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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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어쩌나] 276. 중노년층 남자 교우 사목은<하>

홍성남 신부(가톨릭영성심리상담소장, 상담전화: 02-727-2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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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저희 본당에는 회사에서 은퇴하시거나 갑자기 강제 퇴직당한 형제님들이 꽤 되십니다. 그런데 상당수의 분들이 두문불출하시거나 냉담 중이십니다. 일을 갖지 못하시거나 갑자기 일터에서 쫓겨나신 그분들의 심정이 이해가 되고 마음도 아파서 도움을 드리고 싶은데 어떤 사목을 해야 좋을까요?



답:
우선 신부님께서 그분들에 대한 관심을 가지신 것이 좋은 일이라고 생각됩니다. 요즈음 돈을 하느님처럼 여기는 풍조가 우리 사회를 오염시키고 있습니다. 돈 없으면 교회도 못 간다는 자조적인 말들이 돌고 있을 정도로 유전무죄 무전유죄의 세상이 되었는데 신부님께서 사회의 뒤안길로 밀려난 분들을 위해서 관심과 연민을 갖는 것은 참으로 사목자다운 마음가짐이라고 생각됩니다.

은퇴한 분들, 강제 퇴직당한 분들에게는 몇 가지 어려움이 있습니다. 가장 첫 번째 것은 소속감이라고 합니다. 사람은 어디엔가 소속이 되어 있어야 심리적 안정감을 갖는다는 것인데 퇴직한 분들은 그런 소속감이 없어서 힘들다고 합니다. 이러한 소속감의 부재는 바로 외로움으로 이어집니다. 아무도 나를 몰라준다는 외로움은 심리적인 몰락을 부추기고 사회로부터 버림받았다는 우울감과 절망감 속에서 헤어나지 못하게 합니다. 직장 생활을 하는 사람들도 외로움을 타는데 그런 직장마저 없는 분들, 소속감을 상실한 분들의 외로움은 치명적입니다. 이런 분들을 위해서 본당의 단체 활동을 권유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됩니다. 그 중에서도 레지오 마리애는 여러모로 도움을 주는 단체입니다. 기도도 많이 할 뿐만 아니라 단원들끼리 자주 얼굴을 보고 안부를 확인하기에 중노년층 남자분들을 위한 아주 좋은 단체입니다. 본당 신부님 입장에서도 레지오는 아무리 많아져도 부담되지 않는 단체이니 적극 권장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두 번째 문제는 대부분의 분들이 무취미란 것입니다. 바쁜 직장 생활을 하느라 취미 생활을 할 여유가 없다가 갑자기 퇴직하고 나면 다른 사람들과 어울리기도 어렵습니다. 그렇다고 취미를 가지려고 하자니 그나마 있는 돈마저 다 없어질 것 같은 불안감 때문에 하루하루를 무료하게 보내는 분들이 의외로 많으십니다. 이런 분들을 위해서는 본당 안에 취미 동아리가 많이 생겨야 한다고 생각됩니다. 성가대나 꽃꽂이회 등 기존의 단체들을 활용할 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운동이나 문화 동호회를 만드신다면 선교를 하는 데도 상당한 도움을 받으시리라 생각됩니다.

세 번째 문제는 가족 관계입니다. 바쁜 직장 생활을 하느라 자녀와의 대화, 부부간의 대화에 신경을 덜 쓰다가 퇴직한 후에 가족 안에서 살아가면서 겪는 갈등이 적지 않다고 합니다. 많은 남편분이 불평하는 것이 아이들이 엄마 편이라는 것인데 이것은 어쩔 수 없는 일입니다. 엄마가 아이들과 함께 보낸 시간이 많기에 아이들은 심정적으로 엄마 쪽에 쏠릴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그래서 아버지가 은퇴한 후에 사는 게 힘들다고 토로하면, 아이들이 아버지는 은퇴해서 쉬기라도 하지만 엄마는 그런 은퇴도 없지 않으냐고 강변하기까지 하는 것입니다. 이래서 아버지들은 쉬어야 할 가정 안에서 오히려 더 큰 외로움을 느낄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많은 아버지가 가족들과 함께하고 싶어 합니다. 이런 아버지들의 심정을 이해하고 도움을 주시려면 우선 부부를 위한 프로그램을 만드실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함께 미사에 오는 가족을 위해 후속 프로그램으로 가족 프로그램이 이어진다면 금상첨화라고 생각됩니다. 특히 가정 불화가 심한 경우에는 전문 상담가를 초빙해서 강의도 듣고 가족 상담을 진행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대개 가정 불화가 심한 가족들은 서로에 대한 불만감이 팽배해 있음에도 불구하고 입을 다물고 서로 간에 벽을 쌓아놓고 살기에 전문가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가족 안에서 심한 외로움을 느끼고 앞날에 대한 불안감에 자살마저 하는 수많은 가시고기 같은 가장들을 위한 힐링 프로그램이 절실한 때입니다


※상담을 원하시면 010-5032-7422로 ‘문자’를 보내주세요.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14-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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