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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어쩌나] 277. 잃어버린 한 마리 양

홍성남 신부(가톨릭영성심리상담소장, 상담전화: 02-727-2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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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본당 주임 신부가 된 지 얼마 안 됩니다. 저는 늘 사제는 잃어버린 한 마리 양을 돌보아야 하는 사람이란 신념으로 살아왔습니다. 그리고 보좌 신부 때에는 저의 이런 신념이 빛을 보아서 청년들과 아주 좋은 관계를 맺고 사목에 대한 보람을 느꼈습니다. 그런데 주임 신부가 되고 나니 그렇게 사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청년들과는 달리 그야말로 여러 가지 성격의 분들을 접하다 보니 때로 버겁기도 하고 제가 상처받을 때도 있는데 그중에서 본당 신자 한 분이 유독 저를 힘들게 합니다. 자기 같은 사람이 잃어버린 한 마리 양이라고 하면서 끊임없이 불평하고 요구합니다. 그분을 볼 때마다 지치고 짜증이 나지만 주님께서 말씀하신 잃어버린 한 마리 양 생각을 하면서 참고 잘해드리려고 하는데 자꾸만 마음이 불편해서 힘이 듭니다. 제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요?

답: 신부님의 힘겨움이 느껴집니다. 신부님의 애틋하고 성실한 마음도 느껴지고요. 지금의 힘겨움은 신부님이 아직 사람들 성격의 다양성, 그중에서도 병적인 성향에 대한 식견이 부족해서 일어난 일입니다.

우선 신부님이 만났던 청년들의 경우는 아주 성격이 건강한 사람들이었을 것입니다. 그래서 신부님의 신념을 쉽게 실현할 수 있었던 것이지요. 심리학자 제임스 레어드는 사람을 세 부류로 설명합니다. 1번 유형은 어떤 위기이든 스스로 극복하려고 노력하는 사람들, 2번 유형은 조금만 도와주면 위기를 극복하는 사람들, 3번 유형은 밑 빠진 독처럼 아무리 도와주어도 안 되는 사람들- 잃어버린 한 마리 양은 이렇게 세 가지 성격 유형을 갖는데 신부님이 그동안 만났던 사람들은 대개 1번과 2번 유형이었던 것입니다.

1번 유형은 이야기만 들어주어도 금방 회복이 되고 스스로 길을 찾는 사람이고, 2번 유형은 약간의 전문적인 조언을 주면 위기를 극복하는 사람입니다. 이들은 진정한 의미의 잃어버린 한 마리 양에 해당됩니다.

그런데 자기가 잃어버린 양 한 마리라고 하면서 한없이 매달리고 요구하면서 사람들을 피곤하게 하는 사람들은 양이 아니라 거머리거나 진드기에 해당됩니다. 이들은 자신들의 문제를 회피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책임을 전가하기 일쑤입니다. 세상이 자기를 알아주지 않아서, 하느님이 자기 기도를 들어주지 않아서, 부모를 잘못 만나서, 본당 신부나 수녀님이 자기를 돌보아주지 않아서 등등 남의 탓으로 일관합니다.

이들은 도움을 주어도 고마워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더 많은 것을 요구하는 응석받이들입니다. 이들은 어른이 되면 주어질 책임을 지기 싫어서 심리적으로 퇴행 어린아이처럼 굴면서 어린아이 심리에 머물려고 하는 미숙아들입니다. 문제는 이들은 영악해서 착한 심성을 가진 사람들의 죄책감을 공격해 자기의 노예로 만들고 심리적으로나 물질적인 착취를 하려는 잠재적 범죄자들이란 것입니다.

대개 이런 사람들은 성당에서 다른 사람들을 힘들게 하고 상처를 주는 행위를 서슴지 않아서 신앙을 통하여 마음의 치유를 받으려는 사람들을 성당에 나오지 못하게 하는 주원인자 역할을 합니다. 마치 시장 입구에서 통행세를 받으려는 조폭들과도 같은 자들입니다.

이들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가? 그들이 어떤 자해 행위를 하든 쳐다보지 말고 요구에도 응하지 말아야 합니다. 다른 사람들과 공평하게 대해주고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줄 경우 단호하게 응징해야 합니다. 만약 신부님이 이들이 너무나 불쌍해 보여서 무조건적 동정을 베푼다면 이들은 결국 자해공갈단이 될 가능성만 높아지는 것이니 자신의 감정보다 이들의 문제점을 정확하게 파악하시고 냉정하게 대하시길 바랍니다.

경제학자 그레셤은 악화가 양화를 구축한다고 하였습니다. 한 본당에 성격 장애자가 생기면 순한 마음을 가진 진짜 어린양들은 그 기세에 밀려서 도움을 청하지도 못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연민을 가지시는 것은 좋으나 거기에 더불어 잃어버린 양들이 어떤 사람들인지 식별하는 안목을 가지기 위한 공부도 하셔야 할 것입니다.



※상담을 원하시면 010-5032-7422로 ‘문자’를 보내주세요.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14-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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