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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어쩌나] 312. 통일에 어떻게 기여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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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남 신부(가톨릭영성심리상담소장 상담전화: 02-727-2516)

문: 요즘 정부건 일반 사회이건 간에 통일에 대한 이야기가 분분합니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하여도 통일 운운하면 사람들이 색안경을 끼고 보았고 심지어 좌파로 몰리기조차 하였는데 지금은 대놓고 통일에 관해 이야기하는 것을 보면서 세월이 많이 좋아졌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저는 ‘통일 대박’이란 말을 들으면서 통일이 우리에게 경제적 이익을 안겨주는 길이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한편으로는 왠지 마음이 불안하기도 합니다. 이런 제 생각이 기우인지요?

답: 말씀하신 것처럼 통일에 대한 화두가 모든 언론에서 다룰 정도로 흔한 이야기가 되었습니다. 아마도 정부에서는 부산에서 북한을 경유해 러시아 중국을 거쳐 런던을 종착점으로 하는 엄청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위성사진으로 본 한반도가 마치 섬처럼 고립된 모습을 보여주면서 통일의 당위성을 주장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불 꺼진 북한에 불을 켜주고 고립된 섬 같은 우리나라가 만주로 러시아로 탁 트인 길을 갈 생각을 하면 벌써부터 마음이 뿌듯합니다.

그런데 신부님이 걱정하시는 것처럼 저도 같은 걱정이 되는 것은 ‘통일은 대박’이란 말 때문입니다. 대박이란 말은 경제적 관점 즉 통일이 우리에게 줄 수익차원에서 한 말인데 이 말의 뉘앙스가 그리 좋지 않다는 것입니다. 존중과 배려 상호교류 이런 차원이 아닌 마치 투기꾼이나 하는 말이어서 우리가 원하는 통일에 대해 외국에서 바라보는 시선이 따갑게 느껴집니다. 가끔 사석에서 사람들이 걱정하는 이야기를 들으면 ‘지금 남한에서 기업들이 갑질을 하고 비리를 저지르고 여러 가지 못된 짓을 많이 하는데 이런 악습을 가진 기업들이 길이 트이고 난 후 어떤 짓을 할지 걱정된다. 역으로 더 안 좋은 결과가 생기면 어떡하나’ 하는 이야기들을 들었고 저도 그런 걱정이 듭니다.

사람과 사람의 만남에서 서로를 존중하지 않고 그저 돈벌이 대상으로만 여기면 서로 속이려 하고 심지어 미움과 증오 살해 욕구까지 품기 마련인데(이런 사실의 실증 사례는 역사적으로 너무나 많지요) 이것은 국가 관계에서도 마찬가지란 것입니다. 설령 정부 차원에서 경제적 관계로만 만남을 진행하려 한다면 우리 교회에서는 인간 대 인간의 만남으로 통일 사목을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렇게 해서 오염된 자본주의 의식으로 인하여 부메랑처럼 우리에게 돌아올 폐해를 막아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물론 오래전부터 우리 교회에서는 북한과 그런 관점에서의 인간적 교류를 유지하여 왔지만 이제 코앞에 다가온 현실을 보면서 위기감과 기대감을 동시에 느끼면서 복음적 삶의 가치를 더 강조할 때가 되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걱정이 되는 것은 오래전 ‘이코노믹 애니멀’이란 비난을 받던 일본은 해외에 인도적 지원을 함으로써 여러 후진국의 인심을 산 지 오래인데 후발주자인 우리는 해외에서 여러 가지 좋지 않은 사업들을 함으로써 인심을 잃어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 나라 국민들을 존중하기보다 무식하다고 가난하다고 무시하고 이익을 얻게 해준 그 나라 사람들에게 무언가를 보상해줄 생각보다 돈 벌면 떠날 생각만 한다는 말을 들으면서 경제적 통일에 대한 우려감을 감출 수가 없습니다. 이미 탈북자 중에서 남한에서의 삶에 회의를 느끼는 사람들이 적잖다는 이야기들이 이런 우려감이 현실로 될지도 모른다는 걱정을 더 하게 합니다.

어찌 되었건 남북 통일이 비록 물류 유통의 길을 여는 부분적인 일이긴 하지만 오랫동안 서로 적대감을 갖고 살면서 자기 살을 파먹는 삶을 살아온 우리에게는 반가운 소식입니다. 그러나 행여 일어날지도 모르는 여러 가지 사회적 부작용에 대해 충분히 숙고하고 대책을 마련하고 준비한다면 우리나라의 주보 성인이신 성모님께서 큰 은총을 주시지 않을까 하고 생각해 봅니다.

※상담을 원하시면 010-5032-7422로 ‘문자’를 보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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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5-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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