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9일
사목/복음/말씀
전체기사 지난 연재 기사
[아! 어쩌나] 301. 교회와 안보 의식

폰트 작게 폰트 크게 인쇄 공유

홍성남 신부(가톨릭영성심리상담소장 상담전화: 02-727-2516)

문: 사석에서 대화를 나누다가 왜 한국 가톨릭 교회는 안보 불감증인가 하는 질문을 받았습니다. 정부에 대해 비판만 하고 사람들을 선동한다는 말을 들으면서 기분이 좋지 않았지만 더 이상의 대화가 무의미하다 싶어서 침묵으로 응수하였는데 마음이 여전히 불편합니다.

답: 신부님의 곤혹스러움을 알 듯합니다. 우선 우리 교회가 국가 안보에 별 관심 없다는 말에는 절대로 동의할 수 없습니다. 잘 아시는 바와 같이 우리나라는 사방이 강대국이고 더욱이 북한 정권과는 오랫동안 적대적 관계를 가져왔습니다. 안보에서 벗어날 수 있는 사회 구성원은 아무도 없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교회가 가진 안보 개념은 일반인들의 생각보다 더 범위가 넓고 미래지향적입니다. 대개 안보라고 하면 많은 분은 공산국가와의 대치국면만을 생각합니다. 그래서 안보 논쟁을 체제 논쟁으로 끌어가려고 하고 체제 이념에 맞지 않는 생각에 대하여는 적대적 반응을 보입니다. 그러나 진정한 의미의 안보 즉 나라 지키는 것은 그런 방법들로 되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가 그토록 싫어하는 일본의 경우 아이들은 어린 시절부터 다른 사람들에게 폐를 끼치면 안 된다는 교육을 받고 어린아이 때부터 추위에 강해지도록 반바지를 입힌다고 합니다. 어린 시절부터 지도자 교육을 하는 것입니다. 또한 국민들은 참는 것을 미덕으로 삼고 소비를 줄이고 검소한 삶을 산다고 합니다. 이런 삶의 모습은 단편으로 보는 것과 전체적 관점으로 보는 것은 엄청난 차이가 있습니다. 단편적으로는 일본인들은 성실하다는 것인데 전체적 관점으로는 일본이라는 나라는 자기 나라를 지키기 위한 혹은 전시 체제에서 생존하기 위한 훈련을 일상처럼 살아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경우 아이들은 자기 멋대로 살려고 하고 부모들은 아이가 공부만 잘하면 싸가지가 없어도 성격이 지랄 같아도 다 눈감아줍니다. 그렇게 자란 아이들이 사회와 군대에서 온갖 문제를 일으키고 있지요. 어른들 역시 작은 일에 감정이 폭발하고 찌라시 수준의 지식으로 사회적 문제에 감정적 대응을 하는 등 사회를 정신 분열증적 상태로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이런 문제들에 대하여 교회는 대안적 공동체입니다. 서로를 존중하고 배려하는 교육을 통하여 사회구성원들 사이에 친밀감과 유대감을 형성하고 특히 아이들의 경우 단체 활동을 통한 전인교육을 하고자 많은 시도를 하여왔습니다. 국가적으로 가장 기본적 건강성에 대하여 오랫동안 고민하고 노력하여 왔다는 것입니다.

우리 사회가 오랫동안 가져온 병적인 문제 중의 하나가 ‘매카시즘 콤플렉스’입니다. 북한과 연계되었다고 생각되는 것에 대하여 국가적으로 단호하게 대처하는 것은 옳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정부의 잘못에 대하여 비판적 태도를 보이는 것조차 국가 전복 행위로 몰아붙이는 매카시즘은 아직도 치유되지 않는 정서적 문제입니다. 자신에게 이득을 주지 않는 상대방을 국가 전복 세력으로 몰아붙이면서 상대적으로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는 세력들이야말로 국가안보에 해를 끼치는 병적인 세력입니다.

진정으로 온 국민이 한마음으로 나라를 지키려는 결의를 가지게 하려면 존중하고 배려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가장 우선시되어야 합니다. 반대 세력을 추려내고 털어내는 행위는 결국은 나라를 분열시키는 결과를 낳는다는 것을 역사 안에서 수많은 나라가 보여주고 있습니다. 주님께서 기도하는 공동체가 하느님 나라임을 천명하셨음을 유념할 때가 아닌가 합니다.

※상담을 원하시면 010-5032-7422로 ‘문자’를 보내주세요.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15-07-12

관련뉴스

말씀사탕2024. 4. 29

시편 112장 3절
부와 재물이 그의 집에 있고 그의 의로움은 길이 존속하리라.
  • QUICK MENU

  • 성경
  • 기도문
  • 소리주보

  • 카톨릭성가
  • 카톨릭대사전
  • 성무일도

  • 성경쓰기
  • 7성사
  • 가톨릭성인


GoodNews Copyright ⓒ 1998
천주교 서울대교구 · 가톨릭굿뉴스.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