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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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어쩌나] 239. 인정욕구는 잘못된 것인가요?

홍성남 신부 (가톨릭영성심리상담소장, 상담전화: 02-727-2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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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Q. 저는 사람들이 저를 인정해주길 바라는 마음이 강합니다. 그런데 제가 그런 말을 했더니 성당에 다니는 주위 분들이 신앙인들은 사람들에게 인정을 받으려고 하지 말고 하느님의 인정만 받으면 된다면서 아직도 마음이 신앙인의 길에 들어서지 못했다고 하는데 정말 그런가요? 사람들에게 인정받고 싶은 제 마음이 세속적인가요? 저를 비난하는 분들은 정말 참 신앙인의 길로 가는 분들인가요? 제가 그분들의 말을 따라야 하나요?

 
 A. 형제님이 들으신 것처럼 간혹 `사람들에게 인정받고 싶은 욕구는 좋은 것이 아니다. 미성숙한 사람들이나 그러는 것이다` 하면서 인정욕구를 부인하거나 경멸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런 사람들 자신은 사람들에게 인정받는 것에 전혀 마음이 없는 것처럼 행동하고 마치 세속을 초월한 듯이 보이려고 합니다. 이런 반응을 보이는 분들은 사실 `나처럼 살아봐` 하는 마음을 가진 사람들입니다. 즉 노골적으로 사람들의 인정을 받으려고 하지는 않지만, 우회적으로 인정받고 싶은 강렬한 욕구를 가진 사람들입니다.

 만약 어떤 신앙인이 정말로 하느님만을 바라고 사람들로부터의 인정받음에 대하여 전혀 연연하지 않는다면 다른 사람들이 사람의 인정을 구하는 것에 대해 절대로 비난하거나 무시하지 않습니다. 대개 가짜 신앙인들, 사람들에게 인정받고 싶은 마음이 강한 속물 신앙인들이 자기는 안 그런 척하면서 사람들이 자기를 대단한 인물로 봐주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그런 병적 행위를 합니다.

 이런 분들이 가진 문제는 `자기 의심`입니다. 대개 정서적으로 결핍된 부모님으로부터 제대로 보살핌을 받지 못하거나 혹은 부모님으로부터 인정이나 칭찬 혹은 관심의 대상이 되지 못한 아이들은 내적 불안감이 크고 자신에 대한 불신감이 감당키 어려울 정도로 큽니다. 이런 아이들은 과도한 인정욕구를 갖게 되는데, 건강한 방법으로 인정받고 싶어 하는 것이 아니라 형제님이 만난 사람들처럼 위장된 자아를 만들어 사람들을 현혹하고 다른 사람들이 자기를 대단한 존재로 여기게끔 합니다. 이들은 늘 인정받고 싶은 욕구에 시달리기 때문에 만약 누군가가 자신을 비난하면 적대감을 가지고 싸우려고 합니다. 따라서 형제님은 그런 말을 하는 분들을 멀리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사람들로부터 인정받고 싶은 욕구는 아주 자연스러운 것입니다. 우리가 인간성을 유지하고 건강한 대인관계를 맺으면서 살려면 인정욕구를 어느 정도 채워주어야 합니다. 즉 인정욕구에 대해 거부감을 갖거나 죄책감을 갖지 말고 갈증이나 배고픔처럼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야 합니다.

 루카복음 9장 18-21절을 보면 주님께서도 사람들로부터 인정받고 싶어 하셨다는 대목이 나옵니다. 주님께서 제자들에게 사람들이 나를 누구라고 하더냐고 물으십니다. 그리고는 재차 그러면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생각하느냐고 물으십니다. 바로 인정욕구에 대해 언급하신 것입니다. 주님께서도 사람들에게 인정받기를 원하셨는데 하물며 사람인 우리야 더 하겠지요.

 심리학자들은 사람이 다른 사람들로부터 인정받고 싶어 하는 욕구가 하등의 것이 아니라 상당히 높은 수준의 욕구라고 했습니다. 자신의 인생을 더 키우고 싶은 사람들에게 있어서 주위 사람들이 주는 인정과 칭찬이 소중하다고 말하는 심리치료사들은 부지기수입니다. 우리가 기도문이 끝날 때마다 `아멘` 하고 크게 응답하는 것도 바로 기도하는 사람의 뜻을 전적으로 인정해 준다는 말입니다. 또 음악을 연주한 사람들, 그림을 그린 사람들 혹은 강연을 마친 사람들에게 박수를 쳐주는 것은 무슨 의미일까요? 바로 인정욕구를 채워주기 위한 의미있는 행위입니다.

 `신명 나다, 신바람 나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바로 사람들로부터 인정과 칭찬을 받았을 때 사람의 마음 안에서 일어나는 긍정적 감정들이 신명이고 신바람입니다. 물론 인정욕구도 다른 욕구와 마찬가지로 지나쳐서는 안 됩니다. 인정욕구가 지나친 사람들은 끊임없이 다른 사람들로부터 확인을 받으려고 하고 그렇지 않은 경우 심하게 좌절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런 유형의 인생은 다른 사람들을 피곤하게 하기에 절제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예를 들어 음식을 만든 주부가 매번 가족들에게 `맛이 어떠냐, 잘했느냐, 못했느냐`고 물으며 가족들의 반응에 지나치게 민감하게 반응한다면 참 피곤한 일이겠지요.

 따라서 인정욕구는 적절하게 채워주되 지나칠 경우에는 자신의 미성숙함에 대해 자기 성찰을 하거나 그래도 안 될 경우 전문 상담을 받을 필요가 있습니다.


   ※홍성남 신부님과 상담을 원하시면 010-5032-7422로 `문자`를 보내주세요. 전화는 받지 않습니다.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14-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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