다.

그렇다면 이제 우리는 작은 매듭 하나를 풀 단서를 얻었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대부분의 문제가 이미 문제가 아니라고 했다. 오히려 문제가 있다면 내 문제라고 했다. 내가 인간을 깊이 깨닫지 못하고 살아왔기 때문에 그렇다고 했다. 그동안 우리 대부분은 육체와 정신만 함께 움직였다. 하지만 마음은 함께 움직이지 못했고, 또 그렇게 깊은 관심을 가지지 못했다. 그래서 우리는 대부분의 시간을 부조화의 상태에 머물러 있었다. 공명이 아닌 불공명의 상태에 머물고 있었다. 마음을 되살려야 한다. 그동안 육체와 정신에 기울였던 관심을 마음에도 보여야 한다. 그래서 이제는 ‘생동감 넘치는 공명적인 나’로 바꾸어야 한다. 그러면 모든 문제는 자동으로 풀리게 되어 있다. 결국 중요한 것은 ‘나’다.

혹시 지금 내가 처한 상황 때문에 마음이 불편한가. 생동감 있는 조화로움 속에서 살아가지 못하고 있는가. 활기가 없고 모든 일이 짜증나는가. 늘 피곤하고 삶의 의미를 느끼지 못하고 있는가.

“Who am I?” 나는 지금 누구인가. “How am I?” 나는 지금 어떤 모습인가. 나는 지금 생동감 있는 조화로운 모습인가 아니면 생기를 잃고 부조화의 중심에 서있는가를 물어야 한다. 내가 조화롭지 못하면 이웃과의 관계, 상황과의 관계 등 모든 게 조화롭지 못하게 된다. 안타깝다.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우주 조화의 중심에 서있는 가장 아름다운 창조물이면서도 스스로 조화에서 떨어져 고통 받으며 살아가고 있다.


정영식 신부 (수원교구 군자본당 주임)



[기사원문보기]
가톨릭신문  2012-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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