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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어쩌나] 250. 세월호 참사는 왜 일어났나 ④

홍성남 신부(가톨릭영성심리상담소장, 상담전화: 02-727-2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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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세월호에서 희생된 학생들의 부모님들 마음이야 그야말로 처참한 지경이고 거의 전 국민 특히 어머니들은 정신적으로 우울증에 걸린 분들도 많다고 합니다. 그러나 학생들의 죽음은 아무 의미 없는 것이 아니라 우리 사회의 문제점을 적나라하게 드러나게 하고 우리가 소홀히 한 것들의 소중함을 다시 일깨워주는 누구도 할 수 없는 일을 만든 의미 있는 죽음이라는 해석도 있습니다. 이런 말들을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답: 그렇습니다. 학생들의 죽음이 준 충격은 모든 국민을 정신적으로 무너지게 할 정도로 컸습니다. 그리고 모든 국민으로 하여금 우리가 지금껏 무엇을 위해 살아왔는가 하는 것에 대해 깊은 반성을 할 시간을 주었습니다.

우선 가족 간 사랑에 대해 생각하는 가정이 많아졌다고 합니다. 그동안 우리 가정은 핵가족이라고 하면서 동시에 콩가루 집안 같은 가정이 많았습니다. 부부가 서로 마음이 멀어지고 아이들도 부모와 심리적 거리감을 느끼면서 여러 문제가 생겼습니다. 그런데 이번 참사는 내 자식이 언제라도 부모 곁을 떠날 수 있다는 불안감을 야기했고, 그래서 평소에 갈등이 심했던 가정에서 자식의 소중함을 다시금 되새기는 부모들이 많아졌다고 합니다. 또한 학생들도 팽목항에서 눈물 흘리는 부모들 모습을 보면서 자식들에 대한 아버지 어머니들의 사랑이 어떤 것인지를 확인하고 전과는 달리 부모 마음을 상하지 않게 노력하려는 모습을 보인다고 합니다. 예전보다 가족애가 두터워진 것입니다.

두 번째는 거의 모든 국민이 무엇을 위해 살 것인가 하는 인생가치에 대해 깊은 숙고를 하게 됐습니다. 그동안 우리는 ‘개처럼 벌어서 정승처럼 쓴다’는 말도 안 되는 가치관을 금과옥조처럼 여기고 살아왔습니다. 그래서 우리 사회가 껍질만 선진국이고 내면은 천민자본주의니 후진국이니 하는 소리를 들었던 것인데 이번 참사가 돈을 하느님처럼 생각하는 그런 풍조가 어떤 일이 일어나게 하는지 그 참혹한 결말을 가르쳐준 것입니다. 그리고 인간의 존재 의미나 죽음 앞에서 가장 소중한 것이 무엇인가 등 평소 철학자들이 자주 던지는 물음에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던 사람들이 그런 물음이 얼마나 우리 삶에 필요한 것인지를 절실히 깨닫는 반성의 계기를 준 것입니다. 어린아이들이 철없는 어른들을 철들게 해주고 세상을 떠난 것입니다.

세 번째는 우리 사회가 아직도 불안정한 사회, 아직도 갈 길이 먼 사회란 것을 알려주었습니다. 우리는 한동안 자기도취에 빠져서 살았습니다. 한류열풍이니 OECD 국가니 하면서 마치 선진국 대열에 오른 듯한 착각 속에서 정부가 발표하는 숫자놀음에 현혹돼 살았습니다. 그러나 아이들은 무너지려는 모래성의 끝자락에서 목숨을 앗기는 허망한 희생을 당하면서 우리 사회가 견고한 땅 위에 세워진 사회가 아니라 모래성과 같이 바람만 불어도 무너지고 마는 불안정하고 불안한 사회, 견고함이 결여된 사회임을 온몸으로 고발한 것입니다.



문: 이번 참사에서 참으로 고귀한 행동을 보여준 분들을 의인으로 추대하자는 여론이 높습니다. 그분들 중에는 신자들도 있는데 우리 교회에서는 어떻게 해야 할는지요?

답: 지금처럼 이기주의 개인주의가 팽만한 사회에서는 그런 분들을 높이 평가하는 작업이 당연히 있어야 합니다. 특히 우리 신자들에 대해서는 복음 정신을 위해 자기 목숨을 내놓은 분들이니만큼 교회에서 특별하게 평가를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분들이 갖는 사회적 의미 행동의 가치들에 대하여 교회가 깊은 숙고를 한다면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귀감이 될 것이라 확신합니다. 우리 교회의 귀한 이름들을 지면에 올릴까 합니다. 남윤철 아우구스티노, 박성호 임마누엘, 최덕하 요한.

벗을 위해 자기 목숨을 내놓는 사랑보다 더 큰사랑은 없다고 하신 주님 말씀을 온몸으로 실천한 현대의 순교자들이자 사람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책임감이란 무엇인지를 남은 사람들에게 가르침을 준 의인들입니다.

세월호에서 목숨을 잃은 모든 분의 영혼과 찢어지는 가슴으로 하루하루를 보내시는 유족 여러분들을 위해 기도합니다.



※상담을 원하시면 010-5032-7422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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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4-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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