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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어쩌나] 273. 동성애자를 격하게 비난하는데

홍성남 신부(가톨릭영성심리상담소장, 상담전화: 02-727-2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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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프란치스코 교황께서 동성애자들과 혼인에 문제를 가진 사람들에게 여러 가지 온유한 말씀을 하셨습니다. 비록 교회법적으로 인정받지 못하였지만 우리 교회의 융통성, 그리고 고민을 보여주는 좋은 모습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어떤 모임에서 교황님에 대한 비난의 소리를 들었습니다. 동성애자들은 사람도 아닌 것들이고, 결혼 생활을 제대로 못 하는 사람들로 사람 구실을 못하는데 왜 교회에서 그런 사람들을 받아들이려 하는가? 그러다가 아무나 성당에 나오면 성당의 거룩한 분위기가 망쳐지고 오염되지 않겠는가? 주님께서는 성전의 환전상을 쫓아내시면서 성전을 거룩하게 하라고 하셨는데 왜 지금 교회는 그 반대로 가려고 하는가 하면서 냉소적인 말을 하는데 저보다 연세가 많은 분이고 술에 취한 상태에서 하신 이야기라 뭐라고 말하지는 못하였지만 마음은 답답합니다. 도대체 왜 그런 생각을 하는 것인가요?



답: 가끔 그런 분들이 계십니다. 주님께서는 성전에서 환전상을 둘러 엎으시고 성전을 거룩하게 하라고 하셨는데 왜 성당에서 아무나 받아들이려 하는가 하는 힐난을 하시는 분들. 이분들은 대개 성당에서 사람 눈에 보이게 봉사하는 분들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바리사이나 율법학자들처럼 선민의식, 종교적 우월감을 가진 사람들입니다.

우선 주님께서 성전의 환전상들을 야단치신 것은 그들이 가난한 순례자들을 속이는 사람들이었기에, 성전이 사람들의 기도 장소가 아니라 순례자들의 가난한 주머니를 터는 짓을 하는 곳이 되었기에 그런 악습을 버리라는 의미로 그렇게 하신 것입니다.

어쨌건 신부님의 마음을 상하게 한 그분들이 가진 문제는 분단이라는 방어기제 때문입니다. 분단이란 방어기제는 자아가 아직 충분히 성숙하지 못한 상태, 쉽게 말해서 나이 들어서도 철이 덜 든 상태에서 나타나는 기제로 자기 자신과 대상을 온전한 개체로 파악하지 못하고 좋은 부분 혹은 나쁜 부분만을 인지하는 것을 말합니다.

영국 어떤 수녀원에서 일어난 사건이 분단이란 방어기제의 위험성을 알려줍니다. 그 수녀원은 성 매매 여성들을 돌보는 일을 하는 곳이었는데 수녀들이 성 매매 여성들을 노예처럼 부리고 심지어 아이들을 강제로 입양시켰다는 것입니다. 이런 사실은 그렇게 미국으로 입양된 아이가 고위관료가 돼 어머니를 찾는 과정에서 드러나게 된 것입니다. 결국, 영국 정부에서 공식 사과까지 하였는데 왜 그 수녀들이 그런 행위를 한 것인가? 분단이란 방어기제, 성 매매 여성들은 죄지은 여자들이고 자신들은 하느님께 헌신하는 사람들이라는 생각이 그런 행위를 하게 한 것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사람을 반쪽짜리로 보는 행위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심하게 횡행하고 있습니다. 정치문제가 거론되면 상대방의 전체성을 보는 것이 아니라 우파니 좌파니 하면서 부분 판단을 하고 적개심을 갖는 것이 바로 분단이란 방어기제, 덜 성숙한 방어기제 때문입니다. 그럼 이런 방어기제를 교정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이미 주님께서 그 답을 주신 바 있습니다. 사람 사랑하기를 네 몸처럼 하라고 하신 말씀이 바로 분단이란 방어기제를 교정하는 가장 좋은 처방입니다. 분단은 다른 사람들을 온전한 사람으로 보기보다 한정적 대상, 혹은 하자가 많은 물건처럼 여기는 병적인 것이기에 다른 사람들도 나와 같은 사람이라는 인식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동성애자도, 결혼에 실패한 사람들도 모두 나와 같은 사람이고 하느님으로부터 사랑받을 자격을 가진 사람들이라는 생각을 갖지 못하면 자가당착에 빠져서 자칫 주님으로부터 바리사이와 같이 홀대를 당할지도 모릅니다.

※상담을 원하시면 010-5032-7422로 ‘문자’를 보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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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4-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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