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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어쩌나] 303. 참지 못하는 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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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남 신부(가톨릭영성심리상담소장 상담전화: 02-727-2516)

문: 예전에는 “참아야 한다 ‘참을 인(忍)’자 셋이면 살인도 면한다”는 말들을 하였고 인내와 절제를 미덕으로 여기는 바람에 여러 가지 신경증적 증상들을 달고 살아야 했습니다. 그런데 요즈음은 사람들이 참지를 못하는 것 같아서 예전의 가르침들이 맞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참을 때와 참지 말아야 할 때를 구분하기가 쉽지 않은 것 같은데 심리 치료에서는 어떻게 말하는지요?

답: 요즈음 우리나라와 중국 러시아 등지에서 자동차 접촉 사고가 났을 때 운전자들이 멱살을 잡거나 치고받고 싸우는 등의 일들이 빈번히 일어나고 있습니다. 그 모습은 동물원에서 도망 나온 짐승들이 서로 물어뜯고 싸우는 모습을 연상하게 합니다. 이런 일들이 왜 생기는가? 참아야 할 때와 참지 말아야 할 때를 구분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소위 ‘똥오줌 못 가린다’는 말처럼 사람이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을 구분하지 못하는 덜 떨어진 인간 부류들이 그런 짓을 한다는 것입니다.

예전의 심리적 문제는 지금의 것들과는 천양지차입니다. 순종과 절제 참는 것을 미덕으로 삼은 시대에는 억압이란 방어기제를 지나치게 사용해서 화병에 걸린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그런 환자들에게 분노 털어놓기 감정 표현하기 자기 주장하기 등등의 치료법을 사용하였습니다. 지나치게 타인 지향적인 삶의 불균형을 잡기 위해서 자기 중심적인 삶의 방법을 사용할 것을 권유하였던 것입니다.

그런데 작금에 일어나는 일련의 사태들은 과거의 것과는 판이한 지나치게 자기 중심적인 심리 상태에서 벌어지는 일들입니다. 세상이 자기를 중심으로 돌아가기를 바라는 것은 유아기적 소망인데 그런 철딱서니 없는 사람들이 감정을 자제하지 못하고 폭력을 행사함으로써 사회적 문제를 야기하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 사회는 근대화가 되면서 양반과 상민으로 사람을 차별하는 일이 거의 사라졌습니다만 그런 사건들을 보면 정서적으로는 양반 상것이 존재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소위 사회적 계층이 경제적인 기준에 의해서가 아니라 정서적 기준에 의해서 나누어진다는 생각이 드는 것입니다.

현대판 양반과 상민을 구분하는 가장 중요한 기준은 배려와 존중심이라고 합니다. 가진 것 없고 배운 것 없어도 상대방을 배려할 줄 안다면 정서적 양반이고 아무리 많이 배우고 가진 것이 많아도 존중심과 배려심이 부족하다면 상것이란 소리를 면하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외국 배에서 사고가 났을 때 승객들이 자기만 살려고 노약자들을 밀쳐댔다고 하는 기사를 보면서 우리나라 사람들 중 많은 이들이 비웃었습니다만 작금의 메르스 사태 때 우리 사회 안에서도 그 배에서와 똑같은 일들이 벌어졌습니다. 환자들을 살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심지어 목숨마저 내놓고 봉사를 한 이 시대의 진정한 양반이자 귀족들이 있었는가 하면 그런 봉사자들이 감염 위험자들이라고 칭찬은커녕 나병 환자 취급을 한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심지어 내 인생을 내 마음대로 한다면서 마음대로 다녀서 다른 사람들을 감염시킨 사람 나만 병에 걸려서 억울하다고 다른 사람들에게 퍼뜨리겠다면서 돌아다닌 정서적 상민들도 있었습니다.

다행히 국민 대부분이 성숙한 자세로 인내로이 위기 사태를 잘 극복하였기에 아직은 우리나라가 괜찮은 나라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어쨌건 우리 사회가 성숙한 사회가 되기 위해서는 어린 시절부터 성경 묵상과 공자님을 비롯한 현인들의 가르침을 배워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그분들의 가르침의 핵심이 바로 배려와 존중이기 때문입니다

※상담을 원하시면 010-5032-7422로 ‘문자’를 보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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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5-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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