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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어쩌나] 280. 가톨릭 교회는 좌파인가요?

홍성남 신부(가톨릭영성심리상담소장, 상담전화: 02-727-2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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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저는 사제 성소 지망자인 청년입니다. 근래에 혼란스런 일이 생겼습니다. 제가 신학교를 간다고 하니 주위 친구들이 “너 좌파가 되려고 하는 거냐?” 면서 비아냥거립니다. 저는 가난한 사람들을 돌볼 마음으로 사제가 되려고 하는데 사제들은 다 좌파라는 말이 혼란스럽기만 합니다. 제가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요. 또 신학교에서는 오로지 해방신학만 가르친다는데 정말 그런지요? 그리고 해방신학이 정말 좌파 이론인지요?



답:
형제님이 혼란스러워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지금 우리나라에서는 보이지 않는 전쟁, 말이 무기인 전쟁, 서로가 상대방에게 적개심을 품고 몰아붙이는 여론 전쟁이 한창인지라 아직 사회생활의 저변을 보지 못하는 형제님으로서는 이해가 가지 않을 것입니다. 우선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우리 교회는 우파도 좌파도 아닌 ‘그리스도파’란 것을 늘 기억하셔야 합니다.

일반적으로 우파냐 좌파냐 하는 논쟁은 체제론을 말하지요. 자본주의 체제를 옹호하면 우파이고, 사회주의 체제 지향적이면 좌파라고 하는데 우리나라는 그런 일반론보다 더 수준 낮은 논쟁이 일반화되었습니다.

어쨌건 우리 교회는 우파도 좌파도 아닌 성경 말씀을 기본으로 살아가는 그리스도파란 것을 유념하시기 바랍니다. 즉 체제 지향적이 아니라 말씀의 공동체를 만들고자 하는 주님을 중심으로 하는 하느님 나라 구현이 우리 교회의 목표란 것을 아시기 바랍니다.

그래서 공산 독재 국가에서는 가톨릭 사제들이 목숨을 걸고 국민들의 자유를 얻기 위해 항거했고, 자본주의 국가에서는 프란치스코 교황님과 같은 가톨릭의 지성인들이 탐욕스런 자본가들에게 경고하고 회개를 요구하는 것입니다.

우리 교회가 지향하는 공동체는 가난한 사람들이 아무 근심 걱정 없이 사는 공동체입니다. “이 가장 작은 이들 가운데 한 사람에게 해 준 것이 바로 나에게 해 준 것이다”(마태 25,40) 하신 주님 말씀은 이를 위한 실천적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우리 교회는 이익만을 추구하는 천민 자본주의도, 폭력으로라도 혁명을 성공시키려고 하는 공산 좌파 세력도 아닌 오로지 세상을 하느님 나라로 만들고자 하는 염원으로 사회 복음화를 위한 삶을 구현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이런 우리 교회가 자신들의 입맛에 안 맞으면 좌파 혹은 보수 우익이라고 비난하는 세력들은 이미 심리적으로 병든 사람들이라고 보셔도 무방합니다. 그래도 우리 교회는 그런 사람들을 타도 대상이나 미움의 대상으로 삼지 않고 회개의 대상, 주님의 말씀을 전해야 할 대상으로 보아서 어느 이념에서도 따라오지 못할 사람에 대한 존중심을 가지고 있기에 형제님은 사제가 되어서 우리 사회에 기여하는 종교인이 된다는 자부심을 가져도 될 것입니다.

또한 신학교에서는 한쪽으로 편중된 교육을 하지 않습니다. 신학생들은 철학과 신학, 성서학을 비롯한 다양한 학문을 다년간 공부함으로써 단순히 종교인만으로 양성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사회를 이끌어갈 지도자적인 지성인으로 양성되고 있으니 안심하시기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해방신학이 좌파 이론이란 것에 대한 말씀을 드리지요. 해방신학을 좌파 운운하는 사람들은 그야말로 역사에 대하여 무지한 사람들이란 것을 먼저 말씀드립니다. 신학 사상은 역사적 배경하에서 생기는 것이기에 남미의 혹독한 역사에 대한 이해 없이 그야말로 찌라시 수준의 지식으로 해방신학을 좌파라고 평가하는 것은 무지의 소치입니다. 해방이란 것은 이미 구약의 이집트 탈출에서부터 시작한 것입니다. 사람이 노예적 삶을 사는 것에 대해 하느님께서 마음 불편해 하심에 근거하여 만들어진 신학 사상이 해방신학이기에 해방신학이 생긴 배경은 이미 수천 년이 넘습니다. 그리고 굳이 따지자면 주님 역시 해방신학을 구현하다가 십자가형을 당하신 분이란 사실을 유념하셔야 합니다. 그리고 좌파냐 우파냐 하는 논쟁은 아무 의미가 없는 탁상 논쟁에 지나지 않으니 그런 이야기에는 전혀 신경을 쓰지 마시기 바랍니다.

※상담을 원하시면 010-5032-7422로 ‘문자’를 보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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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5-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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