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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어쩌나] 310. 현대판 궁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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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남 신부(가톨릭영성심리상담소장 상담전화: 02-727-2516)

문: 본당에서 봉사하는 자매님 가운데 남편 때문에 마음고생이 심한 분이 있습니다. 본당에서 어려운 사람들을 위하여 봉사활동을 하려고 하는데 남편이 끊임없이 의심하고 감시하며 집에 들어오면 심문하듯이 심하게 괴롭힌다고 합니다. 남편은 전문직 종사자이고 고학력자로 제가 한번 보았을 때에는 아주 괜찮은 사람 같았습니다. 저를 만나고 난 후 부인에게 저와의 관계를 집요하게 캐물어 곤욕을 치렀다고 합니다. 이 남편분은 어떤 문제를 가진 사람인가요?

답: 아주 고약한 성격을 가진 사람이지요. ‘편집성 성격장애인’이라고 합니다. 이들은 아주 오래전부터 주위 사람들에게 피로감을 안겨주는 존재로 여겨져 왔습니다. 이들이 가진 가장 큰 문제는 불신감입니다.

이 편집증의 대표적 인물이 궁예입니다. 궁예는 관심법이란 것으로 자신이 다른 사람들의 마음을 다 안다면서 애꿎은 신하들을 죽인 정신병자입니다. 그래서 편집성 성격장애인들을 ‘궁예 콤플렉스’를 가졌다고 합니다. 이들이 다른 사람을 믿지 못하는 성격은 병적이어서 무슨 일이든 늘 혼자서 결정합니다. 주위 사람들에게 일을 맡기면 자기 모르게 다른 짓을 할지도 모른다는 의심을 해서입니다. 그래서 이런 성격의 사람들은 주위에 사람이 없습니다. 의심이 주변을 황량하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의심 많은 이들은 표정도 남다릅니다. 웃음기가 없고 눈빛이 음험하고 어둡습니다. 그런데도 이런 상태를 바꾸려고 하지 않는 것은 자신이 보고 판단하는 것이 절대로 옳다고 여기는 자기도취적 성격 때문입니다. 편집성 성격장애인들은 자신들이 세상 물정을 가장 잘 안다고 여기고 다른 사람들을 무시하는 경향이 강해서 자신이 문제가 있다는 생각은 전혀 하지 못합니다.

이런 유형의 사람이 상사로 있게 되면 아랫사람들은 고양이 앞의 쥐처럼 살아야 합니다. 늘 감시하고 의심하고 확인하려고 하고 자다가도 의심이 생기면 사람을 깨워서라도 다시 확인하는 강박증적인 증세를 보이기 때문입니다. 이들 중에는 알코올 중독자들이 적지 않습니다. 본인의 심리 상태가 깨어 있을 때는 과부하가 걸리는지라 술로 잠재우고 싶어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들의 행동은 일관성이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의심의 흐름이 수시로 방향을 바꾸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심하게 변덕스러운 모습을 자주 보여서 부하 직원들이 소신껏 일하지 못하게 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합니다.

이들이 가진 두 번째 문제는 대화를 못 한다는 것입니다. 우선 이들은 대화보다는 ‘~카더라’ 식의 소문 특히 부정적인 것들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사람들을 보는 시각이 편협하고 외곬인지라 하는 말들도 사설정보지 수준의 말만 합니다. 그러나 그런 대화 내용을 바꿀 생각은 전혀 하지 않습니다. 그런 말을 할 때 가학증적인 쾌감에 중독되어서입니다. 그리고 이런 유형의 사람들은 나이가 들면서 더 음험해져서 늘 찌푸린 얼굴 웃음기 없는 얼굴로 삽니다. 그래서 이런 노인들을 모시고 사는 사람들은 대개 우울증에 걸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들이 대화를 못 하는 또 하나의 중요한 이유는 다른 사람들이 자신의 의견에 반대하는 것을 견디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이들은 마음 안에 견고한 성을 쌓고 다른 사람들이 자신 안에 들어오는 것을 허용치 않습니다. 즉 사람들을 대할 때 자기를 해코지할지도 모른다는 의심을 하기에 작은 반대의견조차 허용하지 못합니다. 어쩌다 누군가가 비판적 의견을 내놓으면 그 사람이 아랫사람인 경우 길길이 뛰면서 화를 내고 윗사람의 지적을 받았을 경우에는 앞에서는 순종적 태도를 보이면서 뒤에서는 분을 참지 못해서 거품을 무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모순되게도 이들은 스스로를 도덕주의자 영성주의자라고 여깁니다.

※상담을 원하시면 010-5032-7422로 문자’를 보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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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5-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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