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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어쩌나] 308. 완전한 사람이 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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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남 신부(가톨릭영성심리상담소장 상담전화: 02-727-2516)

문: 저는 주님께서 “완전한 사람이 되라”고 하신 것처럼 죄를 짓지 않고 늘 하느님의 뜻을 따라 사는 신앙인이 되고 싶어서 수도원을 가려고 하는데 어떤 수도원을 가야 좋을까요? 제 생각에는 봉쇄수도원에서 온종일 기도하면서 사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하는데 조언을 구합니다. 세상 인연을 다 끊고 엄격한 수도 생활을 해야 완전한 사람이 되지 않을까요?

답: 오래전부터 사람들은 완전한 사람이 되고자 하는 꿈꿔왔습니다. 그리고 때로는 자신이 “모든 것을 초월하였다” “완전한 사람이 되었다”고 호언장담하는 사람들도 나타나곤 하였습니다.

그런 사람 중에서 정말 완전함을 성취한 사람이 있었는가? 결론부터 말하자면 없었습니다. 완전한 사람을 지향하는 사람들에게 우리 교회에서는 아주 오래전에 신앙적 오류를 지적한 바 있습니다. 12세기 말 베네룩스 제국에서 시작된 금욕 수도원 중에 베가르회가 있었습니다. 이 수도원의 수도자들은 자신들처럼 살기만 하면 아무런 죄를 짓지 않고 완전한 삶을 살 수 있다고 하였는데 클레멘스 5세 교황은 비엔 공의회(1311년~1312년)에서 이들이 신앙적 오류를 범하고 있다고 하였습니다.

교황은 왜 열심히 사는 그들을 비판하였는가? 완전한 삶을 지향하는 사람들이 인간 무의식을 간과하고 자기 의지로 자신의 삶을 통제하겠다고 하는 것이 심각한 심리적 부작용을 가질 것임을 간파하셨던 것입니다. 완전한 삶을 지향하는 사람들은 내적 억압을 하는 신경증적 증세를 보여서 자신들의 기도를 방해하는 외적 자극에 대하여 민감하게 거부반응을 보이고 외적으로는 겸허한 태도를 보이는데 내면으로는 사람들을 세속적인 사람과 거룩한 삶을 사는 사람이라고 이분법적으로 보는 분열증 증세를 보이기 일쑤입니다. 소위 성질 까다로운 까칠한 사람이 되는 것인데 관계를 중요시하고 수없이 강조하신 주님의 말씀에 부합되지 않는 모순된 삶인지라 비엔 공의회에서 오류를 지적한 것입니다.

형제님은 우선 완전한 사람이 되겠다는 지향의 개념부터 다시 정립할 필요가 있습니다. 주님께서는 우리 죄인들을 위하여 세상에 오시고 세리 창녀 등등 바리 사이들이 단죄한 사람들과 어울리셨습니다. 형제님이 세속적인 사람들이라고 평가하는 사람들과 함께하신 것입니다.

심지어 제자들도 여러 가지 심리적 문제들을 가진 사람들을 선택하셨고 그중에는 유다도 포함될 정도로 주님께서 가지신 관계의 폭은 대단히 넓으신데 형제님은 그 반대로 가고 있으니 그 점에 대하여 깊이 생각해보실 필요가 있습니다.

수도원을 가지 말라는 것이 아니라 인간관을 다시 재검토하시란 것입니다. 지금의 마음가짐으로 수도원을 가면 사람에 대하여 실망했다느니 하면서 나올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문: 기도를 하는데도 하는 일이 안 풀린다고 냉담하는 신자들을 어찌해야 하나요?

답: 기도를 열심히 하는데도 응답이 없다고 여겨지면 실망감이 적지 않겠지요. 그 마음은 이해가 갑니다. 그러나 그런 분들이 가진 하느님께 대한 생각은 문제가 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기도만 하면 늘 들어주셔야 하는 분으로만 생각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부모님은 늘 자식을 돌보고 챙겨주어야 한다는 식의 유아적 신앙관을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이런 분들은 기도가 내적 성숙을 위한 것이 아니라 마치 응석받이와 같이 떼를 쓰는 시간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개 이분들은 구하면 얻을 것이라고 하셨는데 왜 내 기도만 안 들어주시느냐고 항의합니다. 하느님이 주시는 은총은 다양한데 딱 본인이 원하는 물적인 은총만을 구하는 데다 부모에게 부모 노릇을 하려면 자식을 끝까지 챙기라고 요구하는 자식과 같은 마음을 가진 사람이기에 어떤 설명이나 설득도 듣지도 먹히지도 않을 것입니다.

따라서 이분들은 그냥 내버려 두는 것이 좋습니다. 자신이 가진 욕구에 대한 집착을 내려놓지 않는 한 삐친 마음으로 신앙생활을 하여서 기도생활을 하는 다른 교우분들에까지 피로감을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상담을 원하시면 010-5032-7422로 ‘문자’를 보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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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5-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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