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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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어쩌나] 245. 제가 왜 이런가요?

홍성남 신부 (가톨릭영성심리상담소장, 상담전화: 02-727-2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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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Q. 저는 이십 대 청년입니다. 세례를 받고 난 후 주님의 말씀을 따라 기도도 많이 하고 다른 사람들을 사랑하려고 노력하는데 잘 안 되네요. 다른 사람이 잘되면 말로는 칭찬하고 잘했다고 하는데 사실 속으로는 괜스레 화가 나고 질투가 납니다. 그리고 제가 미워하는 사람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받아주어야 하는데 겉으로는 사과하고 다 이해한 듯이 하는데 마음은 그렇지를 못합니다. 이런 제가 싫습니다. 주위 분들은 마음을 다하지 않으면 진실한 사랑이 아니라고들 하시는데 저는 신자 자격이 없는 것이 아닌가 하는 자격지심이 듭니다. 제가 어떻게 해야 신앙인으로서 거듭날 수 있을까요?
 


 A. 형제님은 마음이 건강한 사람입니다. 왜냐하면 자신의 문제를 알고 그것을 고치려고 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정말 문제는 모르고 문제가 아닌 것을 문제라고 생각하셔서 정말 문제가 무엇인지에 대해 말씀드리지요.

 첫째 사람의 마음은 단시간 내에 바뀌지 않는다는 것을 아셔야 합니다. 마치 운동선수들이 오랜 시간 훈련을 해야 실력이 쌓이듯이 사람의 마음도 오랜 시간을 노력해야 겨우 바뀔 듯 말 듯합니다. 그런데 형제님은 너무 급하게 자신의 마음을 바꾸려고 하고, 바뀌지 않는 자기 마음을 미워하는 것이 문제입니다. 그러다가 자칫 신경증적 문제들이 발생할 수 있으니 자기 자신을 받아들이는 훈련부터 하시길 바랍니다.

 두 번째 문제는 사람의 마음은 본성적으로 이기적입니다. 그래서 다른 사람이 잘되면 배가 아픈 것이지요. 인간이 가장 행복할 때가 언제냐는 질문에 많은 사람이 자기가 무엇을 가졌을 때보다 다른 사람이 나보다 못할 때 행복감을 느낀다는 답변이 나왔다고 합니다. 바로 이것이 사람 마음의 이기적인 면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사람의 마음은 세 살짜리 어린아이들과 유사합니다. 세상일이 다 내 뜻대로 되기를 바라고 그렇지 않으면 있는 대로 성깔을 부립니다. 그래서 다른 사람, 특히 내가 미워하는 사람을 사랑한다는 것이 어렵다는 것입니다. 간혹 마음을 다해서 사랑하지 못했다고 말하는 분들이 계시는데 진심을 다한 사랑을 하기가 어려운 것이 사람의 마음입니다. 그러니 마음을 다하지 못했다고 자신을 질책하지 마시고 그런 마음을 가지려고 노력한 자신을 칭찬해야 합니다. 형제님이 신앙인으로서 거듭나고 싶다고 하시는데, 행여 거듭난다는 의미가 지금의 나를 싫어하고 새로운 나를 만들고 싶다는 의미라면 절대로 그런 생각을 해서는 안 됩니다.

 자기 얼굴이 밉다고 거듭나기 위해서 성형수술을 하는 처녀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고친 얼굴이 늘 마음이 드느냐 하면 그렇지 않습니다. 그래서 또 뜯어고치고 또 뜯어고치고 하는 성형중독증에 걸리는 것인데 마음 역시 그렇습니다. 마음을 고치려고 할수록 자칫 신경증적 증세에 시달릴 수 있습니다. 기도는 많이 하는데 짜증을 많이 내는 분들이 바로 그런 분들입니다. 자기 자신을 몰아붙여서 지치다 보니 짜증을 내게 되는 것이지요. 심지어는 미워하는 사람들이 더 많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자기 마음을 미워하면 투사가 심해져서 외부의 사람 중에서 자신의 결점과 유사한 결점을 가진 사람들을 미워하게 됩니다. 마치 마음에 안 드는 옷을 입고 가는데 자기와 같은 옷을 입은 사람을 만났을 때 무의식적으로 미워하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주님께서는 이웃사람을 사랑해야 한다고 강조하셨습니다. 사람이 이기적으로만 살면 인간 공동체가 멸망할 것이기에 서로 사랑하려고 해야 공동체가 건강해지기에 강조하신 것입니다. 그런데 사람의 마음은 다른 사람을 사랑하게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서 이웃사랑은 그야말로 훈련에 훈련을 거듭해야 합니다. 그래서 신앙생활을 영신수련이라고 하는 것이지요.

 형제님은 자신을 미워하지 말고 자신을 받아들이면서 벅차지 않은 범위 내에서 이웃을 사랑하기 위한 노력을 하시기 바랍니다. 마음이 다하지 않더라도 절대 실망하거나 자기 혐오감을 갖지 마시고요.


   ※홍성남 신부님과 상담을 원하시면 010-5032-7422로 `문자`를 보내주세요. 전화는 받지 않습니다.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14-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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