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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어쩌나] 313. 기도가 무슨 소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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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남 신부(가톨릭영성심리상담소장 상담전화: 02-727-2516)

문: 사석에서 대화 중 요즈음은 종교가 필요 없다. 특히 기도가 무슨 소용이냐는 힐난을 들었습니다. 기도해도 이루어지는 것도 없고 오히려 사람들을 정신적으로 피폐하게 만드는 겁니다. 그래서 마르크스가 종교가 인민의 아편이라고 한 것이 아니냐고 합니다. 이런 비난에 대하여 영성심리에서는 어떻게 대응하는지요?

답: 아무리 기도를 해도 되는 일이 없다는 말은 자주 듣는 말입니다. 또 일부 사이비 종교들로 인하여 종교가 사람들의 일상과 가정을 파괴하고 마약 같은 기능을 하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모든 것을 다 그런 식으로 해석하는 것은 소경이 코끼리 다리를 만지고서 코끼리를 다 안다는 것처럼 무지한 짓입니다.

우선 기도가 이루어지는 것 같지 않더라도 기도를 해야 하는 이유는 아주 현실적인 것입니다. 사람의 마음은 진화 과정의 흔적 즉 파충류 같은 지층 포유류의 지층 영장류의 지층이 겹겹이 쌓여 있다고 합니다. 우리가 늘 같은 마음으로 거룩하고 넓은 마음으로 살지 못하는 것은 이 세 가지 마음이 우리 안에 혼재해 있어서 입니다. 그런데 이런 마음을 제대로 관리를 하지 못하면 건강 관리를 잘못한 사람이 중병에 걸리듯이 마음의 병이 생기게 됩니다.

마음의 병에 걸린 사람들에 대하여 우리 조상들은 짐승만도 못한 놈 사람 구실 못하는 놈이라고 욕하면서 사람의 마음이 그런 지층으로 되어 있음에 선지식이 있었음을 드러냈습니다. 이런 욕을 먹지 않으려면 사람이 사람답게 살려면 기도를 해야 합니다. 기도는 내 눈을 들어 하늘을 보고 하느님의 눈이 나를 보고 있음을 깨닫고 자신을 절제하고 다듬게 하기 때문입니다. 기도하지 않는 사람들은 자기가 다른 사람들을 속일 수 있다고 생각하기에 벌레만도 못한 짐승만도 못한 사람 구실 못하는 인생을 살게 되는 것입니다.

기도가 중요한 두 번째 이유는 마르크스가 말한 아편의 기능 때문입니다. 아편은 아주 통증이 심한 사람에게는 한시적으로 필요한 수단입니다. 그런데 종교는 아편처럼 부작용이 있는 것이 아니라 세상살이의 고달픔에서 벗어나 사람의 마음에 잠시의 휴식을 주는 기능을 합니다. 기도를 통하여 믿음을 갖고 희망을 품으면 찌들어가는 마음 우울하고 불안한 생각으로 무너지는 마음을 치유할 수 있습니다.

미얀마 국민들은 오랫동안 군부 독재로 인하여 피폐한 삶을 살았습니다. 가진 것이 없는 그들은 그래도 행복지수가 높은데 그 이유는 국민들의 신심 불심 때문이라고 합니다. 도저히 바꿀 수 없는 현실 앞에서 좌절하고 병들어가지 않는 것은 불교 신심이 준 선물인 것입니다. 종교를 단순히 아편이라고 매도할 수 없는 산 증거입니다.

또한 미얀마 국민들은 가난한 사람끼리 서로 의지하면서 서로 나누고 서로 위해주고 서로 배려하는 삶을 사는 사람들입니다. 그곳 교민들 이야기에 의하면 장거리 여행을 하다가 누가 탈이 나면 그 사람이 일을 다 볼 때까지 기다려주고 음식을 먹을 때는 낯선 이에게도 권한다고 합니다. 말 그대로 복음적 나눔의 삶을 사는 것입니다. 세계 최빈곤국 중의 하나로 손꼽히는 미얀마 국민들은 종교적 심성으로 세계에서 가장 복음적인 삶을 살고 있으니 과연 선진국이란 무엇인가에 대하여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하고 부끄러움을 가지게 합니다.

진정한 종교적 심성이 현실 세계에서 얼마나 중요한 의미를 갖는 것인지는 아무리 강조해도 모자랄 지경입니다. 그래서 성경은 성전 안에서만 사용되는 종교적인 책이 아니라 바람직한 이상적 사회를 구현하는 방법을 알려준 지침서라고 하는 것입니다. 우리들은 소득 수준과 경제지표로 선진국 후진국을 구분합니다. 그러나 진정한 선진국은 복음지수에 의해서 구분되어야 할 것입니다.

※상담을 원하시면 010-5032-7422로 ‘문자’를 보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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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5-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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