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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어쩌나] 316. 마음과 행동이 일치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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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남 신부(가톨릭영성심리상담소장 상담전화: 02-727-2516)

문: 저는 사람들을 진심으로 대하고 싶습니다. 겉과 속이 다른 사람이라는 말을 듣기가 싫은 데다 저 자신이 그런 것에 대하여 혐오감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막상 사람들을 대하다 보면 진심을 다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때로는 마음에 없는 말을 하기도 해서 돌아와서는 저 자신에 대한 혐오감을 느끼는 일상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해야 제가 마음과 행동이 일치하는 사람이 될 수 있을까요?

답: 우선 신부님의 그런 지향에 대하여 칭찬을 드리고 싶습니다. 진실한 삶을 살기를 바라는 마음은 귀한 것입니다. 그런 초심을 잃지 않도록 노력하시면 좋은 사제가 될 것입니다. 그런데 신부님께서는 사람 마음을 너무 단순하게 생각하시는 듯합니다. 사람의 마음은 복잡미묘해서 자기 생각대로 되지를 않습니다. 우선 우리 마음은 우리 것이 아님을 유념하셔야 합니다. 우리는 단지 ‘마음 관리인’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러니 자기 마음을 내 마음대로 하겠다는 생각부터 내려놓으시는 것이 좋습니다.

사람의 마음은 크게 의식과 무의식으로 구분 짓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하는 행동을 비롯한 여러 가지 선택들은 의식보다는 무의식의 영향을 받기에 무의식을 알 필요가 있습니다. 사기꾼이 아닌 한 선량한 사람들은 누구나 다른 사람들에게 최선을 다하고 마음을 다하려고 합니다.

그런 우리의 간절한 바람과는 다르게 마음은 그렇게 움직이질 않습니다. 그 이유는 무의식 안의 내용물들 때문입니다. 무의식 안에는 서로 일치하지 않는 오히려 전혀 상반된 모순된 것들이 대립하면서 공존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사랑하면서 미워하는 것 먹고 싶으면서 먹고 싶지 않다고 사양하는 것 미운 사람 떡 하나 더 주는 식의 마음에서 우러나오지 않는 행위들을 아무렇지도 않게 하게 하는 것이 무의식이란 것입니다. 가장 극단적인 예가 2차대전을 일으킨 독일군입니다. 독일 장성 중에는 독실한 가톨릭 신자들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유다인 학살이라는 전대미문의 범죄를 저질렀습니다. 또한 기도 생활에 전념하는 수도자들이 중세 마녀 사냥의 대표자들이었습니다. 그래서 극과 극은 통한다는 말이 생기기도 하였는데 상극끼리 통하는 것이 아니라 상반된 성향의 공존성 때문입니다.

이런 구조로 인하여 우리는 실언하고 실수하고 망언하기도 해서 주위의 눈총을 받기도 합니다. 진심이라고 말을 해놓고 나중에 딴짓을 하거나 자신이 한 말과 다른 감정이 올라와서 당혹감을 감출 수 없는 경우들은 비일비재합니다.

이렇게 마음 따로 행동 따로를 한 대표적인 분들이 바로 열두 제자들이었습니다. 주님을 위해서라면 목숨을 바칠 듯이 하던 사람들이 정작 위기상황이 오자 도망질을 치고 심지어 알몸으로 도망하기까지 한 것은 사람의 마음의 진정성에 대하여 숙고하게 해주는 대목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자기 혐오감을 가질 필요는 없습니다. 내가 다른 사람들에게 친절하게 해주려고 할 때 내 마음 안에서 들려오는 아우성들을 뿌리치고 내 의지로 사람들을 돌보아주는 행위 자체가 하느님께서 마음에 들어 하시는 희생적 삶이기 때문입니다. 사람의 마음 안에는 올바른 길을 가는 내 발목을 잡으려는 잡초 같은 것들이 자라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들이 사람의 전부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즉 신부님께서는 마음의 일부만 보고 있어서 힘들어하시는데 마음 전체를 보신다면 지금보다 편해질 수 있습니다.

교우들도 진심을 다하지 못했다고 죄책감을 갖거나 자기가 위선적이라고 자기 혐오감을 갖는 경우가 많은데 사람의 마음이 일관성이 없음을 이해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님의 길을 가려고 노력하는 것이 그리스도인의 삶임을 받아들이신다면 자기 스스로 진 짐이 내려짐을 느끼실 수 있을 것입니다. 만약 마음의 부조리함에 대한 원인을 알고 싶으시다면 심리학책에서 방어기제 부분을 참고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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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5-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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