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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어쩌나?] (154) 왜 화를 자주 낼까요?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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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Q. 남편은 일상생활에서 너무 자주 화를 냅니다. 집안일이건 회사일이건 간에 심지어 성당에서 단체활동을 하면서도 집에만 오면 화를 내서 결국 단체에서도 나와버렸습니다.

 남편이 화를 내는 이유를 들어보면 다 맞는 말이라고 생각이 되는데 너무 자주 화를 내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사람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까지 듭니다. 그런데 남편은 저를 보고 무디고 사회의식이 없는 여자라고 나무라기조차 합니다. 정말 그런지요?
 

 A. 우리가 흔히 하는 말 중에 `성격 안 좋다` 혹은 `성질 더럽다`는 말이 있습니다. 어떤 사람이 작은 일에 자주 화를 내고 예민하게 반응할 때 이런 소리를 듣습니다. 그런데 분노는 그런 사람들뿐만 아니라 인생을 살아가는 모든 사람에게 힘겨운 숙제입니다. 한 번에 풀 수도 없고 풀리지도 않는 어려운 숙제이지요.

 평생을 데리고 살아야 하는 불청객 같은 감정. 그래서 어떤 종교에서는 `분노는 마음의 독`이라고 까지 할 정도입니다. 그래서 많은 이들이 분노를 없애려고 하거나 분노를 드러내지 않으려 합니다. 그러나 정말 분노표출을 하는 것이 항상 좋지 않은 것인가 하면 그렇지도 않습니다.

 우선 분노를 표출하는 것은 스트레스를 없애주고 긴장을 감소시켜줍니다. 분노는 대개 욕구가 충족되지 않은 데서 오는 좌절감과 연관된 내용이 많습니다. 그런데 분노를 표출하게 되면 이런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습니다. 긴장을 푸는 일시적 수단이 된다는 것입니다.

 또 분노표출은 자기 안의 심리적 고통과 불안감, 병적 죄의식 같은 힘겨운 감정에서 잠시 벗어나게 해줍니다. 화를 내는 동안만큼은 당당하다는 것입니다. 분노 표현은 자기방어적 기능을 합니다.

 억울한 일을 당했음에도 화를 내지 않는다면 견딜만한가 보다 하면서 무관심해지거나 `건드려도 가만히 있네?`하면서 또다시 해코지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마치 동네 꼬마들이 순한 강아지를 괜스레 발로 차는 것과 같은 일이 생기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 순한 강아지가 으르렁거리거나 혹은 발을 확 물어 다시는 건드리지 못하듯 분노 표출을 하면 함부로 대하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이처럼 분노표출은 유용한 것인데 왜 좋지 않은 것이라고 하는가? 모든 분노표출이 좋지 않은 것이 아니라 지속적 분노표출이 좋지 않다는 것입니다.

 미국의 심리학자 레드포드와 버지니아 윌리엄스는 「화가 부르는 것」이라는 저서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적대적 신드롬 상태에 놓인 사람들은 강도 높은 예민함, 자기방어라는 인식하에 다른 사람들에게 공격적으로 행동하려는 충동을 자주 느끼고, 언어적ㆍ실제적 태도에서 저돌적 행동을 하고 그러한 행동이 적대감을 강화시키고 충동에 대한 자제력을 잃게 하는 악순환에 빠지게 한다. 결국 대처능력을 상실하고 다른 사람들과 불화를 일으켜 스스로 소외당하는 지경에 이른다."

 불이 모든 것을 태우듯 지속적 분노는 자기 인생을 파괴합니다. 따라서 지나친 분노는 잘 다스릴 필요가 있습니다. 분노를 다스리는 평소 훈련 중에 가장 중요한 것은 이웃을 사랑하는 마음과 다른 사람이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 자애심을 키우는 훈련입니다.

 사람은 본래 이기적입니다. 그래서 세상 모든 것이 다 내 뜻대로 되기를 원하고, 모든 것이 나를 중심으로 이뤄지기를 바랍니다. 특히 어린 시절에 그런 마음이 가장 강합니다. 집안에서 부모에게서 일방적 사랑을 받은 아이들은 더 심하고요. 그러다가 나이를 먹고 사회에 발을 들여 놓으면서 그런 마음으로 살기 어렵다는 현실을 깨닫고 조금씩 자기를 포기해가는 과정을 밟으면서 어른이 돼 갑니다.

 그러나 이기적 마음에서 비롯된 어른 행위는 기만적 행위, 눈 가리고 아웅하는 식의 행위여서, 마음 안의 적대감이 해소되지 못해 작은 일에 버럭버럭 화를 내면서 살기에 `좁쌀영감``밴댕이 소갈딱지`란 빈정거림을 들으면서 살게 됩니다.

 따라서 우리가 정말 자기도 편하고 다른 사람들에게서 좋은 평가를 받으려면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주님 가르침처럼 이웃 사랑을 자기 몸처럼 하는 훈련을 해야 합니다. 즉, 다른 사람이 잘못되기를 바라는 못된 마음을 누르고 모든 사람이 잘살기를 바라는 마음을 키워야 합니다.

 그 실천 방법으로는 고통받는 이웃과 가난한 이웃, 힘겨운 인생을 살아가는 사람들을 위해 기도하는 시간을 매일 갖는 것입니다. 특히 내 마음을 힘겹게 만든 원수 같은 사람들을 위해 당장은 마음이 가지 않더라도 주님께 그들을 봉헌하고 잘 이끌어 주십사 기도하는 시간을 갖는 것이 참 중요합니다.

 그런 이타적 기도생활이 우리에게 마음의 평안함을 가져다주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시간이 되면 힘겹게 사는 사람들을 위해 봉사활동도 하기를 바랍니다. 그러면 마음 안의 적개심이 줄어들고 부드러운 성격이 될 것입니다.


홍성남 신부

(한국가톨릭상담심리학회 1급 심리상담가, 그루터기영성심리상담센터 담당)

 cafe.daum.net/withdoban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12-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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