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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어쩌나] 306. 가족이 무엇이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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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남 신부(가톨릭영성심리상담소장 상담전화: 02-727-25160

문: 가족 간의 관계가 좋지 않은 가정이 있어서 마음이 아픕니다. 어떻게 하면 마음의 상처를 치유할 대안을 줄 수 있을까요?

답: 방송 상담을 하다 보면 가정 안에서 벌어지는 처참한 이야기들을 접하곤 하는데 그럴 때마다 도대체 가족이란 무엇인가 하는 회의감이 듭니다. 흔히 지금의 나의 문제는 부모와의 관계에서 비롯된 것이라고들 말합니다. 어린 시절 부모로부터 무관심의 대상이었거나 방치된 채로 자랐거나 혹은 아예 버림받았거나 하는 여러 가지 것들로 인하여 생긴 마음의 상처 병적인 콤플렉스들이 지금의 나의 문제를 만든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실제로 부모와의 관계에서 생긴 여러 문제로 괴로워하는 자식들을 많이 봅니다.

그런데 방송 상담을 하다 보면 반대의 경우도 자주 봅니다. 연세가 칠십 팔십이 넘은 노모들이 나이 오십 줄을 오르내리는 자식들 안위를 걱정하시는 전화를 받다 보면 ‘그런 놈들을 왜 껴안으시나? 차라리 버리시지’ 하는 소리가 목구멍에서 솟구쳐오름을 느끼곤 합니다. 특히 자식들로 인하여 부모님들이 빈곤층으로 전락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는 말을 들으면 도대체 가족이 무엇이기에 저렇게 같이 절벽 아래로 추락해야 하는가 하는 착잡한 마음이 들 때가 자주 있습니다.

어떤 심리학자가 가족은 우리를 절망의 나락으로 빠뜨리기도 하지만 희망의 언덕으로 오르게도 한다고 말했지만 좋지 않은 사례들 특히 돈 문제로 가족 간에 분쟁이 벌어져서 가족들이 서로 원수처럼 지내는 것을 자주 보는 저로서는 그 말에 전적으로 동감하기가 어렵습니다. 어찌 되었건 사람에게 있어서 가정은 절대로 필요한 것입니다. 사람이건 동물이건 식물이건 간에 함께 하여주는 것들이 있을 때 정서적으로 안정감을 갖고 건강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어떤 신부님이 축일에 귀한 난을 선물 받았는데 아주 신경을 많이 쓰는데도 시들시들해지더랍니다. 그래서 아는 사람에게 물으니 난은 군집성 식물이라서 혼자 두면 외로워서 시들해진다고 하는데 난을 더 살 돈이 없어서 결국 눈물을 머금고 난을 키우는 사람에게 주고 말았다지요. 식물도 이런데 하물며 사람이야 더 하지요. 사람은 감정의 존재이기에 더 그렇습니다. 대안으로는 내 가족이 아니더라도 가족적인 공동체에 들어가면 치유가 될 수 있습니다. 새로운 개념의 가족 공동체는 신앙 공동체입니다.

“예수님께서 아직 군중에게 말씀하고 계시는데 그분의 어머니와 형제들이 그분과 이야기하려고 밖에 서 있었다. 그래서 어떤 이가 예수님께 ‘보십시오 스승님의 어머님과 형제들이 스승님과 이야기하려고 밖에 서 계십니다’ 하고 말하였다. 그러자 예수님께서 당신께 말한 사람에게 ‘누가 내 어머니고 누가 내 형제들이냐?’ 하고 반문하셨다. 그리고 당신의 제자들을 가리키시며 이르셨다. ‘이들이 내 어머니고 내 형제들이다.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뜻을 실행하는 사람이 내 형제요 누이요 어머니다’”(마태 12 46-50).

이 말씀을 편협하게 해석하는 사람들도 많지만 이 말씀의 의미 중의 하나는 신앙 공동체가 가족 공동체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교우분들끼리 형제자매라고 하는 것이지요. 그리고 실제 주님께서는 쉬시고자 하실 때에 라자로의 집에 가셔서 쉬셨다고 하는 것이 이것을 방증합니다. 돈에 얽히지 않고 복잡한 감정이 얽히지 않은 서로를 위해 기도해주고 돌보아주는 그런 신앙 공동체가 문제 가정의 대안이라고 생각됩니다. 우리 교회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그런 가족 공동체를 지향해 왔습니다. 수도원 공동체가 그 원형인데 비록 혈육이 아닐지라도 비록 성장 과정이 다를지라도 복음적인 삶을 지향하는 사람들이 모여서 상처 입은 사람들을 보듬고 돌보아주는 공동체를 유지한다면 그 자리가 새로운 가정 치유의 장이 되리라 확신합니다.

※상담을 원하시면 010-5032-7422로 ‘문자’를 보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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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5-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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