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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어쩌나] 302. 산에서 살고 싶다는 남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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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남 신부(가톨릭영성심리상담소장 상담전화: 02-727-2516)

문: 본당 자매님의 하소연입니다. 남편은 마음이 여린 사람인데 상처를 받았는지 성당에 가지 않으려고 한답니다. 심지어 직장도 그만두고 산에 들어가 살고 싶다는 남편을 어찌해야 하는지 물어보신 분이 계십니다. 저 역시 본당 사목을 하면서 성당 안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갈등들을 보면서 차라리 은둔하는 수도원이나 갈까 하는 생각을 한 적이 있는데 그 자매님의 하소연을 듣다 보니 남의 일 같지 않다는 생각이 듭니다.

답: 신부님은 마음이 여린 분이신가 봅니다. 물론 마음 착한 목자가 되는 것은 중요합니다. 심성이 여린 분들은 마음이 아픈 사람들을 공감을 잘해주고 심리적 치유의 힘이 있기 때문입니다.

착한 마음을 가진 분들이 가진 공통된 문제점이 있습니다. 다른 사람들도 다 내 마음 같을 거라는 근거 없는 생각입니다. 그래서 남을 위해 일해주고 상처 입는 경우가 종종 일어나곤 합니다. 내 마음과 다른 사람의 마음이 다르다는 것 그리고 사람 중에는 좋지 않은 사람들도 적지 않다는 것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사람들은 상대방에게 화를 내는 것이 아니라 자신에게 화를 내고 사람을 피하고 싶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람 좋다는 말을 듣는 분 중에 유아적 사고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분들이 적잖습니다. 이분들은 좀더 현실사회를 받아들일 필요가 있습니다. 인간이 가진 특질 중의 하나가 ‘군집성’입니다. 그런데 사람들로 구성된 공동체가 한마음으로 움직이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인류 역사 안의 모든 공동체는 모두 갈등 안에서 움직였다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사람 자체가 이기심 탐욕 질투 시기와 같은 내적 요소를 내포한 존재이기에 그렇습니다. 이런 것들이 분열을 때로는 공동체의 붕괴를 조장하였다는 것입니다.

우리 사회나 종교 안에서 일어나는 일들은 최근의 것이 아니라 이미 오래전부터 내재해온 요소들이란 것이지요. 즉 우리가 사는 사회는 천당과 연옥 지옥이 혼재된 곳이란 말입니다. 이런 현실을 받아들여야 공동체 안에서 살면서 상처받는 일이 줄어들 것입니다.

또 이분들은 공동체가 자신에게 주는 긍정적 요소들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공동체가 갈등이 존재하고 상처를 주기도 하지만 사람은 공동체를 통하여 자기 욕구를 충족하기도 합니다. 사람은 누구나 행복하게 살기를 원합니다. 우리가 누리는 모든 기쁨 행복감 즐거움은 거의 다 인간 관계를 통하여 생기는 것입니다. 예컨대 우리가 아무리 좋은 옷을 구했어도 그것을 보아주고 칭찬해줄 사람이 없다면 얼음공주 같은 신세가 된다는 것입니다.

사람은 역설적으로 다른 사람과 함께 있을 때 자유의 소중함 즐거움의 배가와 같은 살아있는 맛을 느낄 수 있다는 것입니다. 특히 개인적 이해관계가 얽히지 않은 종교 안에서의 인간 관계는 사회생활을 통하여 생긴 관계와는 비교할 수 없는 소박한 기쁨을 주기에 신앙생활이 치유적 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말하는 것입니다.

사람을 피해서는 안 되는 세 번째 이유는 자신의 능력 향상 때문입니다. 어린아이들이 편식하면 부모님들은 걱정하십니다. 영양 상태가 좋지 않게 되기 때문이지요. 이것은 마음도 마찬가지입니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만 만나고 사람에 대하여 심한 편견을 가지고 대하는 사람들은 편식과 같은 심리적 부작용을 갖습니다. 심리적으로 건강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거리감이 필요한데 극단적인 상태로 살아가기에 정상적 심리 상태를 유지하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주님께서 원수조차 사랑하라고 하신 말씀은 이런 의미에서 아주 중요한 묵상 거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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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5-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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