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8일
사목/복음/말씀
전체기사 지난 연재 기사
[아! 어쩌나] 279. 착해도 너무 착한 교우

폰트 작게 폰트 크게 인쇄 공유

홍성남 신부(가톨릭영성심리상담소장 상담전화: 02-727-2516)

문: 본당 교우 중에 너무나도 착하고 성실한 분이 계십니다. 기도도 열심히 하시고 매일 미사를 나오시고 봉사활동도 많이 하시는데 제가 칭찬이라도 해드리려고 하면 손사래를 치십니다. 식사라도 같이 하자고 하면 하셨다고 하면서 나중에 보면 성당 뒤쪽에서 도시락을 혼자 드십니다. 그리고 늘 당신은 죄인이라고 하시면서 사람들과 거리를 두십니다. 주위 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그분의 어린 시절 어머니가 아주 완강하고 고집이 센 분이셨는데 그분을 아주 심하게 야단치면서 키우셔서 주위 분들이 키우는 개도 저렇게는 안 하겠다고 한탄을 할 정도였다고 합니다. 제가 어떻게 해야 그분의 마음을 치유할 수 있을까요?

답: 신부님의 따뜻한 마음과 안쓰러워하는 마음이 느껴지는 듯합니다. 사람의 마음은 어린 시절 부모와의 관계에서 결정적 영향을 받고 형성이 됩니다. 부모에게 칭찬 듣고 관심받은 아이들은 건강하게 자라지만 무시당하고 무관심의 대상이 된 아이들은 마음이 병이 들어서 대체로 두 가지 양상을 보입니다. 아주 심한 문제아가 되어 감정 조절을 못 하고 대인관계도 없이 살다가 문제 어른으로 인생을 보내는 사람들과 신부님 본당 신자처럼 심하게 주눅이 든 상태로 사는 경우입니다. 그래도 그 교우분은 다른 사람들에게 해를 끼치지는 않으니 다행입니다. 그러나 문제는 그런 분들은 대개 자신을 심하게 학대하는 경향이 강합니다. 부모로부터 받은 여러 가지 좋지 않은 양육방법을 자신에게 하는 것입니다.

그런 분들에게는 네 가지 치유 방법을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우선 신부님께서 칭찬을 많이 해주시기 바랍니다. 교우들은 나이가 드셨어도 사제 앞에서는 누구나 마음이 어린아이처럼 됩니다. 그래서 사제를 ‘영혼의 아버지’ ‘신부’라고 부르는 것인데 젊은 본당신부지만 칭찬을 들으면 누구나 좋아하고 마음에 힘을 얻습니다. 더욱이 그분은 신부님을 존경하는 분인 듯합니다. 따라서 신부님께서 그분에게 해주시는 말 한마디 눈길 하나로도 그분의 춥고 외로운 마음이 녹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사제들이 가진 힐링 효과는 사람들이 아는 것보다 훨씬 크다는 것입니다.

두 번째 방법은 그분에게 글을 쓰라고 권유하시길 바랍니다. 그렇게 성장하신 분은 자기 생각이나 감정을 제대로 표현하는 분들이 그리 많지 않습니다. 아마도 마음 안에 많은 불편한 감정이 감추어져 있을 것이 분명한데 불편한 감정을 억압하고 살게 되면 여러 가지 심리적 신체적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가능하면 다른 사람들과 대화를 하라고 권유하시고 그게 불편하면 글을 쓰라고 권하시길 바랍니다. 특히 그분의 경우 부모에 대한 복잡한 감정으로 마음고생이 많을 듯하니 부모님께 매일 편지를 쓰시라고 하세요.

세 번째 방법은 자신과 대화를 하라고 가르쳐 드리세요. 자기 사진을 보고 칭찬과 격려를 해주라고요. 대개 어린 시절 부모님으로부터 칭찬을 듣지 못한 아이들은 자기 자신을 비하하기 일쑤입니다. 그래서 우울증에 걸리는 사람들이 많은데 그런 경우 다른 사람들의 칭찬과 격려도 중요하지만 자신이 자신에게 하는 말들도 아주 중요합니다. 자기가 자신을 인정하지 못하면 다른 사람들이 아무리 칭찬을 해주어도 다 빈말로 들리고 소 염불 듣듯이 흘려듣기 마련이라 심리적 영양 결핍 상태에 처하게 됩니다. 그래서 밑 빠진 독에 물 붓는 심정이 들더라도 계속 외부에서 그리고 내부에서 자존감이 찰 때까지 칭찬이란 물을 부어주어야 하는 것입니다.

네 번째는 기도할 때에 어린아이처럼 하라고 하십시오. 대개 그렇게 심리적으로 위축된 분들은 하느님을 재판관으로 여기고 처벌을 받을까 무서워하는 병적인 신앙관을 가졌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래서 자신을 주님을 십자가에 매단 죄인 취급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병적인 신앙관은 심리적으로 또 다른 여러 가지 문제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주님께서 우리를 벗이라고 부르겠다 하셨으니 벗을 대하듯이 기도하라고 권하시기 바랍니다. 신부님의 따뜻한 관심이 그분의 마음의 병을 낫게 할 것이라 확신합니다.

※상담을 원하시면 010-5032-7422로 ‘문자’를 보내주세요.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15-02-01

관련뉴스

말씀사탕2024. 4. 28

시편 118장 28절
주님은 저의 하느님, 주님을 찬송하나이다. 저의 하느님, 주님을 높이 기리나이다.
  • QUICK MENU

  • 성경
  • 기도문
  • 소리주보

  • 카톨릭성가
  • 카톨릭대사전
  • 성무일도

  • 성경쓰기
  • 7성사
  • 가톨릭성인


GoodNews Copyright ⓒ 1998
천주교 서울대교구 · 가톨릭굿뉴스.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